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으로> 존엄하게 산다는 것
<책 속으로> 존엄하게 산다는 것
  • lee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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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6.11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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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죽음이 존엄하길 원한다면 먼저 삶이 존엄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 책의 핵심 명제는 이렇다. “자신의 존엄성을 인식하게 된 인간은 결코 현혹되지 않는다.” 여기에서부터 또 다른 질문이 이어진다. 한 인간이 자기 존엄성을 인식하게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한 개인이 살아가면서 형성하게 되는 내면의 나침반. 외부로부터 주어지고, 밀려드는 여러 요구로부터 자신을 잃지 않도록 도와줄 나침반. 다른 사람에 의해 경험하게 되는 수많은 유혹과 약속으로부터, 인생에는 이러이러한 것이 있어야 하며 꼭 필요한 것이라고,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자신도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여기는 태도로부터 본래 자신의 모습을 지켜줄 나침반.
외부에서 주어지는 각종 유혹과 약속, 인생을 살면서 곡 있어야 한다고 여겨지는 모든 것에 용기를 내어 저항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위해 가용할 만한 힘이 있어야 한다.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깨어 있게 하며, 세상이 말하는 그 모든 유혹과 약속, 상품들보다 더 강인하고 확고하게 뿌리를 내릴 내면의 힘, 바로 이것이 내가 당신과 함께 찾으려 하는 내면의 나침반이다. (p. 22)

이 나침반이 바로 우리가 잊고 살았던 '존엄'이다. 이 책은 어찌 보면 우리가 매일 이야기하는 질문에 대한 답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존엄사를 이야기한다. 이에 대해서 지은이는 이렇게 말한다. “당신의 죽음이 존엄하길 원한다면 먼저 삶이 존엄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 책을 읽고 나면 결코 마음이 가볍지 않다. 그렇다고 뭔가 '쾅'하고 답을 얻는 느낌도 들지 않는다. 오히려 가슴이 조금은 답답함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존엄'이란 개념이 명확히 머릿속에 새겨지지도 않는다. 그래서 이 책의 서문을 다시 읽어보았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 책은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을지를 다루는 책이 아니다. 보다 빨리, 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일곱 가지 비밀이나 여덟 가지 공식을 알려주는 책도 아니다. 매사에 더 효율적인 방법을 고민하고, 성공을 위해 발버둥 치는 것이 인생의 목표인 것처럼 각인된 시대, 그런 시대에 부합하는 책도 아니다. 어떤 이들은 이렇게 되물을 것이다. 인생이란 결국 돈과 권력에 달려 있으며, 개인이 자기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고. 만일 당신이 이와 같은 사고방식으로 살고 있다면 이 책을 읽어봤자 머릿속만 혼란스러워질 것이다. 나 자신이 존엄한 존재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의식하는 일은 타인의 인정을 받기 위해 애쓰며 성공만을 욕망하는 마음과 양립하기 어렵다. 이 책이 다루고 있는 것은 바로 그 '존엄'의 문제다.
이 책은 이런 질문에서 시작한다.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어떤 방향을 향해 나아갈 것인가. 어떤 생각을 하고, 말하고, 행동할 것인가. 지금까지 이렇게 살아왔으니까 앞으로도 이렇게 살 것인가. 아니면 우리를 인간답게 해 줄, 우리를 성장하게 해 줄 다른 삶의 방향을 선택할 것인가. (p. 12-13)

내가 답답해하고 속 시원한 답을 얻지 못한 이유가 바로 이것일지도 모른다. 하루하루 뭔가를 계속 끊임없이 이루고 달성해 나가야 하는 삶 속에서, 우리가 이루어놓은 문명의 발전 속에서, 내 주위 것들은 어떻게 개선해 나아야 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생각하면서도 정작 이 모든 것들을 다루는 나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반성을 하게 만든다. 나를 나답게 하는 것, 나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 인간답게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과 고민은 없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진다. 아니, 사람을 보는 마음이 달라진다. 이 책은 과학과 기술이 지배하고,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한다고 선동가들이 판치는 이 세상에서 인간답게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그렇다고 여느 선동가들처럼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하라는 식의 답은 주지 않는다.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하게 만든다. 그래서 난 이 책이 마음에 든다.

'존엄'이라는 절대 가볍지 않은 주제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주면서도, 생각만큼은 절대 쉽지 않게 하게 한다.

내가 가고 있는 삶의 방향이 과연 어떤지 돌아보고 싶은 사람이건 아직 방향을 정하지 못한 사람이건 이 책은 분명 읽어볼 가치가 있는 소중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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