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음대쾌 (痛飮大快 )
통음대쾌 (痛飮大快 )
  • 김영화
    김영화
  • 승인 2019.03.31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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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후신의 '통음대쾌(음주를 거나하게 하고 크게 유쾌함)'라고 하는 작품 입니다.
김후신은
조선 후기의 화가로 전주 사람이며 찰방이라는 관직을 지냈다고 하며 행적이 분명하지 않으나 화원이었을 것이라고 추정 됩니다.
활동시기도 명확하지 않은데 18세기 영정조 시대로 짐작한다고 합니다.

***********

     

               #    낮 술

 

그런 말 있죠

넘어진 김에 쉬어 간다....혹은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는

요즘 그래서
떡 본 김이고 넘어진 김이라
틈날 적 마다 오늘은 무슨 안주가 좋을까 고르는 재미도
곁들이며.....자주   낮술을 합니다

술을 좋아하는 편이라 이미 " 낮술에 취하면 에미 애비도 못 알아본다"는
오래전의 경구  잘 알고 있죠..
그래도,

혼술에 낮술은... 여간해선 취하는 지경 까진 좀 어렵습니다
그래서 부러운 마음이 저 김후신의 ' 통음대쾌"를 오래 들여다 보게 합니다

잊혀지지 않는 한 장면이 있습니다

어느때  먼 지방 거래처를 방문 한 적이 있었죠

그때 마침 그 거래처 사장님은 주변 친구들고 술판을 벌리고 있던 참이였어요
환한 대낮인데..
마침 아주 싱싱하고 좋은 소고기가 들어 와서 막 시작했다고 술잔을 주는데....쩝

운전도 해야 하고 업무도 미처 마무리 안되었고...
돌아서 집에 도착하도록  내내 그 마블링 선명한 붉은 육질과 투명한 잔 그득 찰랑이던
소주의 영상이 겹쳐 혀를 깨물었던 기억이 있었습니다

못 먹은 술은 손 한번 못잡아 보고 헤어진 여인 처럼 오래 기억 속을
살아서 떠도는가 봅니다

그래서 술은 악마의 피 라는 말도 있습니다

낮술    

            문병란 

 

아무도 만나고 싶은 사람이 없는 날
아무 일도 하고 싶은 일이 없는 날
나는 혼자서 낮술을 마신다.

꽃마저 피다가 심심해서
제 흥에 취해 하르르 시드는 날
꽃 사이 몰래 숨어 잠든 바람아
너마저 이파리 한 잎 흔들 힘이 없니?

어디선가 산꿩이 길게 울고
햇살 눈부시어 사무치는 날
혼자서 사랑하다 혼자서 미치는
그리움보다 먼저 취하는 고독을 마신다

 

물론 술은 당연히 혼자 보다는 함께 하는게 훨씬 좋습니다
개인적인 생각 입니다만...타인 과의 소통에 술 보다 더 확실하고 좋은 매개체는
없는 것 같다는 평소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술은 내가 나를 꺼내는 걸 가능하게 해줍니다..그것도 별 어렵지 않게
그래서 처음 술을 시작하는 시기에 만나진 고교졸업 친구들이 평생을 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돌아보면 그때는 참 많이도 서로 둘러 앉아 그 붉고 붉은 악마의 피 같은 술을 마시고
통음대쾌로 눈부신 대낮의 거리들을 활보했었죠

오늘은...혼자 마십니다

 

낮술 한잔을 권하다 

                          <박 상 천>

낮술에는 밤술에 없는 그 무엇이 있는 것 같다. 
넘어서는 안될 선이라거나, 
뭐 그런 것. 
그 금기를 깨뜨리고 낮술 몇 잔 마시고 나면 눈이 환하게 밝아지면서 
햇살이 황홀해진다. 
넘어서는 안될 선을 넘은 아담과 이브의 눈이 밝아졌듯 낮술 몇 잔에 
세상은 환해진다.  
우리의 삶은 항상 금지선 앞에서 멈칫거리고 때로는 그 선을 넘지 못했음을 후회하는 것.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보라. 
그 선이 오늘 나의 후회와 바꿀 만큼 그리 대단한 것이었는지. 
낮술에는 바로 그 선을 넘는 짜릿함이 있어 첫 잔을 입에 대는 순간, 
입술에서부터 ‘싸아’ 하니 온몸으로 흩어져간다. 
안전선이라는 허명에 속아 의미없는 금지선 앞에 서서 
망설이고 주춤거리는 그대에게 오늘 낮술 한 잔을 권하노니, 
그대여 두려워 마라. 
낮술 한 잔에 세상은 환해지고 우리의 허물어진 기억들, 
그 머언 옛날의 황홀한 사랑까지 다시 찾아오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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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뭉크 >  그날이후

"그 머언 옛날의 황홀한 사랑까지 다시 찾아오나니'......이렇게 까지
시인은 낮술을 권하지만.....사실은

그 머언 옛날 황홀한 사랑...찾아와도 씁쓸하고 쓸쓸하기만 할거 라는 거 잘 알기에
오늘은 이전에 넘지 못한 후회를 넘은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그 후회를 넘은 훌훌한 가벼움이
창밖에 눈부시게 쏟아지는 햇살 가득 개나리 노란 꽃빛으로  출렁입니다

혹....
당신도
한 잔......드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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