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이경규의 "복수혈전" 을 보다.
영화 : 이경규의 "복수혈전" 을 보다.
  • GiRes
    GiRes
  • 승인 2019.06.23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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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부터 정말 보고 싶은 영화가 하나 있었는데, 그게 "복수혈전" 이다.

가끔 이경규씨가 TV 에 나올때면 흑역사처럼 언급되는데, 포스터만 보면 재미있어 보이는데 도대체 얼마나... 그... 랬길래 아직도 흑역사로 취급되는가 궁금해서 찾아 봤지만... 워낙 오래된 (1992년작) 영화에다 흥행이 좀... 그래서 그런지 좀처럼 볼 기회가 없었다.

그러다 우연히 인터넷의 힘으로 보게 되었다.

비디오 테이브를 캡춰한 영상이라서 화질은 엉망이지만, 이거라도 감지덕지...

우왕~~ 드디어 그 유명한 그 영화를 보게 되는구나... 했는데...

첫 화면에서 벌써 빵~ 터져 버렸다.

아... 이경규씨의 저 근엄한 얼굴을 보니 이 영화가 그 당시에 왜 흥행하지 못했는지가 한방에 이해가 된다. 이 영화는 방향성 자체를 잘못 잡은거다.

영화 내용은 뭐 흔한 조폭 액션 영화 쯤 되는 영화.

정의로운 조폭이었는데 악당의 함정에 빠져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그것을 복수 한다는 얘기. (이거면 이 영화 내용의 99%는 알려준셈)

이런 종류의 영화가 대개 그렇듯이 적당한 스토리에 적당한 액션으로 얼렁 뚱땅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이것 자체는 그리 흠이라고 할것 까지는 없다.

이 영화의 시나리오는 대단히 훌륭한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이 영화가 재작될 당시 (27년전) 를 생각하면 그 당시에 흔히 제작되던 액션영화랑 비교해서 크게 나쁜 수준은 아니다. (물론 좋지도 않음)

좋다는 얘기가 아니라, 만약 이 영화의 주연이 이경규씨가 아니었다면 그냥 무난한 평작 정도는 되는 영화가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경규씨가 주연을 맡음으로 인해서 영화가 영~~ 삐걱거린다.

그때나 지금이나 일반 대중들에게 이경규씨는 웃기는 코미디언이라는 고정관념이 콱 박혀 있는데, "복수혈전" 은 "코미디" 영화가 아니라 "액션" 영화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는 기본적으로 웃음기를 빼고 진지하게 흘러가는데...

이렇게 나쁜 악당이 진지하게 연기를 하지만...

이경규씨 쪽으로 화면이 전환되면 그 진지한 분위기가 한방에 날라가 버린다.

애초에 연기자가 아니기 때문에 어색한 발음, 어색한 표정, 어색한 시선처리, 어색한 자세, 어색한 옷차림 등등 ... 이제 막 데뷰하는 아역 탤런트를 데려다 놔도 저것보단 낫겠다 싶을 정도로 연기가 어색 그 자체.

그렇다 보니, 아무것도 안하고 그냥 화면에 서 있기만 해도 웃기다. -_-;;

그런데, 표정은 극도로 진지함. 언밸런스도 이런 언밸런스가 없다.

차라리 대놓고 코믹 액션으로 방향성을 잡았다면 좀 나았을 것. 최소한 어색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진지한 조폭 액션 영화로 방향성을 잡았는데 주연을 그런 연기를 할 줄 모르는 사람을 주연으로 삼아 버렸으니 영화가 제대로 될리가 있나...

이건 이경규씨가 코미디언이란게 문제가 아니라, 이경규씨가 저런 진지한 캐릭터를 연기 할 줄 모른다는게 문제다.

이런 어색함은 좀더 이야기가 진행되고 액션 파트로 넘어면 좀 나아지기는 한다. 아무래도 액션 파트는 대화가 별로 없고, 이경규씨가 기본적으로 무술을 좀 하는 편이라서 ...

하지만, 이소룡 비스므리한 액션을 하기는 하는데... 이게 좀... "이소룡 + 성룡 + 주윤발의 영웅본색 분위기" ... 랄까?

어디서 많이 본 액션에 어디서 많이본 분위기이긴 한데, 제대로 따라한게 아니고 뭔가 어설픈 느낌.

영화가 흥행하려면 시나리오가 흥미진진하던가, 아니면 액션이 화끈하던가 둘 중 하나는 되어야 하는데 ... 시나리오는 그 당시 액션 영화 표준 전개 수준이고, 액션은 나쁘지는 않은데 그렇다고 좋다고 하기엔 ... 그건 좀 아님 ...

거기에 "코미디언 이경규" 라는 마이너스 요소가 덧붙으니... 영화가 흥행 될리가...

그래도 지금와서 이 영화를 보니 좀 좋은 점도 있다. 각 영화 배우의 20년전 모습을 보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 당시에도 연예계에서 발이 넓은 이경규씨가 감독을 하다 보니, 여기저기 많은 배우들이 까메오로 출연을 했다.

하지만, 반가운 얼굴들이 보이니 반갑기는 한데, 영화 내용과는 완전히 따로 놀다 보니 영화 완성도 측면에는 방해가 되었으면 되었지 전혀 도움이 되지는 않았을것 같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흥행 못할만 해서 흥행을 못했고, 뭐가 문제였냐하면 단순히 한두가지 문제가 아니라 아주 총체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겠다.

평번한 시나리오, 언밸런스한 캐스팅, 코미디언이라는 편견, 부족한 경험... 등등...

지금 생각해 보면 영화 제작에 돈이 한두푼 드는것도 아닌데, 저 많은 불안 요소들을 감수하면서 영화를 만들 용기가 있었다는게 감탄스럽다.

내가 알기로는 저 영화로 상당한 손해를 본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재기해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이경규씨가 대단하긴 대단하다. 전에 보니까 아직도 영화 제작에 미련을 못버리고 있는 모양이던데...

개인적으론... 안하시는게 어떨까 ... 싶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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