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학파 "文정부 '소주성' 확신갖고 친재벌 '경계'해야
진보학파 "文정부 '소주성' 확신갖고 친재벌 '경계'해야
  • 이정민
  • 승인 2019.05.11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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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사회경제연구소가 10일 개최한 제26차 심포지엄 '문재인정부 2년 : 경제정책의 평가와 과제'에서는 문 정부의 Δ3대 핵심 경제정책 평가와 과제 Δ미래를 준비하는 장기 경제정책 등을 주제로 전문가 10여명이 발표와 토론을 이어갔다.

서울사회경제연구소는 균형성장론을 내세우는 '학현학파'가 주축인 진보적 성격이 강한 경제학자들의 모임이다. 

◇"소주성에 확신 갖고 묵묵히 가라"

주상영 건국대 교수는 "소득주도성장론을 계기로 불평등을 축소하는 정책 노력이 자원 낭비가 아니라 장기적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확신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불평등과 불공정을 교정하는 개혁과제를 하나하나 차근차근 실천해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 교수는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비판은 지난 2년간 나올 만큼 다 나왔다"며 "맹신할 필요까지는 없지만 그렇다고 성장으로 분배를 해결하자는 과거 패러다임에 빠진다면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 시행 2년이 지난 지금 이 점을 환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분배가 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이미 주류경제학계에서 실증된 바이므로, 정부가 확신을 가지고 소득주도성장의 고삐를 더 강하게 죄야 한다는 것이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도 "소득주도성장이란 이단적 이론이 아니라 주류경제학계에서 통용되는 개념을 가지고 온 것"이라면서 "분배가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작지 않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 이외에 추진한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딱히 없다는 점은 개선할 점으로 제시됐다.

하 교수는 "문 정부의 실제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최저임금 인상 이외에는 과거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 측면이 많다"면서 "정부가 적극적 노동정책과 사회안전망으로 사람을 직접 지원하기 보단 예산을 적게 쓰면서 할 일을 시장에 떠넘기고 있다"고 평가했다.

소득주도성장의 전제인 '임금 없는 성장'이 허구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반론이 있었다. 전날 성장을 중시하는 서강학파 중심의 '문재인 정부 2년, 경제를 평가하다' 토론회에서 제기된 비판을 학현학파가 곧장 반박한 것이다.

주 교수는 "5인 이상 상용근로자 임금은 명목 기준으로 경제 전체의 성장 속도에 따라 올라간 것이 맞지만, 총 취업자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임시·일용·자영 노동자의 임금은 크게 뒤쳐져 있고 상용근로자도 소비자 물가지수로 임금을 실질화하면 구매력이 별로 오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文정부, 공정경제 아닌 '親재벌' 회귀"

문 정부가 공정경제가 아닌 친(親) 재벌 정책으로 회귀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 가운데 적극적 자세로 새로운 경제질서를 향한 강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구체적 청사진이 나왔다.

박상인 서울대 교수는 "국민 다수의 열망과 달리 문 정부는 2018년 지방선거 이후 친재벌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재벌개혁과 노동개혁을 동시에 추구함으로써 재벌과 노조에 서로 양보와 동의를 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경제 패러다임을 바꾸는 포괄적 정책은 청와대가 직접 챙기지 않으면 실현되기 어렵다"며 "정책실장이 위원장인 산업경쟁력강화위원회를 구성하고, 법 개정 없이 할 수 있는 재벌개혁부터 시작해 정부의 강한 의지를 천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혁신성장은 정부의 '정책 혁신'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쓴소리가 쏟아졌다. 현 정권 내 빠르게 성과를 내려는 단기적 시각으로는 혁신성장을 이룰 수 없으며, 특히 대기업 중심의 투자 활성화와 규제 완화라는 기존 정책 수단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박규호 한신대 교수는 "혁신성장 정책이 경로의존성에 갇혀 있다"며 "기성 대기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기존 방식의 대규모 기업투자는 단기 효과에 그치고 기존 방식의 강화를 통해 한국 경제의 혁신성장 여건을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꼬집었다.

박 교수는 "기획재정부를 중심으로 한 '가용자원을 총동원하는' 방식, 즉 단기간에 이뤄지는 대규모 동원 방식은 과거의 것으로 탈피해야 한다"며 "또 기존 민간 서비스가 발전되지 못한 것은 재벌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인데 여기에 정부가 정책으로 세부영역까지 개입해 버리면 더욱 더 민간이 죽어 버리고 혁신은 악화된다"고 덧붙였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디지털플랫폼 등 기술 발전은 고용 형태를 변화시키면서 일자리 양극화를 불러올 가능성이 높은 반면, 정부의 사회안전망은 그에 뒤떨어진다는 지적 또한 제기됐다.

전병유 한신대 교수는 "현 시대에 더 큰 문제는 기술 실업보다는 일자리의 질"이라면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기존의 노동규제와 사회적 보호 시스템에서 벗어나 임금노동과 자영업 사이의 회색지대를 줄이는 규제 시스템을 검토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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