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박영선 청문회 거부 선언…내로남불 위선자의 대명사, 자진 사퇴해야”
한국당 “박영선 청문회 거부 선언…내로남불 위선자의 대명사, 자진 사퇴해야”
  • 정성남 기자
    정성남 기자
  • 승인 2019.03.27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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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청문회, '10시간 공방'…유방암→황교안 →파행으로 종료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후보자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 인사청문회에서 답변을 하고 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후보자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 인사청문회에서 답변을 하고 있다.

[정성남 기자]자유한국당이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를 거부하겠다고 선언하고, 저녁 시간대 청문회에 참여하지 않았다. 청문회는 한국당 의원 없이 40여분간 더 진행되다 종료됐다. 

한국당 소속 산업통산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들은 27일 저녁 8시쯤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과거 청문회에서 자료 제출 안 한다고 닦달하며 공격수로 날고뛰던 박 후보자가 오늘은 안하무인 수비수로 일관하고 있다"며 "내로남불, 위선자의 대명사가 된 박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거부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자료 제출 거부는 물론이요, 남에게는 엄격하고 자신에게는 한없이 자비로운 내로남불의 이중성과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고의적으로 핵심을 흐리는 불성실한 답변 태도 등으로 장관 후보자답지 못한 수준 낮은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회에서 보여줬던 정의로운 박영선은 이제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 확실히 확인된 만큼 이런 청문회를 계속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본다"며 "후보자는 더이상 청문회를 농락하지 말고 자진 사퇴하라"고 덧붙였다. 

앞서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박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에서는 오전, 오후 내내 자료 제출 여부에 대한 야당 의원과 박 후보자 간의 공방이 오갔다. 

이 과정에서 야당의 질의에 대해 박영선 후보자가 반발하고, 이 같은 답변 태도를 놓고, 한국당 의원들과 박 후보자의 설전이 이어지면서, 청문회가 잠시 정회되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윤한홍 의원이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게 보낸 서면 질문 일부.
자유한국당 윤한홍 의원이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게 보낸 서면 질문 일부.

박영선 "황교안에 김학의 CD 보여주며 임명 간곡히 말려"

한편 박영선 중소기업벤처부 장관 후보자가 이날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정 성접대 의혹과 관련해 최초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에게 문제의 동영상 시디를 직접 보여주며 문제점을 미리 알린 바 있다고 폭로했다. 

박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의 질의에 당시 상황을 공개했다. 

이 의원은 박 후보자가 김 전 차관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이었음을 거론하며 "그때 성폭력 내지 성매매 의혹들을 밝혔어야 했는데 법사위원장으로서 일을 제대로 못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박 후보자는 "그렇게 지적하니 (그) 말씀도 맞는 것 같다"고 운을 뗐다.

박 후보자는 "김학의 차관이 임명되기 며칠 전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국회에 왔던 날 국회 법사위원장실에서 따로 뵙자고 했다. 만나서 제보 받은 동영상 시디를 앞에 꺼내서 '제가 동영상을 봤는데 몹시 심각하기 때문에 이 분이 차관으로 임명되면 문제가 굉장히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제가 야당 법사위원장이지만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간곡하게 건의하는 것'이라고 말씀 드렸다"고 밝혔다.  

박 후보자의 답변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검증 당시 문제가 없었다'고 일관해온 주장을 반박하는 발언으로 한국당 측의 강한 반발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당시 김 전 차관 건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던 점은 황교안 장관이 검찰총장 또는 서울경찰청장을 통해 수사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고 이에 황 장관이 청와대 말을 듣고 비호했다는 의혹도 있는 것 아니겠냐"고도 했다.

박 후보자는 "당시 법사위원장으로서 상황이 어떻게 됐는지를 다른 사람보다는 소상히 알고 있다. 오늘 청문회에서 말씀드리기엔 방향이 좀 다른 것 같아서 기회가 되면 소상히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에 대한 질의는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순서에서도 이어졌다. 

박 후보자는 '황 전 장관이 동영상 시디를 줄 수 있느냐는 말씀이 없었느냐'는 질문에 "당시 시디를 조금 봤더니 여성이 보기에는 너무 부적절해 저는 보다가 말았다. 그걸 제일 많이 본 분은 박지원 대표"라고 답했다. 

박 후보자는 이어 '황 전 장관이 해당 CD에 대해 처음 들어보는 듯한 느낌이었나'라고 묻자 "인지하고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두주먹 불끈 /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후보자가 2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답변 태도를 문제삼는 야당 의원들의 성토를 들으며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두주먹 불끈 /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후보자가 2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답변 태도를 문제삼는 야당 의원들의 성토를 들으며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유방암 질문에 청문회 아수라장...박영선 모멸감 느껴

한국당 윤한홍 의원은 이날 '후보자가 과거 부부동반 황제 골프를 쳤다', '그간 친일했다고 한국당을 비판했으면서, 후보자 남편도 일본에 집을 샀다'는 등의 주장을 폈다. 윤 의원이 후보자의 '유방암 시술'을 서면 질의한 데 이어 "후보자가 호화급 수술을, 특혜진료를 받았다는 제보가 있다"고 말하자, 박 후보자는 참지 않고 반박했다.

박 후보자의 답변에 인사청문회장은 일순간 소란스러워졌다. 박 후보자가 이날 자유한국당(한국당) 측 의원들의 의료정보 관련 자료제출 요구에 "이건 의료법상 개인정보다, 질의에 성차별적 요소도 있다"라고 맞서면서다.

박 후보자는 이게 인쇄물 책자로 만들어지면 전국에 다 돌아다닌다. 저는 그 서면 질의를 보는 순간 이건 여성에 대한 성차별, 섹슈얼 해래스먼트(sexual harassment:성희롱)라고 느꼈다." "모욕적이다. 제가 (윤한홍 의원님께) 전립선암 수술했다고 말하면 어떻겠나."라고 맞섯다.

그러면서  "의원님이 정말 (제가 파악하는 것과) 다른 목적으로 그 질문을 하셨다면, 질문의 형태와 문장을 바꿨어야 한다. 서면 질의 자체는 개인에 대한 모욕"이라며 맞섰다. 박 후보자는 "민주당 여성의원들이 성명 내겠다는 걸 제가 참아달라고 했다. 그 정도로 분개한다"는 말과 함께,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서로에 대한 존중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윤 의원의 질의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에 대해 이철규 한국당 의원은 "동물이 뭔가 동물이. 동료 의원의 질의가 동물 수준이라는 거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이종배 의원도 "후보자 청문회 자리다. 질의에만 답변하고, (자료 제출에 대해) 가슴에 손을 얹고 반성해 보라"고 맞섰다. 곽대훈 한국당 의원도 "동료의원에게 전립선 운운하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어떻게 그렇게 말하느냐"며 "사과하십시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질의를 두고 여야 의원들 간 서로 삿대질을 하며 목소리가 높아지는 등 양측 간 뜨거운 논쟁이 계속되자, 위원장인 홍일표 한국당 의원은 "후보자 답변을 강요할 수는 없다"며 결국 30분간 정회를 선포했다.

정회 직전 "후보자 태도에 문제가 있다. 안 맞으려 애쓰지 말고 좀 맞으시라"는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의 지적에 박영선 후보자는 "알겠다"라고 답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한편 이날 인사청문회 정회 직후, 민주당 여성의원들은 '후보자 자질검증과 무관한 ○○암 수술 질문, 인권침해이자 여성 모독'이라는 제목의 공동성명을 냈다.

이들은 '여성의원 일동' 명의 성명을 통해 "이는 눈을 의심케 하는 정보 요구다. 자질과 연관성 없이 개인 사생활을 침해할 뿐 아니라 사람에 대한 기본 예의조차 없는 비상식적인 태도"라며 "여성에 대한 모독이자 인권침해이다. 검증을 가장한 모욕주기를 당장 멈추라. 한국당 의원의 수준 낮은 자료 요구에 강한 유감을 표하며, 인권 침해와 여성 모독에 대해 사과하길 바란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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