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 피터슨의 누가복음 머리말
유진 피터슨의 누가복음 머리말
  • sdjohn
    sdjohn
  • 승인 2019.06.19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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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찾아 헤매는 그 것!

유진 피터슨의 누가복음 머리말

우리 대부분은 자기 혼자만 겉도는 것처럼 느낄 때가 많다. 다른 사람들은 아주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고 소속감도 분명해 보이는 데, 나는 따로 밀려나 어울리지 못하는 바깥 사람 같다.

이런 경우에 우리가 취하는 방법은 따로 우리의 모임을 만들거나 우리를 받아 줄 모임을 찾아가는 것이다. 그 모임에서만은, 나는 소속되어 있고 다른 사람들은 바깥에 있다. 사람들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식, 비공식으로 모인다. 그러한 모임의 한 가지 공통점은 배제의 원칙이다. 선택받은 일부 사람 외에 나머지 사람들을 배제함으로써 모임의 정체성과 가치를 획득하는 것이다. 우리는 '소속감'이라는 달콤함을 맛보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배제하고 밀어낸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의 현실은 축소되고 삶은 협소해진다. 끔찍한 대가가 아닐 수 없다.


종교라는 미명하에 이런 대가를 치를 때보다 더 비참한 경우도 없다. 그런데도 놀랍게도, 종교는 오랜 역사 속에서 바로 그런 일을 해왔다. 하나님의 크나큰 신비를 그럴듯한 모임 규정 정도로 축소해 버렸고, 거대한 인간 공동체를 멤버십 수준으로 격하해 온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께 바깥 사람, 소외된 사람이란 없다. 에수께서는 “잃어버린 자를 찾아 회복시키려고 왔다”고 말씀하셨다.

누가는 바깥 사람, 소외된 사람을 가장 강력하게 옹호한 사람이다. 그 자신이 바깥 사람이었던 – 전부 유대인으로 구성된 신약성경 기자들 가운데 유일한 이방인이었던 – 누가는, 당대의 기성 종교가 흔히 바깥 사람으로 취급하며 소외시키던 사람들 – 여자들, 평범한 노동자들(목자), 다른 인종의 사람들(사마리아 사람), 가난한 사람들 – 을 예수께서 어떻게 끌어안아 안으로 포함시켜 주시는 지를 보여준다. 예수께서는 종교가 인간의 모임으로 전락하는 것을 묵인하지 않으시는 분이다. 우리 또한 안에 들어갈 희망 하나 없이 바깥에서 기웃거리며 삶을 들여다본 적이 있다. (그런 기분을 느껴보지 않은 사람이 우리 가운데 누가 있겠는가!) 그러나 누가가 전하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이제 문이 활짝 열렸고 하나님이 예수 안에서 우리를 만나시며 안아 주신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구하여라, 그러면 받을 것이다. 찾아라, 그러면 발견할 것이다. 두드려라, 그러면 문이 열릴 것이다”

지난 해 85세를 향년으로 유진 피터슨은 떠났다.

1932년 미국 워싱턴주 이스트 스탠우드에서 태어나 몬태나주 캘리스펠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유년 시절 오순절교회를 다녔고 1950년 시애틀퍼시팩대에 입학해 철학(BA)을 공부했다. 졸업 후엔 뉴욕신학교에서 신학(STB)을 공부했다. 신학교 졸업 후 존스 홉킨스대에서 셈어 연구로 석사학위(MA)를 받았으며 1958년 미국장로교단(PCUSA)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

1959년 뉴욕신학교에서 성경 원어와 성경을 가르쳤고 뉴욕시 화이트플레인스장로교회에서 협동 목사로 일했다. 1962년 교수직을 사임하고 메릴랜드주 작은 마을인 벨 에어에서 '그리스도 우리 왕 장로교회'를 개척해 29년간 사역했다. 93년부터 2003년까지 캐나다 벤쿠버의 리젠트칼리지에서 영성신학을 가르쳤다.

주요 저서로는 일상 언어로 번역한 '메시지' 성경을 비롯해 '일상, 부활을 살다' '한 길 가는 순례자' '다윗, 현실에 뿌리박은 영성' '유진 피터슨의 영성 시리즈' '유진 피터슨 목회 멘토링 시리즈' 등 30여권이 있다.

별세하기 전까지 그는 아내인 잰 피터슨과 그의 고향인 몬태나주 캘리스펠 호숫가 통나무집에서 살았다.

유진 피터슨은 일상에서 사용하는 언어로 쉽게 글을 쓰려고 노력하는 흔적이 잘 드러난다. 그의 삶도 일상에서 멈추어 있다.

현대사회는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특별한 것, 성스러운 것이라면서 소외시키고 배제하는 모든 과거를 청산하려고 한다.

오늘 하루, 여기에서 누군가와 웃으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면, 그것이 가장 특별하고 성스러운 것이다.

만약 누군가가 특별한 것이 있다면서, 그것을 쟁취하기 위하여 오늘을 일상을 포기하라고 한다면, 과감히 거절한다.

종교는 특별한 것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을 착취하는 모든 거짓에 대항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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