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천문 관측 시계 ‘혼개통헌의’ 보물 지정 예고
조선 천문 관측 시계 ‘혼개통헌의’ 보물 지정 예고
  • 박규진 기자
    박규진 기자
  • 승인 2019.04.29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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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 이인문의 역작「강산무진도」등 6건도 함께 보물 지정 예고
혼개통헌의[사진=문화재청]
혼개통헌의[사진=문화재청]

[박규진 기자]조선 후기인 18세기, 이슬람 지역에서 기원한 천문시계를 변형해 만든 천문 관측 도구 '혼개통헌의'(渾蓋通憲儀)가 보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29일 동아시아에서 유일하게 현존하는 과학 문화재로 꼽히는 혼개통헌의를 포함한 문화재 7건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밝혔다.

혼개통헌의는 이탈리아 선교사 마테오 리치에게 학문을 배운 명나라 학자 이지조(李之藻·1569∼1630)가 '아스트롤라베' 해설서를 번역해 펴낸 '혼개통헌도설'(渾蓋通憲圖說)에 기반해 제작한 관측기구로, '아스트롤라베'는 이슬람 지역에서 기원한 천문시계이다.

실학자 유득공의 숙부인 유금(1741∼1788)이 1787년에 제작했으며, '건륭 정미년에 약암 윤 선생을 위해 만들다'(乾隆丁未爲約菴尹先生製)라는 명문과 '유씨금'(柳氏琴)이라는 인장이 새겨 있습니다. '약암 윤선생'은 아직 누구인지 알려지지 않았다.

실학박물관 소장품인 혼개통헌의는 1930년대 일본인 도기야(磨谷)가 대구에서 사들여 일본으로 가져갔으나, 지난해 1월 별세한 과학사학자 전상운의 노력으로 2007년 국내에 돌아왔다.

혼개통헌의는 별 위치와 시간을 알려주는 원반형 모체판(母體板)과 별을 관측하는 지점을 가르쳐주는 T자 모양 성좌판(聖座板)으로 구성됐다.

모체판 외곽은 24등분해 시계 방향으로 시각을 새겼고, 남회귀선·적도·북회귀선을 나타내는 동심원을 바깥쪽부터 차례대로 표시했다.

이와 함께 '이인문 필 강산무진도', '신편유취대동시림 권9∼11, 31∼39', '고창 선운사 참당암 석조지장보살좌상', '완주 갈동 출토 동검동과(銅劍銅戈) 거푸집', '완주 갈동 출토 정문경(精文鏡) 일괄', '도기 연유인화문 항아리 일괄'도 각각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강산무진도는 조선시대 궁중화원 이인문(1745∼1821)이 그린 8.5m 길이 두루마리 형식 그림이고, 계명대 동산도서관이 관리하는 신편유취대동시림은 1542년 무렵 사용한 금속활자 '병자자'로 간행한 조선 서적입니다. 고창 선운사 불상은 여말선초(麗末鮮初) 시기에 유행한 두건을 쓴 지장보살좌상이다.

국립전주박물관에 있는 완주 갈동 유물은 2003년에 조사한 철기시대 유적에서 나왔습니다. 석제 거푸집 2점은 청동기시대부터 초기 철기시대 거푸집 대부분과 달리 출토지가 명확하다는 점에서 중요하고, 청동거울인 정문경 2점도 정식 발굴조사로 찾은 드문 사례로 거푸집과 정문경은 모두 기원전 2세기에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도기 연유인화문 항아리는 8세기 유물로 큰 항아리와 작은 항아리로 구성됐으며, 납이 든 잿물인 연유(鉛釉)를 사용한 도기로 예술적 가치와 희소성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편  문화재청은 보물로 지정 예고한 「혼개통헌의」 등 총 7건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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