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을 받아들이면 생각이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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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3.28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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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하나라는 의식을 버려야 한다

‘정답은 하나’라는 의식이 깊이 잠재해 있기 때문에 자신과 다른 생각은 오답 또는 반대의 대상이라는 식으로 느낀다. 그리고 상대를 부정하거나 비난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다양성을 받아들이면 생각이 깊어진다.

 

이 문장은 『세계 1% 철학수업』(후쿠하라 마사히로 지음, 임해성 옮김, 21세기북스)에 나오는 글이다.

나는 아니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객관식 문제라고 해서 “다음 중 정답을 고르세요” 또는 “다음 중 틀린 것을 고르세요” 하는 식의 문제를 풀었다. 주관식 시험은 어떠한가. “○○주의를 제창한 사상가는 누구인가?” “갑오개혁이 일어난 연도는 몇 년도인가?” “다음 사건 중 일어난 순서대로 나열하시오” 하는 식의 문제였다.

이건 맞고, 저건 틀렸다는 식의 문제를 10년이 넘도록 풀었다. 그러다 보니 모든 문제를 풀 때 정답은 하나라는 의식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머리에 박혔다. 내가 맞으면 넌 틀린 거고, 네가 맞으면 난 틀린 게 되어버렸다. 그러다 보니 나와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을 비난하거나 그 사람 말을 부정하는 게 자연스럽게 되었다. 텔레비전에 나와 토론하는 사람을 보면 상대를 헐뜯고 비난하기 일쑤다. 하지만, 사람이 모여 사는 사회라는 곳은 정답이 한 가지만 있는 게 아니다. 이쪽에서 보면 이 말이 맞을 수도 있고, 저쪽에서 보면 저 말이 맞을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것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선생님이 칠판에 적어주는 것을 그대로 베끼고 그것을 달달 외운 뒤에 시험을 치른다. 누가 더 잘 외워서 더 많이 맞추었느냐에 따라 우등생과 열등생이 가려진다. 내가 고등학생 때 어떤 시(詩)에서 어떤 단어가 의미하는 걸 두고 선생님에게 질문한 적이 있다. “선생님 제가 생각하기에 저는 그 단어가 이런 뜻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렇게 말했다가 무지 혼난 적이 있다. 정답이 그게 아니란다. 생각 자체를 한 가지로 하게끔 만드는 게 우리 교육이다. 이런 교육을 받고 사회에 나온 나 같은 사람이 많다. 나와 이들은 사회에 적응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세상이 그렇게 한 가지 답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닫기까지.

위 책에서 지은이는 철학적 사고란 정답이 없는 문제에 관해 생각하는 것이라고 한다. 즉, “자유란 무엇인가?” 또는 “평등이란 무엇인가?”와 같은 문제를 풀어야 한다. 그래야 생각하는 힘이 길러진다. 프랑스 고등학교 시험에서는 “자유와 평등 가운데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와 같은 문제를 푼다고 한다. 우리 교육과는 너무도 다르다.

보통 스무 살이 되면 어른이 되고 사회인이 된다고 한다. 그전까지 우리는 대부분 학교 교육을 받는다. 학교 교육을 받는 이유는 어른이 되었을 때, 사회에 잘 적응하고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목적이 있다. 다른 사람을 헐뜯기 위해서가 아니라 포용하고 사랑하기 위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우리가 배운 교육은 그런 게 아니다. 네 의견이나 생각이 ‘틀린’ 게 아니라 나와 ‘다르다’는 걸 배워야 한다. 수십 명, 수백 명의 의견을 듣고 생각하고, 그것을 정리해서 나만의 가치관, 세계관을 바로 세우는 교육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공장에서 똑같이 찍어내는 상품과 같은 교육을 받았다. 사람은 상품이 아니다. 사람은 영혼을 지닌 존재이다. 그러기에 똑같을 수도 없고 똑같아서도 안 된다. 그래야 인류가 더 발전할 수 있다.

‘정답은 하나’라는 사고를 버리고, 다양성을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생각이 깊어지고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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