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도 사랑이 있으니까 한다. 잔소리도 관심이 있으니까 한다.
그러면서 우리는 잔소리를 포장한다.
나는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다'라는 속담을 좀 달리 해석한다. 칼로 물을 벤다고 물이 베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칼을 들고 물을 베려고 했다는 그 의도가 아픈 것이다.
부부라고, 가까운 사람이라고 가볍게 행동하거나 함부로 하는 잔소리에 상처를 받는다.
단지 같이 살아가야 할 사람이기에 타협하거나 포기하거나 그렇게 맞추어 갈 뿐이다.
우리는 메스컴을 통해 잔소리로 인해 감정조절에 실패해 폭력을 행사하게 되는 사건을 종종 접한다.
아들에게 담배피지 말라고 말하는 아버지의 거친 말투가 거슬리고, 자신의 말을 무시하는 아들의 표정에 결국 폭언과 폭행이 오가기도 한다.
밥을 깨작깨작 먹는 자식에게 못마땅해 몇 마디 잔소리를 해대고, 밥맛 떨어졌다고 수저 놓고 방으로 들어가는 딸아이의 행동에 감정이 분출되는 엄마
거기서부터는 감정싸움으로 치솟게 된다. 밥상에서는 절대 잔소리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 잔소리가 아무리 상대를 위한다 해도 말이다.
잔소리를 하는 사람이 어떤 감정으로 하는 지가 중요하고
잔소리를 하는 사람의 어투가 중요하고
잔소리를 무슨 의도를 가지고하는 지가 중요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니 어느 누구도 누군가와 비교당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누군가와 비교하며 하는 잔소리는 결국 모멸감으로 다가오고 자존심에 상처를 내게 된다. 그 안에는 걱정이나 배려같은 건 없는 그저 폭력일뿐이다.
엄마가 밥은 꼭 챙겨먹어라, 한 끼를 먹어도 제대로 먹어라, 밤길 조심해라, 남자 조심해라, 여자 조심해라, 신호등 보고 건너라 하는 잔소리는 사랑이다.
자식도 안다. 그게 걱정이고 사랑이라는 걸 . 그걸 전하는 엄마의 잔소리에는 걱정이 묻어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맨날 하는 소리만 한다고 투덜되기도 한다.
엄마가 그런 잔소리를 거친 어투로, 비교하면서, 짜증을 내면서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 잔소리가 그리워진다고 말하는 자식이다.
상대야 어떻든 말든, 상대 감정이 지금 어떤 상태이든 말든, 지금 밥을 먹고 있는지 마는지 상황도 없이 행해지는 것은 상대를 위한 잔소리가 아니다. 그냥 자기 짜증일 뿐이다.
상대의 상황이나 감정적 배려도 없이
혼자 속사포 랩을 하듯 쏟아내는 잔소리는 그저 소음이고 폭력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잔소리에도 사랑, 관심을 넣으면 절대 상대가 그걸 참견이라고 여기지 않을 만큼의 정도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상대의 자존심을 건들거나 상대가 모멸감을 느끼거나, 상대의 감정을 침범하는 잔소리는 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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