[도덕경 55] 두터운 도를 가진 사람은 어린아이 같다
[도덕경 55] 두터운 도를 가진 사람은 어린아이 같다
  • 박다빈
    박다빈
  • 승인 2019.07.23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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含德之厚, 比於赤子. 毒蟲不螫, 猛獸不據, 攫鳥不搏.

骨弱筋柔而握固. 未知牝牡之合而全作, 精之至也.

終日號而不嗄, 和之至也.

知和曰常, 知常曰明.

益生曰祥, 心使氣曰强.

物壯則老. 謂之不道. 不道早已.

덕을 두텁게 머금은 사람은 어린아이 같아진다.

하여 그런 사람은 독충이 쏘지 않고

맹수가 움키지 않고 새가 붙잡지 않는다.

뼈가 약해도 힘줄이 부드러우면

사물을 단단히 쥘 수 있다.

암수가 합해지는 일이 온전히 일어나는 이유를

알 수 없다마는, 아마도

정기가 지극하여 그러한 것 아니겠는가.

종일 부르짖어도 목이 잠기지 않는 것은

화목함과 온화함이 지극하여 그러한 것 아니겠는가.

화목함과 온화함을 아는 것을

불변의 도(道)라 이른다.

불변의 도를 아는 것은 밝음이라 이른다.

생을 더해 가는 것은 상서롭다 이른다.

마음이 기운을 부리게 하는 것은

굳셈이라 이른다.

만물이 왕성해지고 나면 곧 쇠한다.

이는 도가 아니라 한다.

도가 아닌 것은 일찌감치 버리도록 하라.

이전 장에서도 노자는 이런 말을 하였다. 지극한 도(道)에 다다른 사람에게는 재앙이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이번 장에서 노자는 두터운 도를 지닌 사람은 어린아이 같아진다고 하며, 그런 사람에게는 독충과 맹수와 새 같은 것이 접근하지 않을 거라 하였다.

그 다음 노자는 지극한 정기와 지극한 화함(和)에 대해 말한다. 정기(精氣)는 만물이 태어나 이루어지게 하는 근본적인 기운을 의미한다. 만물이 지니고 있는 순수한 기운을 정기라 하기도 한다. 정기를 생명력의 원천으로 보면 될 듯하다. 노자는 말한다. 생명체들이 나고 자라고 이루어지는 이유를 모르겠다만, 아마 그것은 정기가 지극하여 가능한 일 아니겠는가.

화함이라는 것은 서로 마음이 맞아 좋은 상태를 이룬 것이다. 그래서 화(和)라는 단어는 화목함, 온화함, 화해, 상응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거스름이나 어긋남 없이 모든 것과 화하는 법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변하지 않는 도라고 노자는 말한다. 그러한 도를 유념하는 것은 밝음, 즉, 깨달음이다.

생을 더해 간다는 것은 영혼이 수많은 생을 살아간다는 의미로 읽힌다. 수많은 생을 거쳐 배움을 얻는 일은 상서롭다. 복되고 길한 일인 것이다. 사람은 수많은 생을 경험하며 마음에 대해 공부한다. 마음은 도(道)가 자리하고 있는 자리다. 하여 마음으로 기운을 쓴다는 것은 도에 따라 기운을 쓴다는 의미와 맥이 통한다. 노자는 마음으로써 기운을 활용하는 것이야말로 굳센 것이라고 말한다. 본심, 본성으로 기운을 운용하는 것.

만물이 왕성해지고 나면 곧 쇠퇴한다. 그런데 도라는 것은 무위의 도이기 때문에, 왕성해지거나 굳세어질 일이 없다. 하여 쇠약해짐도 없이 늘 그대로다. 늘 그대로이기에 영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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