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끼다가 후회만 하는 것들
아끼다가 후회만 하는 것들
  • 송이든
    송이든
  • 승인 2019.06.12 0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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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오면서 사연은 넘치고 범람한다.
동물과는 달리 사회라는 곳에서 무리를 지어 살아온 인간으로서 변화를 받아들이고 적응해내느라 내가 사들인 물건이 넘쳐난다.
대량생산이 가능해지고 물건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도 꼭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기만족이나 유행에 따라 구입하게 되는 것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남들 가지고 있는 거 나만 가지고 있지 않으면 뒤쳐지는 것 같고, 남이 먹는 거 나만 안 먹으면 왠지 초라한 것 같다.
과시욕에 물욕에 점점 익숙해져 둔해지고 있다. 그것들을 분리수거하여 버릴 때마다 갖게 되는 생각들이다.
점점 아깝다는 생각도 예전처럼 크지 않다.
더 좋은 거 나올텐데, 나중에 또 사면 되지 하고 자리잡는 의식들이 내 몸에 안주해 버렸다.
딱히 아쉽거나 긴 후회로 가지를 뻗는다거나 뿌리 박고자 내면에 깊이 파고들지도 않는다.
유행은 금방 폈다가 금새 져버리는 목련처럼 짧게 머물다 간다.
고물모아 엿 사먹고, 다른 물건으로 바꾸어 오는 것 따위는 전설로 가라앉았다.
요즘 대중들은 생각이든 시간이든 짧고 빠른 것에만 열광한다.
이야기가 길어지면 인기없다. 그저 짧으면서 임펙트 있는 한 방을 원한다.
음식을 주문하고도 2~3분만에 나오는 초스피드요리에 열광한다.
뭐가 그리 바쁜 것인지.. 자신들은 그러면서 건강에 노이로제가 들만큼 집착한다.
물질적 소비의 욕구는 자기 만족감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자신의 삶의 질을 외부에 내놓듯이 걸어놓는다.
SNS에 온통 자랑질이다.
나 오늘 이거 먹었네, 나 오늘 이거 샀네, 나 오늘 여기 갔네..
그러면 댓글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달린다.
싼 맛에 조립식 컴퓨터를 두 대나 샀는데 하나는 써 보지도 못하고 무용지물이 되고, 딸 시집갈 때 준다고 사 놓은 접시는 그저 구닥다리 사기가 되고, 몸 좀 챙겨 보겠다고 한의원에 가 좋은 약재 다 때려놓고 다려 왔는데 반도 못가 냉장고 안에서 고이 썩고 있다.
어디 그 뿐이랴, 핫한 물건이라 사온 블루투스는 휴대폰의 좋은 기능에 밀려 꽃 한 번 못 피우고 있다.
눈만 뜨면 기능추가된 물건들이 넘쳐나는지, 스타들을 향한 대중의 관심은 목련보다 더 빨라지고, 스타들은 단식으로 자신의 몸을 말랑깽이로 말려 대중에게 호소하고, 개인기니 뭐니 하면서 광대짓을 해대기 바쁘다.
무슨 유행이 이리 짧고, 무슨 운명이 이리 다들 짧은지, 이 중에서 사람의 목숨이 가장 길게 느껴진다고 하면 너무 가장된 표현일까.
예전에 사람들에게 물으면 장수하는 것이라 말했는데 요즘은 적지않게 오래 사는 게 두렵다고 말한다.
짧고 멋지게 살다 지고 싶다고 말한다.
나도 그 중 한 사람이다.
이 한 몸둥아리 아끼지 말고 열심히 굴리다 가는 게 죽을 때 아깝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저기 여행도 다니고, 맛집도 다니고, 걷고,웃고, 즐기면서 사는 일에 전념해 봄이 어떨까.
그래서 행복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말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래야 생이 아깝지 않을 것이 아닌가

어디까지나 나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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