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산이름에 선진국이었던 고대 한국이 끼친 흔적이 담겨있지는 않을까.
어랏. 있단다. 그것도 일본인 학자가 80년대부터 계속 주장해 왔다고 한다. 그동안 그런데 우리는 왜 모르고 있었지. 구미에 당기는 이 좋은 이야기를.
일본어는 음독과 훈독이 있어서 일본인들에게도 만만치 않다. 이를테면 일본인들은 富士山이라 쓰고 왜 후지산으로 읽는가.
타니 유지(谷有二)가 1983년 산과계곡사에서 펴낸 "후토산이라 쓰고 왜 후지산으로 읽는가 - 나의 일본 산이름 탐험"(富士山はなぜフジサンか 私の日本山名探検) 는 일본에 반향을 불러 일으켜, 많은 이들이 그의 이름을 안다고 하는 것 같다.
일본의 산에 가본 이라면 갸웃거리기도 했을텐데, 이 책에는 '왜 일본인들은 山이라 쓰고, 어떨때는 야마로 어떨때는 산으로 어떨때는 또 센이라 읽는가'라는 이야기도 있다. 또 숲(森 모리)는 커녕 나무(木 키)도 없는데 왜 그 산을 모리라 부르는가?라는 솔깃한 글도 썼다.
그리고 지금 보듯이 '마루'라는 산 이름에는 고대 조선의 흔적이 남아있다라는 글도 있다. 마루는 우리가 잘 알듯이 산마루, 머리, 모루 등에 남아있는 한국어인데, 일본어에도 있나보다. 이런 걸 밝혀낸 일본인이 진작에 있었다니...
타니 유지는 고고학자, 근대사학자이면서 일본 산서회 회원이라고 한다. 산이름에 대한 천착덕분에 이렇게 일본의 산에 대해 시혜(?)에 가까운 생각을 갖게도 되겠다. 우리는 일본에 대해 이런거 좋아하는 터에 말이다.
한일간 교류에 관한 연구야 일본어학자들에게 많이 있겠지만, 산이름까지 관심이 뻗쳐 있을 리는 없겠다. 한국인들은 옛날에 왜국에 끼친 은덕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터에 그의 책은 그래서 알려지지 않았다. 전문산악계에서도 실제등반에 관한 책이 아니다 보니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을 터이고.
언젠가 인연이 되어 이 책이 수중에 온다면, 대강을 번역하여 일본의 산에 대해 보다 더 살갑게 느낄 수 있도록 하고싶다. 아니, 그동안 몰랐던 세상의 산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 한토막 덧보태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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