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의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열정의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 송이든
    송이든
  • 승인 2019.03.27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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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열정이 사라져 갑니다. 없는 시간 쪼개 쪼개 학원을 다니고, 무얼 그리 배우겠다고 온라인강의 들으며 잠을 쫓아내기도 하면서 살았습니다.

그냥 좋았습니다. 왜 하냐고 물으면 그냥 살아있다는 생동감이 들어서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어린 초등학생, 중.고등학생. 대학생들 사이에 앉아 컴퓨터활용능력 실기시험을 볼때면 그 시간적 압박감과 여기저기서 자판 열심히 두들리는 소리가 마치 비오는 날 천둥치며 대지를 때리는 세찬 빗줄기 소리마냥 무서우면서도도 짜릿했습니다.

살아있다는 느낌, 무기력하지 않고 뭔가 물밖에서 파닥거리는생선처럼 그렇게 매번 파닥거리면서 나 살아있어. 이렇게 존재하는 것 같은 희열이 몸 밖으로 배출되었습니다.

자격증을 따는 게 목적이 아닌 그냥 생동감있게 몸을 감싸는 열정이 좋았습니다.

바쁜 사람들 틈에서 내가 무언가를 하는 것 같아서, 좀비처럼 그저 겉모습만 인간으로 보이는 것 같지 않아서 그래서 힘들지 모르고 자꾸 열정으로 내 몸을 불살랐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모든 것이 다 귀찮았습니다.

뭐 딱히 뭘 하고자 하는 마음도 소멸하고, '그거 해서 뭐하게, 이 나이에'라고 내게 무기력증이 찾아온 것 같습니다. 좀비가 된 것 같습니다.

무기력해지니 크게 먹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재미있는 일도 없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 뜨거운 열기가 사라지니 낙엽이 떨어지듯 활기도 떨어지고, 퍼석퍼석한 사과를 베어먹는 듯한 느낌이 자리하기 시작했습니다.

난 자두나 천둥복숭아를 좋아하거든요. 상큼하고 신맛강한 그런 맛을 눈 깜짝 안하고 먹는데 이젠 그 좋아하는 신맛이 별로 당기지 않는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열정이 사그라드니 입맛까지 변하게 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들 갱년기를 심하게 앓는거라고 말하더군요. 아님 너무 에너지 낭비해서 지친거라고 말도 하더군요.

나는 에너지를 낭비한 적이 없는데 좋아서 신나서 하느라 에너지를 보충하며 살았는데 그게

내 열정이고 삶이었는데, 지금은 '잠시 멈춤'의 과정이라 생각이 듭니다.

일단 정지, 그리고 다시 출발..

어서 빨리 내게 열정의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습니다. 좀비에서 다시 인간의 모습으로 나아가고 싶습니다. 예전처럼 활기차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좀비처럼 무기력한 삶으로 지속되기 싫습니다.

그 뜨거운 열정으로 신맛을 되찾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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