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께서 타 주신 커피 한 잔
아버지께서 타 주신 커피 한 잔
  • crosssam
    crosssam
  • 승인 2019.04.16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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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아버님은 6년전 부터 어디를 잘못 건드려 이석증에 걸리 셨습니다. 병원에 가 보았지만 90이 가까운 연세라 수술은 안된다고 합니다. 이전에는 중절모를 쓰시고 혼자 노인복지회관도 가시고 여기저기 다니시곤 하셨습니다. 그런데 이놈의 이석증이란게 가만히 앉아 있거나 누워 있으면 좀 괜찮은데 움직이면 뇌에서 빙빙 움직여서 엄청 머리가 아프다고 합니다.

저는 오래 전 부터 제 스스로를 불효자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 자신의 삶의 방식으로 즐기고자 25년 여를 나이드신 부모님 곁을 떠나 홀로 살고 있습니다. 물론 누님이 부모님과 같이 살고 있다는게 안심이 되어 더 그랬는지도 모릅니다. 캐나다에 이민 가 살 때엔 부모님께서 두번 오셨다 가신적이 있고 전 한번인가 한국에 나갔던 기억이 납니다. 중국에 와서는 15년을 6개월에 한번 한국 가서 4일 정도 있다 다시 중국오고 이런 식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3년전 쯤이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그떄도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한국을 나갔는데 마침 어머님과 누님은 외출했고 만들어 놓으신 점심을 먹고 나서 가만히 앉아 계시기도 힘든 몸으로 제게 손수 커피를 타 주신다고 하시더군요.

어지러운 몸을 이끌고 주방으로 가셔서 등을 보이신 채로 힘들어 하시면서 커피를 타시는데 그 상태로 잠시 위를 올려다 보시면서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 장면이 제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면서 눈물이 나더군요.

그 때 뒤돌아 서셔서 계시던 그 장면은 아마 제가 죽을 때 까지 제 가슴에 새겨져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한가지 궁금한게 있습니다. 그 때 아버지는 아들의 커피를 타 주시면서 위를 올려다 보시고 무슨 생각을 하셨는지... 

아버지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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