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gold)의 빛과 그림자
금(gold)의 빛과 그림자
  • at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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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4.05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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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의 상품화폐나 물품화폐의 한계는 그 지역에서만
통용된다는 사실과 보관이 쉽지 않다는 데 있었다.
고대 아즈텍(Aztec) 인들이 화폐로 사용했었던 카카오콩 열매가
해적들에게 탈취당했을 때, 해적들이 이를 모두
바다에 버린 것은 이러한 사실을 잘 말해준다.

 


 
이후 돈은 내구성이 좋은 금속화폐로 발전을 하게 되는데,
처음에는 구리나 철이 사용되다가 이후에는 은과 금이 주로 사용되었다.
그런데 금(gold)이 화폐로 사용되게 된 것은 녹이 슬고
색이 쉽게 변하는 철, 구리와는 달리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그 가치가 절대 변하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동일한 크기로
나눌 수 있다는 특징 때문이다.

 

그런데 황금의 광채가 영원한 것은 화학적으로 금이
불활성(不活性)이어서 시간이 지나도 다른 물질에 의해
화학변화를 일으키지 않는 성질을 가졌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 이집트 카이로에 가면 4500년 전 만들어진
금으로 만든 의치를 볼 수 있는데, 이 의치의 상태는
지금 당장 우리 입 속에 집어넣고 사용해도 좋을 만큼 훌륭하다.

이러한 금의 특성 때문에 고대 사람들은 금을
어떤 마법이라든가 신과 결부시켜 생각을 했다.
고대 인도인들은 금을 불의 신인 아그니(Agni)가 흘린
정액이라고 생각했고, 잉카 제국에서는 금과 은을
해와 달의 땀방울이라고도 생각했다.

 


이처럼 금은 인류 역사 속에서 고귀함과 변하지 않는
영원성을 상징하는 존재로 여겨지면서 권력과 부,
지위를 나타내고 신과의 가까운 거리를 나타내는
수단으로 사용되어 왔다. 그리고 그렇게 사용되어진 금은
사람들을 더욱 더 존엄한 곳으로 올려주는 듯 했다.

 

 

그러나 영원함의 상징으로 대표되는 금이 영원한 삶,
그 자체로 간주될 때 금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기도 한다.
다시 말해, 금이 과도한 관심의 대상이 될 경우
금은 그 자체로 저주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금이 가진 밝은 광채 속에 드리워진
금의 어두운 그림자인 셈이다.

 


그리스 신화의 영웅 이아손은 황금양모를
자신의 왕조를 확립할 열쇠로 생각했지만 그러한 금으로 인해
연인과 자식은 물론 자신의 목숨마저 잃었다.
또한 황금 등 막대한 재산을 이용하여 카이사르 편에 붙어
권력을 잡으려던 로마의 크라수스는 녹인 금을
목에 붓는 방법으로 살해당했다.
이들은 결국 금을 쫓다 금으로 인해
죽음을 맞은 불행한 삶일 뿐이다.

 


100년 전에 영국의 비평가이자 사회사상가인
존 러스킨(John Ruskin)은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했다.
어떤 남자가 그의 전 재산인 금화가 가득 찬
커다란 가방을 들고 배를 탔는데 항해가 시작된 지 며칠 후
엄청난 폭풍이 몰려와서 배를 버리고 물속으로 뛰어들어야 했다.
그 남자는 가방을 허리에 동여매고 갑판으로 올라가
바다로 뛰어들었고 그의 몸은 곧장 바다 밑으로 가라앉아 버렸다.
여기서 러스킨은 이런 질문을 던진다.
“자, 그는 바다 속으로 가라앉았다.
그러면 그가 금을 소유한 것이었을까,
아니면 금이 그를 소유한 것이었을까?”  

 


금의 화학기호 AU는 ‘빛나는 새벽’이란 뜻의
Aurora에서 유래하였다.
그 유래처럼 매혹적 광채를 발하는 금은
천국을 상징하는 빛나는 금속이지만
그 이면에는 항상 인간의 욕심으로 인한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음을 알고 금보다 몇억배 더 소중한
생명을 귀히 여기며 감사하길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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