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같은 산은 아니겠지?
설마 같은 산은 아니겠지?
  • 송이든
    송이든
  • 승인 2019.06.20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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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어느 날 회사 동료들과 등산을 다녀온 이후로 등산에 빠졌다.
휴일이면 어김없이 등산을 가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는데 그건 고지식하고 꽝 막힌 남편에게 들키면 죽음이라는 것이다.
이 친구의 말을 빌리자면 남편이 등산다니는 걸 좋게 보질 않는다나 뭐래나,
남편에게 맘 먹고 대들거나 뭐라고 따지기라도 하면
남편 왈, " 그래서 내가 돈을 안 갖다 주나, 가정을 소홀히 하나? "
라며 자기 자랑으로 잔소리가 길~~~어진다고 하니 그냥 참는 게 낫다고 한다.
이런 친구가 남편 몰래 거짓말을 하고, 동료들과 등산을 다니고 있기는 한데 불안해 했다.
"그럼 같이 다니자고 해?"
"아휴~ 됐다. 산에 올라 가서 밀고 싶어져서 안돼!"
이 친구가 등산을 다닌 후로 참 많이 밝고 화사해졌다.
등산이 그녈 참 많이 변화시켰구나 생각했다.
월요일이면 산에 다녀 온 사진을 보여주며 신나게 자랑한다.
월출산에 갔는데 너무 좋더라 등 등산을 가니 그나마 숨통이 트인다 했다.
어쨌든 좋은 현상 아니겠는가.
혹시 주말에 남편이 안 나가고 집에 있을까 염려가 되는 상황인가보다.
남편 나가는 거 기다렸다가 빠져 나오기도 그렇고,
휴일마다 거짓말을 할 수도 없는 노릇,좀 당당하게 다니고 싶어진 것이다.
그리하여 남편에게 "나 등산 다녀도 돼?"라며 말을 넌지시 건넸다.
그런데 0. 1초도 생각도 안하고 눈을 부라리며 "뭐~안돼!"하고 목소리가 높아졌고,
꿈도 꾸지 말라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에고 뭘 기대한 거냐? ' 한 숨만 나왔고, 내가 이 나이에 남편 허락이나 받고 살아야 하나
속 터져서 그냥 몰래 다니자고 마음먹은 것이다.
주말이 돌아 오고, 남편 나가자마자 몰래 준비해 놓은 등산복으로 갈아 입고 관광버스에 탔다.
휴게소에서 버스가 세워지고 화장실을 가기 위해 내렸다.
화장실을 나오는데 앞에 낯익은 모습이 들어 온다.
꼭 걷는 거랑 남편 닮았네 하는 순간, 정말 남편인 것이다.
친구는 자신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여자 화장실로 잽싸게 들어가 몸을 숨겼다.
숨어서 몰래 남편을 살피는데 남편 복장이 등산복인 게 눈이 들어온 것이다.
아침에 입고 나간 옷이 아니다.
'너는 저리 다니면서 나는 못다니게 해' 꽤씸하고,어이없고 기가 찼지만,
나가서 따질 상황도 아니었다.
여기서 서로 따져 봤자 동료들 보는 앞에서 남편에게 끌려가는 상황이 연출될 것이다.
모자를 푹 눌러 쓰고 간신히 버스에 올라 탄 친구는 세상 좁음을 느켰다.
<설마 같은 산은 아니겠지?>란 걱정으로 제대로 즐길 수가 없었던 것이다.
'왜 너는 되고, 난 안되냐고'따져야 하는건데ᆢ
만약 친구가 남편을 발견한 것이 아니고, 남편이 친구를 먼저 발견했으면 어떤 상황이 연출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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