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없는 회사’의 한계 보여주는 대우건설의 슬픈 현실
‘주인 없는 회사’의 한계 보여주는 대우건설의 슬픈 현실
  • 김선영
    김선영
  • 승인 2019.06.20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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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사회에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논의가 많고, 공공적 기능을 강화하는 노력을 펼치고 있다. 기업의 뿌리는 지역사회이고, 임직원 모두가 기업의 주인인 것은 맞지만, 주인의 가치를 부정하는 근거로 그런 말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 기업의 탄생은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한 기업인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성장하면서 함께 땀 흘리는 사람들과 그 생산물을 사랑해 주는 고객들이 중요해진다. 그들과 함께 과실을 나누는 것은 아름다운 일.

문제는 그 다음에 생긴다. 어느 정도 안정적 성장을 이루고 공존이 가능해지게 되면 안주하고 싶어지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이 대목에서 다시 주목받아야 하는 것이 기업가정신이다. 미래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과감한 도전과 투자를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마인드. 주인정신으로 충만한 경영자와 주주들. 주인이 없는 회사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조건이다. 이 단계에서 제대로 뛰지 못한다면, 그 기업은 활력을 잃고 쇠퇴해갈 수밖에 없다. 우리사회에서 그런 예는 수 없이 많다. 건설업 쪽으로 눈을 돌린다면, 작금의 대우건설에서 그런 조짐을 찾을 수 있다.

1년전보다 분기영업익이 45.9% 격감한 회사가 있다. 불경기라고는 하지만 모델하우스에 장사진이 쳐지는 게 흔한 현실에서 대형브랜드 아파트가 분양미달사태를 빚었다. 대우건설 이야기다.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대우건설의 위상을 명확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올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985억원, 지난해 1분기에 비해 45.9% 급감한 실적이다. 2018년 시공능력평가 10위권 내 상장 건설사 중 대우건설이 꼴찌를 기록했다. 대우건설의 1분기 매출액도 2조309억원으로 전년대비 23.4% 감소했다.

주택업계나 부동산 시장에서는 대우건설의 반토막 난 영업이익과 주택사업 부진에 대해 주택브랜드 '푸르지오'의 하향곡선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부동산시장이 침체일 때는 잘하는 브랜드로의 쏠림이 더 커지게 마련인데, 그런 시점에 약효 있는 브랜드 정책을 시행하지 못했기 때문에 주택브랜드 신뢰도 하락과 실적 반토막으로 연결되었다는 시각이다.

▶ 성남 은행주공 재건축 수주에 실패한 푸르지오

조합원으로 상징되는 주택건설의 직접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재개발 재건축 수주경쟁이다. 브랜드의 신뢰도가 하락하면서 사업 성과로서의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성공이 힘들어 지고 있다. 조합원 총회를 통해 시공사가 최종 결정되기 때문에 고객의 평가가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다.

대우건설은 2018년 12월 경기도 성남 은행주공 아파트 재건축 수주전에서 GS건설•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에 졌다. 대우건설 김형 사장이 직접 사업설명회에 나서 최선을 다했지만 고배를 마셨기 때문에 그 충격이 더욱 컸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서울 성북구 장위 6구역 재개발 사업자로 선정되긴 했으나 뒤늦게 뛰어든 롯데건설과 치열한 대결국면이 펼쳐졌다. 2018년 8월 기존 시공사인 삼성물산의 자격이 박탈된 이후 대우건설이 오랫동안 공을 들여왔으나, 탄탄한 재무구조와 신용등급을 앞세운 롯데건설에 턱밑까지 추격당하는 힘든 싸움을 벌였다는 분석이다. 결과적으로 대우건설이 이기기는 했으나, 자신들의 위상을 점검해야 하는 계기로 삼고 혁신에 나섰어야 했다는 평가가 많다.

이와 관련해 강남의 한 재건축 아파트 관계자는 “대우건설의 경영실적이 악화된 가운데 새 주인찾기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을 조합원들이 다 알고 있다”며 “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향후 강남 재건축 수주가 점점 힘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우건설은 2017년 9월 서울 서초구 신반포15차 재건축 사업을 수주한 이후, 현재까지 강남3구 재건축 수주 실적이 전혀 없는 상황이다.

▶ 검단 센트럴에서는 미달사태, 대형 브랜드의 민망함

대우건설의 현 상황을 보여주는 또다른 지표 하나가 검단 신도시에서의 미달사태. 지난 2월 인천 검단신도시에서 선보인 '검단 센트럴 푸르지오'는 1순위 청약 결과 전체 1439가구 모집에 1154명만 접수하는 데 그쳤다. 선호도 높은 전용면적 84㎡ 일부 타입과 105㎡ 타입에서 2순위까지 모집 가구를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검단신도시의 첫 번째 대형 건설사의 신규 분양단지로 화제를 모았던 푸르지오가 검단신도시 1호 대형 건설사 미분양 아파트라는 오명을 얻게 됐다”면서 “검단 센트럴 푸르지오의 미달 사태 이후 3기 신도시 발표까지 이어지면 검단신도시는 미분양의 늪에 빠진 듯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기대가 실망으로 바뀐 셈이다.

서울 구로구 고척4구역 재개발 수주전에서는 규정된 이주비 지원 이외의 추가 이주비 지원을 약속했다가 산업은행과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시공사 선정 이후 관리처분계획과 이주가 급선무인 상황에서 추가 이주비가 적기에 지원되지 못한다는 것은 심각한 사업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어 대우건설을 바라보는 조합원들의 심기는 무척 불편해 있다.

▶ 대우건설 브랜드 리뉴얼 작업에도 냉랭한 시장 평가

이런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타개책을 찾던 대우건설은 '브랜드 리뉴얼'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푸르지오는 지난 3월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를 발표했다. 'P트리'라고 불리는 갈대를 연상시키는 기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그리스 문자 같은 형태의 이미지로 바꿨다. 이미지라기보다 텍스트에 가까운 형태로 변형된 것. 푸르지오는 기존의 P트리에 동그라미 즉 지구 이미지(Geo)를 더한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평가는 그다지 만족스러운 편이 아니다. 특별한 시각적 메시지 없이 제작된 형태가, 고급스러운 분위기와 장식적 이미지로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사용 가능한 경쟁사들의 브랜드 이미지와 많은 격차를 보이고 있고, 시각적 즉각적 메시지를 전혀 갖지 못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미지를 바꿨으면 내용도 바뀌어야 하는데, 그 부분에서 눈에 띄는 대목이 없다는 것. 그래서 “BI를 살짝 변경한 것을 제외하면 크게 달라진 점을 찾기 어렵다”는 업계의 지적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급하게 꺼낸 궁여지책으로 보일만큼 충실하지 못하다”며 “푸르지오 브랜드 가치가 하락한 만큼 새 주인을 찾기도 어려워지는 것 아닌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 기존 푸르지오 입주민들은 하자 불만에 스트레스

대우건설의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관점에 따라서는 더 심각하게 볼 수도 있는 사안이 바로 기존 푸르지오 입주자들의 불만이다. 주차장이 물바다가 되고 난방 오작동, 마감시공 부실 등 다양한 하자들 때문에 주민들이 스트레스를 받는 푸르지오 아파트 단지가 여럿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기도 기흥의 한 푸르지오부터 오산 의왕 구리 등 경기 곳곳에서 하자 논란을 겪고 있으며 충북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시장이 직접 하자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는가 하면, 어떤 곳에서는 입주민들이 대우건설 본사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그러니 브랜드 리뉴얼 작업에 대해서도 곱지 않은 시선이 많을 수밖에 없다.

좀더 구체적으로 들여다 보면 기흥의 한 푸르지오에서는 주차장 부실시공과 하자 보수공사 지연으로 인해 주민들이 고통받다가 대우건설 본사 앞 시위를 진행했고, 2017년 입주한 구리의 푸르지오에서는 비가 오면 사람이 사는 주택 내부까지 비가 새 주민들이 “도저히 새로 지은 아파트라는 것을 믿을 수 없을 지경”이라는 불만을 토로하는 상황. 수억원에 달하는 상품인 아파트 관리라고 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2018년 10월 기준, 10대 건설사의 자료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하자 관련 소송액은 254억원으로 10곳 중 가장 많은 액수였다.

▶ 제대로 된 '주인찾기' 위해 진실한 노력을

2006년 아시아나가 사업 확장을 위해 인수한 대우건설. 이 M&A는 경영학 시간에 회자되는 대표적 '승자의 저주' 케이스가 되었을 만큼 좋지 못한 결과를 낳았다. 그리고 마침내 11년만에 아시아나가 손을 털고 나감으로써, 대우건설은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최대주주인 상태에서 새로운 주인을 찾고 있는 실정이다.

좋은 주인을 만나고 제값을 받고 인수합병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해당 회사가 최대한 건실한 모습을 보여야 하지만, 주인 없는 회사가 갑자기 성장국면으로 접어들기는 어려운 일. 발전적 대안을 찾지 못하다 보니 기존의 주력사업에서조차 추진력을 잃어가고 있다.

우발적 위기상황이 생겼을 때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로 인해 우발채무까지 늘어나고 있다 보니, 기존 아파트의 평판과 현재 진행 중인 아파트 수주전, 미래 개척 동력, 즉 과거/현재/미래의 3가지 측면에서 모두 안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비록 지금 주도적 역할을 할 주인이 없고, 나중에 인수합병되었을 때 어떤 주인이 어떻게 경영할지 모르는 상태라 선제적인 노력을 하기 어려운 것은 인정하지만, 경제적 도덕성을 갖추고 최소한의 품격을 유지하기 위해 변신 노력을 해야 한다. 미래를 위한 과감한 투자가 힘들다면, 화려한 외향 가꾸기보다는 기초부터 다시 탄탄히 다지는 작업을 해야 한다.

국민이 아끼고 사랑하는 회사가 되어야 위기가 생겼을 때 여론의 지지를 받을 수 있고, 우군들이 최선을 다해 도울 생각을 하게 된다. 지금, 착실히 하나씩 챙겨 변신노력을 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주인찾기가 요원할 것이다. 그래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대우건설 혹은 푸르지오의 현 상황을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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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 2019-06-21 09:31:08 (112.175.***.***)
기자야~~!
현엔에서 주는대로 던지지 말고,
최소한의 사실관계는 확인하자~!
너무하잖아
일하는데 힘빠져.....
이러니까 기자들 싸잡아서 욕먹지......
그미 2019-06-20 19:25:52 (117.111.***.***)
그렇게 보내야만 햇냐~~~~
기렉아!!!!!!
ㅂㅈㅎ 2019-06-20 16:54:47 (211.36.***.***)
기자야
장위동 대우하고 롯데 득표가 7:3이었다.
이게 턱밑이냐?
주인없는 회사의 한계?
니네 주인은 이런 기자정신이라고는 1도 없는 이딴 돈받고 그대로복붙하는 기사 쓰라디?
기자라고부르기도 아깝네...
이런 쓰레X 기사써놓고 어디가서 기자라고 기자실에 쳐앉아서
노트북 두들기고 있겄지...
김위량 2019-06-20 15:22:05 (112.175.***.***)
푸르지오 좋기만 하더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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