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에 헤매이며 사랑에 빠지다.
골목길에 헤매이며 사랑에 빠지다.
  • kjh8613
    kjh8613
  • 승인 2019.04.14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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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미션에 와이프와 만난 이야기를 올려보려 했지만..

더 좋은 미션에 쓰기 위해 남겨 놓으려 합니다.

내 안을 이리저리 두드려 보고 헤매며 사랑에 빠질 때..고심 중

새로운 골목길을 발견할 때 한숨에 빠져든 것이 번쩍 생각이 나네요.

건강한 두 다리 있고 모험정신 투철한 마인드 탑재된 저는

어렸을 때마다 곧잘 골목길에 빠져들어 미아 경험 다수 있는 사람입니다.

'도보'라는 것 정말 좋습니다.

사방을 내 시선따라 내 의도따라 보고 느낄 수 있고

복잡한 마음일 때, 심사가 이리저리 꼬여 있을 때

무작정 걸어봅니다.

한 걸음 옮길 때마다 헛한 마음 빠져 나가고 완주했을 때 얻는 깨달음과

풀려나가는 감정들..

이 맛에 걷고 또 걷습니다.

특히나 제가 알지 못한 길을 발견 했을 때..

이맛은 정말 서부의 개척자가 된 듯한 마음이 들면서 정복욕이

머리끝까지 팽대하게 올라옵니다.

구글에도 없는 미세한 골목길..

사람 하나 없다면 더 좋고

오래 되면 오래 될 수록 더욱 좋습니다.

나만의 오롯한 성지가 되어 나홀로 역사를 만들어 봅니다.

가상의 사연도 만들어 보고 낡은 이의 숨겨진 이야기를 유추해 봅니다.

대로변에 번쩍 거리는 대형 상점들과 촘촘하게 박혀 있는 사람들..

쉴 새 없이 빵빠레 울려되는 괴물 같은 크락션..

여기 저기 멈추지 않는 노랫소리..

판매만을 강요하는 소리없는 광고판..

도심은 오늘의 이야기만 있을 뿐..과거는 잊은 채 쉴 새 없이

움직이기만 합니다.

그래서 대로변 번화가는 제 취향에 안 맞네요.

낡은 것이 멋이라고 생각하는 가난한 자의 항변이겠지만..

손 때 묻고 먼지 폴폴 나는 오래된 가로등 보기만 해도 좋고

다 헤져서 상점의 이름조차 사라진 오래된 문방구..

오래된 보행기를 의자 삼아 한 숨 길게 쉰 여든 살의 할머니

백숙집인지 백반집인지 알 수 없는 정체불명의 식당

요즘에는 보기 힘든 아이 머리 크기의 큰 자물쇠..

가끔 희귀템처럼 발견되는 다방구 놀이.....

요런 감성을 레트로 감성이라고 하나요?

아무도 찾지 않는 던전 같은 골목길을 거닐다 보면 

해가 너릿 너릿 하게 저물어 가는 광경도 덤으로 얻어갑니다.

금빛의 찬란한 시절을 지우듯이..붉은 빛이 서서히 가라앉습니다.

붉은 빛으로 가라 앉는 풍경에 낡은 슈퍼 하나 그려 넣어보세요.

나만의 어린 시절 먹던 불량식품 그려지죠?

쫄쫄이..아폴론..돌사탕..얼은 야구루트..

맛 있어서 그려지는 게 아니라 어린 시절 향수가 맛 있어서 그려집니다.

2월에 을지로 탐방 이후로 근 두 달간 사무실에서 칩거중입니다.

100일도 채우지 못했는데..저는 곰의 자손이 아니라 호랑이의 자손인지..

몸이 답답해서 숨이 턱턱 막혀옵니다.

가끔 찾아가는 계양 도서관 주변도 왠만한 골목길은 다 꿰고 있어서..

새로운 개척지가 필요하네요.

혹시 서울의 추천해줄만한 오랜 골목길 없을까요?

을지로도 참 좋았고

저는 한남역에서 이태원으로 올라가는 계단 많은 길 추천합니다.

한참을 위로 올라 간 후에 내려다 본 한강...진짜 명작이었습니다.

부자들만 사는 동네인가?호기심에 한남역에서 내렸는데...

지연된 재개발 사업으로 아직도 남아 있는 오랜 서울 있습니다.

사람 하나 다닐 수 있는 골목길이 거미줄처럼 얼기설기 엉켜 있고

골목길이 곡선도 아니고 직선도 아닌 사람 길따라 만들어졌는지

앞으로 휘었다 옆으로 꺽이고 가파진 계단이 있다가도 생뚱맞게 

집이 가로 막혀 있고 종 잡을 수 없는 동네..

한동안 제 카톡 프로필 사진이었습니다.

서울의 메이님들만이 아는 골목길 추천 부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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