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칼럼]조금은 둔감해져도 좋다
[FN칼럼]조금은 둔감해져도 좋다
  • 황상열 작가
  • 승인 2019.07.03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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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일하다 실수하면 어떡하지? 이러다 짤리는 거 아닐까?”

“휴가인데도 계속 해결해야 일이 생각나서 쉴 수가 없네.”

“어려운 일에 처한 사람은 무조건 도와주어야 해.”

“무조건 남에게 맞추고 겸손한 것이 좋은 줄 알았어.”

“사소한 일에도 참 예민하게 반응해.”

“잘 지내던 인간관계도 틀어지고 일도 자꾸 꼬이는 것 같아.”

위에 열거한 항목을 보니 다 나를 지칭하는 듯하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위 항목에 해당하는 것이 있는지 한번 살펴보자. 어린시절부터 예민한 성격으로 참 사소하거나 쓸데없는 일에 걱정과 고민을 많이 했다.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 싫어 무조건 맞추기만 했다. 일을 할때도 너무 겸손하여 남이 보기에 저자세로 보인 적도 있다. 휴가를 내면서도 마치지 못한 일이 생각나서 제대로 쉰 적이 없다. 같이 살았던 부모님이나 살고 있는 아내와 딸조차도 이런 나를 보고 참 피곤하게 산다고 잔소리를 한다.

상사에게 혼나거나 다른 사람에게 좋지 않은 말을 들으면 일희일비하지 말자고 해놓고 돌아서면 욱하거나 움츠러든다. 조금은 둔감하게 받아들이고 흘러버려도 좋은데, 자꾸 생각하며 곱씹으면서 또 왜 그랬을까 하고 자책하는 나를 발견한다. 사주팔자에 물이 많고 계속 흐르고 있다고 한다. 물은 생각(사고)을 뜻하는데, 평생을 생각이 멈추지 않다 보니 예민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무슨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하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용한 점집마다 내 사주를 보면서 처음 하는 말이다! 생각이 많다 보니 부지런하고 아이디어가 많은 것은 장점이나, 반대로 너무 쓸데없는 것까지 신경을 쓰게 되니 예민해 질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곰곰이 짚어보니 틀린 말은 없다.

인간관계도 그냥 넘어갈 일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 그만인데, 굳이 꼭 서운함을 표현하여 끝난 경우도 부지기수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것도 한 두 번이어야 하는데, 예민하고 소심한 내 성격이 한몫했다. 나와 같이 일하는 동료는 남이 뭐라고 해도 별로 개의치 않는다. 첫인상은 좀 차갑게 보일지 몰라도 남을 의식하지 않고 자기 일에만 열중하다 보니 상처를 받는 일도 적다. 몇 년 같이 그와 지내면서 가끔은 좀 둔감하게 남의 말이나 행동에 반응하려고 노력중이다. 그냥 적당히 무시하고 흘려버려야 내 자존감도 지킬 수 있다.

저 위에 언급한 항목과 반대로 사는 연습을 해보려고 한다. 마음을 내려놓고 조금은 될 때도 되라식으로 둔감하게 사는 것이 남은 2019년 하반기 목표이다. 쓸데없는 걱정과 고민은 버리고, 사람을 만나도 겸손하되 원래 내 모습까지 잃지 말자. 휴일이나 휴가를 내면 온전하게 일은 잊고 거기에만 집중하자. 조금은 둔감하게 살아도 세상은 다 굴러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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