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상의 미래 모빌리티 세상] (13) 도심을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이주상의 미래 모빌리티 세상] (13) 도심을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이주상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6.11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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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내가 대학생 신분으로 떠났던 유럽에서의 이야기를 조금 해보고 싶다.모든게 서툴고 어리숙했지만 나름의 낭만을 가지고 갔던 곳 중 베르사이유가 기억에 남는다.그때 나는궁전 안으로 들어가는 줄이 너무 길어서 바로 옆 베르사이유 정원으로 가서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녔다.상당히 낡은 자전거였고,그에 비해 비싼 요금을 지불해야했지만 아직도 나에게는 꽤 낭만적인 기억으로 남아있다.

이렇게 여행지에서 자전거를 타는 것은마땅히 낭만이 차지하는 비율이 크지만 일상에서는사실 편의성이 가장큰 이유일 것이다. 도심 한가운데서 자동차라면 P턴을 해야하는 시점에서 자전거는 자유롭다. 게다가 사람이 걷는 속도보다 빠르면서도 가고싶은대로 방향 전환도 휙휙. 교통상황에 대해서 걱정할 일도 없고, 주차 문제는 더더욱 걱정할 필요가 없다. 게다가 빌리는 절차도 축소하였다.결국은 이용자가 할 수 있는 고민들을 최소화 하는 것이 편리성의 확대를 뜻하는데, 라스트마일(Last mile) 이슈를 잡기 위한 “마이크로 모빌리티 공유 서비스”가 이러한 이유로 최근 이용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카카오T바이크와 일레클의 전기자전거,전동킥보드

편리함에대한 적응은 일종의 비가역성을 가진 영역이기 때문에 서비스를 이용하는 단계를 줄이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생각해보면 이제 누구도 잠깐 인터넷 검색을 하기 위해 의자에 앉아서 컴퓨터를 켜지 않는다. 침대에 누워서 사파리(Safari)만 열면 된다. 같은 선상에서, 이 전에는 자전거를 빌릴 때 먼저 근처에 자전거 대여소가 있는지 찾아 헤매야했다.즉,여유시간이 충분해야 탈 수 있는 것이었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 내가 어디에 있건 내 위치에서 빌릴 수 있는 모빌리티가 있는지 살펴보고, 내가 가진 스마트폰의 카메라로 QR코드를 찍기만 하면 자동결제가 되어서 그대로 끌고 가기만 하면 된다. 도킹스테이션이 따로 없기 때문에 반납도 어디서든 가능하다(반납을 위해서 도킹스테이션을 찾아 다니다가 힘빼는 일은 누구도 상상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가장 많이 보이는 킥고잉 전동킥보드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전동킥보드를 타는 사람들도점점 많이 볼 수 있다.마이크로 모빌리티 시장에서 전동킥보드의 영역이 점점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미국에서 2017년 서비스를 시작한 버드(Bird)사는 우버·리프트 출신이 모여 전기 킥보드 시장의 문을 연 미국의 스타트업이다. 이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일정 금액만 내고, QR코드를 통해 잠금 해제시키면 킥보드를 이용할 수 있는 간단한 사용법으로 미국 시장에 마이크로 모빌리티 열풍을 이끌었다. 현재는 북미·유럽·아시아 등 100개 이상의 도시에서 서비스하며 약 2년 만에 유니콘 기업으로 선정되었다.

[미풍에 그치지 않으려면 韓서 부는 ‘마이크로 모빌리티’ 바람 “美·中서 배워야”,2019년 5월 15일 기사작성,http://www.asiatoday.co.kr/view.php?key=20190514010008263]

국내에서도 유사한 서비스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올롤로’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킥고잉’의 경우 최근 두달 사이에 3배 이상 이용자가 증가하였고, ‘펌프’에서 출시한 ‘씽씽’은 베타서비스 출시 5일만에 3,000명 이상의 회원을 확보하였다. ‘쏘카’는 전기자전거 공유 플랫폼인 ‘일레클’과 함께 서울 대학가를 주요 타겟으로 잡았고 카카오모빌리티는 서울, 인천, 분당 등의 신도시에서 서비스를 시작한다. 모두 자전거 도로 인프라가 잘 갖춰진 곳(신도시, 대학가)에서 테스트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해당되는 지역 모두 그런 점에서 테스트하기 탁월하며 고정수요(통학, 출퇴근)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 이밖에 ‘디어’ ‘다트’ 등 스타트업들도 전동킥보드 등 마이크로 모빌리티 서비스를 서울 및 제주도를 중심으로 전개하고 있다.이렇게 마이크로 모빌리티 수요가 늘면서 충전 플랫폼 구축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GS25의 경우 매스아시아의 마이크로 모빌리티 통합 플랫폼 ‘고고씽’과 손잡고 올 6월부터 편의점 점포에 전기자전거·킥보드 충전 시설을 설치한다.

[新 이동수단 ‘마이크로 모빌리티’ 선점 위한 각축전…고장 문제, 원격 제어 필요성 제기, 2019년 5월 15일 기사작성, http://www.asiatoday.co.kr/view.php?key=20190514010008235]

도심의 히치하이커들이 좀 더 자유롭게 다닐 수 있게 된 것은 환영이지만 관련 업체들의 행보가 모두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중국의 공유 자전거 업체들은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집단으로 이용 요금을 대폭 인상하기도 했다.베이징의 헬로바이크는 기존 요금에서 2배 인상해였고 디디추싱의 블루고고는 2.5배로 인상하였다.모바이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모바이크 측에서는 운영의 안정화와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공유 자전거 기업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져서 이익을 내지 못한다면 기업이 존재하기는 어렵다.

[자금줄 막힌 중국 공유자전거 업계,요금 집단인상,2019년 4월 9일 기사작성,

https://www.mk.co.kr/news/world/view/2019/04/217418/]

기존의 요금에 비해서 인상률이 높아보이지만 도심 내 바이크의 경우 장거리를 위해 타지는 않는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이용자들이 결국 내야하는 돈은 높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또한 단순한 가격 인상만으로는 해당 업체들이 이익을 내는데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유지 보수의 비용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이와 관련하여 중국이 공유자전거의 무덤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유지 보수에 실패한 업체들이 다수 있다.물론 공유플랫폼이 서비스로서 정착하는 과정에서 오는 사회적 성장통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용자의 인식과 서비스의 균형지점이 만날 때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릴 수 있을 것이다.

여러가지 우려가 있지만,결국 대도시의 교통수단 인프라는편리하게 발달하고 있어서 이제 서울에서 오래 살던 사람들은 다른 지방이나 해외에서 불편함을 겪기도 한다. 자가용이 없으면 불편한 곳, 그런 곳들은 서울이나 한국의 대도시가 가진 장점을 살려주는 좋은 비교값이 된다. 버스, 지하철, 걷기 쉬운 인도에 이어,대중교통보다 촘촘하면서기다리는 시간에 대해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하지만 걷는 것보다 빠르고 편리한.마이크로 모빌리티는 '도심을 여행하는 히치하이커'에게 상당한 편의성으로 작용한다. 물론 이동 거리에 따라서 항상 이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가격, 이용시간, 편의성 등을 고려했을 때 도심에서 이용할 수 있는 이동수단의 종류로서 매력적인 선택사항이 될 수 있다. 어쨌든 라스트마일 이슈 해결에 ‘유일한’ 선택사항은 아직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매순간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으니 선택권은 많을수록 좋을 것이다. 도심을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들은 오늘도 상황에 맞게 적절한 옵션을 찾기 위해 고민 중이니 말이다.

이 주 상 

현 (주)네이처모빌리티 대표이사

KAIST 산업경영학/테크노경영대학원(MBA)
GIST 공학박사
Columbia University Post Doc.
삼성 SDS 책임컨설턴트/삼성테크윈 전략사업팀
한화 테크윈 중동 SI사업총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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