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상의 미래 모빌리티 세상] (11) 현대인에게는‘행복’마저도 쉽고 빠르다.
[이주상의 미래 모빌리티 세상] (11) 현대인에게는‘행복’마저도 쉽고 빠르다.
  • 이주상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4.23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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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이 가장 쉽고 빠르게 행복해지는 방법이 하나 있다고 한다.그것은 반세기전까지만해도 아주 소수의 사람들만 즐길 수 있었던 것,바로 ‘미식’이라는 행위다.맛있는 음식을 먹는 경험은 의외로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쾌락 중 상위단계에 속한다고 한다.혹시 '고독한 미식가'라는 드라마를 좋아하시는지. 말 그대로 미식가인 주인공은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고 한끼 한끼를 정성들여서 먹는다. 다만 직접 요리하는 일이 없이 간판이나 외관을 살펴보고 맛있는 식당을 찾아 간다. 간판만 보고 맛집을 찾아낸다는 점에서 픽션, 아니 판타지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대리만족을 느끼기에는 상당히 잘 만든드라마 같다.

내 생각에 '정말로 고독한 미식가'는 한국에 꽤 많이 있다. 우리는 모두 ‘맛집’을 시행착오 없이, 한 번에 찾아내서 만족스러운 한 끼를 경험하고 싶다. 그리고 이제 밖에 나가지도 않고 미식을 즐긴다. 거의 울릴 일이 없는 현관벨이 울리면 기쁜 이유는 주문한 음식이 도착했다는 소식때문일 것이다.이런 일이 가능하게 된 것은 ‘푸드테크’라는 기술(음식에 정보기술이 결합된 형태)이 새로운 시장을 가능하게 했기 때문이다.전화 없이 음식을 주문하고 빅테이터를 기반으로 필요한 음식점을 추천받고,신선제품의 상태를 구매한 후에 확인할 수 있는 등의 넓은 범위를 갖추게 되었다.그 중에서도 주문을 중개하는 O2O(Online to Offline)서비스플랫폼인 ‘배달앱’이 가지고 있는 영향력이 꽤 커졌다.

앱스토어에서 1,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배달앱 3가지

지금 사람들이 가장 자주 사용하는 배달앱은 가장 크게 ‘배달의 민족’이 점유하고 있고(51%,2018년 1월 기준),나머지를 ‘요기요’와 ‘배달통’이 나눠서 점유하고 있다.‘요기요’는 독일 기업인 딜리버리히어로의 한국지사인 알지피코리아가 제작한 앱으로,추후에‘배달통’을 흡수하였지만 합병없이 별도의 플랫폼으로 운영하고 있다.이베이코리아에서 옥션과 지마켓을 따로 운영하는 것처럼,하나의 서비스로 승부하기 보다는 점유율에 있어서의 우위를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배달의 민족’은 세가지 앱 중 가장 점유율이 높고, 디자이너 출신의 대표가 운영하는 회사답게 심미적인 요소를 많이 살린 것이 특징이다.출시된지 얼마 되지 않아광고나 슬로건 등을 내세워 가장 빠르게 소비자층을 형성해갔다.

위 업체가 배달이 가능한 업체들이 모여있는 플랫폼이라면 배달이 불가한 업체의 음식을 배달해주는 곳도 있다. 쿠팡이츠, 우버이츠,푸드플라이 같은 것들이다. 이 외에 단독으로 음식의 제조부터 배달까지 책임지는 브랜드도 분명있다. 이 전의 배달업계라고 한다면 보통 치킨, 피자, 족발 등의 메뉴가 있었는데 맥도날드에서 ‘맥딜리버리’를 시작(2007년 서비스를 시작)하고 나서 치킨과 피자 업계가 꽤 타격을 입었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물론 이 시장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배달서비스만을 전문으로 하는 우버이츠와 푸드플라이

이와 같은 배달앱은 많은 논란을 가지고 있었다.가장 큰 논란은 수수료에 관련된 이슈였다. 하지만 음식점과 소비자 사이에 중간유통이 생겼는데 수수료가 없다면 그게 오히려 문제가 있는게 아닌가, 하는 지극히 이성적인 결론이 내려졌다.또 소비자와 공급자가 누리게 된 편리성을 생각했을 때도 수수료는 당연히 지불되어야하는 부분이었다.다만 이 때문에 파생되는 문제는 아마도 배달앱을 통해서 주문할 때 직접 식당으로 주문하는 소비자에 비해 당할 수 있는불이익(재료나 양을 줄인다던지 하는)에 대한 것이었다. 뭐,조금은 도시괴담에 가깝지만.그 외에는 소비자 개인정보 관리 관련 이슈도 종종 제기되어왔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전과 같은 수고로움을 겪지 않고 음식점 정보나 메뉴를 쉽게 확인하여 간편하게 주문이 가능해졌다는 점은 꽤 큰 장점이었다.그러한 이유로 2013년 3,000억원에 불과하던 국내 배달앱 거래규모는 2018년 기준 3조원대로 10배 이상 확대되었다.

이렇게 시장이 커지면서 생기는 문제점은 없을까? 나는 소비자로서 느끼는 문제점이 아니라 사회구성원으로 느낄 수 있는 문제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간혹 주문한 음식이 생각보다 빨리 온다고 느껴본 적 있을 것이다. 배달 예상 시간은 30-40분이지만 실제로 도착하는 시간은 15-20분일 때도 있는데, 도대체 이게 어떻게 가능한가 싶었다. 오토바이가 인도를 달리는 모습을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오토바이는 인도나 횡단보도를 주행할 수 없으며, 위반 시 범칙금 4만원이 부과된다.

하지만 여전히 종횡무진하는 오토바이들을 보면 정말 범칙금이 부과되는 것은 맞는지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시민들은 인도를 걷다가 ‘자칫하면 큰 사고를 당할뻔한’ 순간들을 겪으면서 단속을 더 강화해달라고 촉구하는 상황이다.[파이낸셜 뉴스, 횡단보도 위 ‘무법자’ 오토바이, “먹고 살려면 어쩔 수 없어요”, 2019년 3월 30일] 한편으로는 얼마나 바쁘시면, 얼마나 일이 많으시면, 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방금 내 팔을 스치고 지나간 오토바이 운전자 등 뒤에 대고 비속어가 나오는건 어쩔 수 없었다.다만 도로 위를 달리는 오토바이의 수가 사실은 집이나 사무실에서 편안하게 기다리는 사람의 숫자라고 생각하면 조금 덜 원망할 수 있을 것 같다.

서울시나 다른 대도시에서는 오토바이같은 이륜차로 인한 사고는 꽤 많이 발생하고 있다.2017년 한 해 동안 발생한 오토바이 사고 건수는 14,084건으로 지난 5년간 증가 추세라고 한다. 특히 최근 배달시장이 확대되면서 오토바이 이용자가 늘어나며 그에 따라 사고가 점점 늘어나는 실정이라고 한다.[이데일리뉴스, “빨리 빨리” 배달기사들의 아찔한 질주, 2019년 4월 7일 기사]운송기술이 발달하고 수요가 점점 늘어나면서 우리는 쉽게 편리함을 누릴 수 있게 되었지만 편리함은 반드시 또다른 문제를 불러온다. 우리가 누리는 편리함을 죄책감 없이 온전히 누릴 수 있도록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은 늘 필요할 것이다.

우리는 점점 쉽고 빠르게, 맛있는 음식을, 그것도 집에서 편하게 먹기 위해 배달앱을 사용한다. 진짜 맛집을 찾아내기는 어렵다는 평도 있지만 어쨌든 올림픽, 아시안게임, 그리고 롤드컵이 시작할 때 우리는 배달을 시킨다. 그리고 유난히 힘든 목요일 저녁에도 배달을 시키고, 또 왠지 타락하고 싶어지는 금요일 밤에도 배달을 시킨다. 배달된 음식을 먹으면서 주말에 먹을 다이어트용 식품을 사놓기도 한다. 아마 다음 주에도 계속해서 배달음식을 먹게 될 수 있지만 어쩐지 무언가를 사야할 것만 같다. 그렇게 우리는 매일 사고 또 산다. 이미 다용도실과 냉장고는 가득 차있지만, 혹시나 놓친 무언가, 내일 필요해질 것 같은 무언가를 사게 된다. 어쩌면 ‘꽤 괜찮게 살고 있다는 안도감’을 사들이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다음 주에는 바로 우리가 사는 이야기, 이커머스 시장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한다. 그때까지 이 글을 보시는 모든 분들 부디 잘 사고(BUY), 또 잘 사시길(LIVE)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이 주 상 

현 (주)네이처모빌리티 대표이사

KAIST 산업경영학/테크노경영대학원(MBA)
GIST 공학박사
Columbia University Post Doc.
삼성 SDS 책임컨설턴트/삼성테크윈 전략사업팀
한화 테크윈 중동 SI사업총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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