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우먼과 슈퍼맨
원더우먼과 슈퍼맨
  • 송이든
  • 승인 2019.03.30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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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 감소에 대한 개인적 견해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프로가 아이들의 재롱을 보는 것도 좋았지만  육아에 등한시하던 남편과 아빠들에게 "당신들도 해봐."하고 육아를 체험하게 해 주는 프로라 너무 좋았다.
그저 아내가 집에서 논다고 생각하는 남편이나 아이들과 놀아주는 걸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아빠들에게 '그럼 당신이 해봐.' 하고 우리의 고충을 느끼게 해주고,
육아와 가사노동에서 벗어난 아내는 간만에 휴식을 갖어 자유를 만끽할 수 있게 배려해 주는 프로그램이라 대리만족이라는 차원으로 즐겼다.
 
영화<해피 이벤트>와 <툴리>란 영화로 육아전쟁을 치르고 있는 여자의 삶을, 또 여자들이 출산을 꺼리는 근본적인 두려움이 무엇인지 살펴 보고자 한다.
많은 이들이 사회적, 국가적 요인과 통계학적인 자료를 내 놓았기에 나는 임신,출산과 육아를 전담해야 하는 여자 개인의 문제로 풀어 보고자 한다.
그리고 남자들의 인식이 달라지지 않으면, 또 남편이 육아에 대한 기여도에 따라 출산에 대한 여자들의 사고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본다. 
이 두 편의 영화는 출산과 육아의 고통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줌과 동시에 여자에서 엄마로 넘어간 그녀들의 삶이 얼마나 고단한 지 정말 리얼하게 보여준다.
 
바바라와 니콜라스는 서로 사랑하기에 아이를 갖고 싶다는 니콜라스의 청혼으로 결혼을 하고 임신을 한다.
하지만 사랑은 이상이고, 결혼은 현실이 된다. 이렇게 힘든 일인줄 몰랐던 것이다.
바바라는 임신, 출산, 육아로 인해 엄마를 바라보게 된다.  이 힘든 걸 어떻게 견디고 살았을까?.
결혼해서 딸이 철이 드는 것은 엄마로 힘들게 살면서 온 몸으로 실감하기 때문이다.
아이의 존재는 행복하지만  엄마로 사는 것은 엄청난 육체적 노동과 고통이 동반된다. 
누가 시키든 아니든 엄마이기에  삶의 많은 것을 내려놓게 만든다.
 
엄마들이 매일같이 하는 말, 차라리 배속에 있는 게 낫다는 말이 왜 그랬는지 세상에 나온 아이와 사투를 벌이다 보니 알게 된 말,
내 삶은 더 이상 내 것이 아니다. 그냥 텅 빈 아무것도 아닌 그때부터 난 그냥 엄마였다.
나도 딱 이랬다. 텅 빈 그냥 엄마로 움직였다. 좀비처럼
남자들은 어떤 일도 대수롭지 않게 만들어버리는 능력이 있다.
그렇다. 아이를 갖고 싶다고 말한 남자, 그 남편이 자신의 아이를 키우는데 있어서 자기 한 몸만 챙기느라, 아이와 함께 지쳐가는 아내를 방관하는 것으로 점점 갈등이 생기고 파열음을 쏟아내게 된다.
내 아이의 육아에 방관자처럼, 아니면 도와준다는 이유로 아주 잠깐 생색을 내다 마는 것 때문에 사랑도 삶도 다 지쳐간다.
 

바바라는 말한다.
아이와 함께 모든 게 바뀌었다. 내 삶을 뒤엎어 놨고, 날 궁지에 몰아 넣었고, 내 한계를 초월하게 했다. 날 맹목적으로 만들었다. 사랑, 희생, 애정, 포기 ...날 혼란시키고, 변화시켰다.
아이는 나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하지만 엄마라는 자리는 강요한다. 엄마는 강하지 않으면 안되고, 엄마는 자식에게 맹목적인 사랑을 주어야 하고, 엄마로 살기 위해서는 꿈을 포기하게 만든다.
내가 꿈꾸는 건 이게 아닌데 혼란스럽고, 어쩔 수 없이 어쩔 수 없이 하면서 날 궁지에 몰아놓는다. 여자로서 연약함은 어디가고 그 무게를 다 견뎌내고 해낸다는 것이다.  
 
너무 힘들어 식탁에 국은 고사하고 김치에 물 말아 먹기도 버겁고 서럽다. 아이가 잠든 잠깐, 소리내지 않으려고 살금살금 소리없는 식사랄 것도 없는 허기를 달래는데 '왜 궁상이야. 제대로 먹지?'라고 말하는 남편을 가지고 있는가?
내 밥상만 궁상인게 보이는 건가,육아로 삶이 궁상인 내 모습은 안 보였던 걸까? 참 내가 사랑했다는 이유로 결혼을 하고 맞이한 남자라는 것이 너무 아프게 다가왔었다. 
너무 힘들어 내 결혼을 왜 죽기 살기로 말려주지 않았냐고 엄마에게 말도 안되게 따졌던 어리석음까지 가지게 했다.
아이때문에 밥도 제대로 못먹는 아내를 위해 제대로 한끼를 챙겨줄 수는 없었나? 아이로 인해 궁상스러워진 삶도 힘든데, 초라한 밥상에 서서 먹을 수 밖에 없는 삶이 더  아퍼 온다.
'몰라서 물어. 내가 왜 이러고 있는지 몰라서 물어?'라 따지고 싶었지만 아이가 깰까 관두고 만다.
 
영화 <툴리>에서 마를린은 세 아이의 엄마이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갓난 아기까지 그녀를 좀비처럼 움직이게 만든다.
아이를 학교 보내야 되고, 갓난아기로 인해 밤에 수시로 젖을 물리기 위해 깨어나느라 잠이 턱 없이 부족하다.
그녀는 지금 심한 불면증과 산후우울증으로 현실감마저 많이 떨어진다. 육아로 인한 스트레스로 인해 유령처럼 육체에서 영혼이 빠져나가 버린다.
육아로 현실과 상상의 경계가 무너져 버린 여주인공  마를린은 육아의 무게를 감당할수 없어 육아도우미인 툴리를 고용하게 된다. 밤에만 와 그녀가 잠이라 제대로 잘 수 있게 하려고 고용하게 된다. 
전체를 치료하지 않고 부분만 고칠 수 없어요. 당신을 돌보러 왔어요.
라고 툴리는 아이를 돌봄과 함께 육아로 지친 그녀를 돕기 시작한다. 아이의 엄마가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려면 엄마가 건강해야 하는데 그녀의 삶은 너무 많은 일을 해내느라 그 무게에 짓눌러 생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도우미의 도움을 받으며 잠도 자고, 아이들을 위해 쿠키도 구워내고,화장도 하고, 육아로 달나라로 간 잠자리도 꿈꾸고, 툴리와 함께 밖으로 나가 맥주 한 잔을 하는 즐거움도 갖는다.  
 
 
그러다 마를린이 교통사고가 난다. 그리고 알게 된다. 툴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도우미는 없었다. 그녀가 만들어 낸 환상이었다. 환상을 만들어 내고  환상으로 버티고 있었던 것이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도움의 손길을 얼마나 원했으면 또 얼마나 엄마로서 아내로서 여자로서 잘하고 싶었을까, 툴리는 몇날며칠을 제대로 자지 못한 그녀가 간절히 원한 허상이었던 것이다.
산후 우울증은 그래서 무섭다. 마를로는 육아와 가사노동으로 산후 우울증과 심한 불면증으로 육아도우미를 환상으로 만들어 마치 있는 것처럼  생각한 것이다. 
남편은 모르고 있다. 아내가 쓰러져 병원에 가서야 아내가 얼마나 혼자 버겁고 힘들어 했는지를 알게 된다.  그녀의  삶이 이렇게나 위태로운데 남편은 게임을 하고, 아내가 잠은 자고 있는지 체크한 번 하지 못한 것이다. 
물론 퇴근해서 아이들의 숙제를 도와주고 놀아주기는 한다. 그래 도와주기는 한다. 
숲을 보라는 것이다. 나무만 보지말고, 아이보다 아이를 돌보는 엄마를 더 예의주시하고 배려해야 한다는 것과 아내의 삶도 무너지게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는 분명히 축복이지만 육아는 혼자 감당할 수 없는 무게로 여자를 탈진하게 만든다.
임신과 출산도 혼자 겪은 여자에게 육아까지 너의 몫으로 미루어 준다면 여자인 나는 절대 출산에 찬성하지 않는다.
아이만 돌봐주는 것이 아닌 아이를 돌보는 엄마까지 챙겨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건강한 가정을 꾸려갈 수 있다. 
 
임산과 출산에 대해 언제까지 국가 탓만 하려고 하는가?
우리가 언제부터 사회에게 내 아이를 키워달라고 했는가? 우리가 언제부터 국가가 내 아이의 입에 밥을 넣어주고 잠을 재워 줬는가?
'엄마는 강하다'하면서 언제까지 포장하며 여자들에게 육아독박을 씌울 것인가?
국가를 탓하기 이전에 사회적 구조를 탓하기 이전에 한 가정의 구조를 들여다 봐야 한다. 남자들의 육아에 대한 의식수준이 달라지지 않는 이상 여자들은 그 고통의 무게를 지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많은 여성들이 사랑은 하되, 결혼은 하지 않겠다고 피하는 줄도 모른다.
한 가정을 이루고 서로의 아이를 낳았는데 육아에 도움이 아니라 동행과 아울러 분담하지 않으면 여자들은 그 길을 가려고 하지 않을 것이 불 보듯 뻔하지 않는가?
그 길을 간 엄마들은 자신의 딸에게 그 길을 가지 말라고 한다. 
 
"너는 나처럼 살지마."라고 엄마는 자신의 딸에게 말한다. 꿈도 꾸고, 삶도 살고, 너의 의지로 살라고 말이다. 우리 시대는 등골이 빠지게 애 키우고, 밭일 하고, 살림하며 노예 아닌 노예로 살았지.
걸핏하면 어머니의 사랑이니 어머니의 희생이니 포장하는 건 남자들이 하는 포장법이지 여자들의 삶은 뒷간에 있는 소보다 못했지.  이제는 그런 시대가 아니니, 설사 그런 시대가 아니어도 나처럼은 살지마라
 
요즘 여자들은 현명하다. 사랑과 현실을 아주 잘 구분한다. 그러니 남자들이 더 힘들어지지 라고 말하는 이도 보았다. 언제까지 원시적인 가부장제도에 가려 군림하려고 하는지, 모든 것이 변하고 있는데 가정에서의 남자들의 의식은 제자리걸음이다.
언제까지 사회탓만 하려는 건지? 육아를 엄마들 몫이라고 하면서 언제까지 발을 빼고 계실 건지? 아내의 밥상에, 아내의 인생에 언제까지 방관만 하고 있을 건지?
우리는 아무도 결혼해서 아이 낳고 사는 삶을 실패했다고 말하진 않는다. 하지만 여자 혼자 육아문제로 끙끙대면서 사는 건 다들 안됐다고 측은해 한다. 그래서 저걸 왜 해하는 독신족들이 늘어나게 만든다.
너무 거창하게 말하지 말고, 가정안에서의 구조로 바라보기를 원한다.
내 아내 내 아이를 대하는 남편. 아빠의  태도가 변하지 않으면 여자는 점점 결혼에 대해 환상을 가지지도 않고 가치도 두지 않을 것다. 달라져야 한다.
엄마만 원더우먼 만들지 말고, 아빠도 슈퍼맨이 되어 주어야 한다. 그래야 출산을 행복의 가치로 만들어갈 수 있고 ,가정의 행복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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