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바램은 '어머니의 미소'
첫 번째 바램은 '어머니의 미소'
  • 없을무
    없을무
  • 승인 2019.03.26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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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을 맞아보니...고향에 계시는 엄마가 생각난다.

고생만 하신 엄마...불쌍한 내 엄마.

여자로서 어머니로서 가엽기만 내 엄마.

나의 가장 큰 응어리이자 내 생의 가장 큰 채무이자

지금까지 나를 이끌게 온 한 여자..그건 어머니다.

초등학교 저학년때는 경제적 여유로움이 있었는지

보이스카웃 유니폼을 입고 환하게 웃는 내 사진이

있다.

가난에 익숙해져 버린 나는 그 사진을 볼 때마다

항상 긴가민가 하면 고개를 갸웃 거려본다.

보일러 수리일을 하시며 든든한 가정이셨던 아버지..

어렸을 적 아버지는 늘 일에 바쁘셨고

돌아오는 길에는 허연 김이 모락 올라오는 통닭 두마리를

사들고 오셨다.

아버지를 생각하면 통닭만이 생각난다.

IMF 사태가 터지기 전이었다.

아버지는 전보다 더 바빠지셨지만

가난이 시작되었다.

식당일로 새벽부터 나가시는 엄마의 뒷모습..

것도 운이 좋아 이른 아침에 깬자의 복으로 보는

엄마의 모습이다.

그러다 아버지의 자본금이 회수가 안되고

(지금생각해보니 어음이지 않았을까?)

친척분들에게 상환 압박을 받기 시작하시면서..

엄마의 삶은 모든 가난을 홀로 싸워나가는 전사로

살아가신다.

식구들의 잠자리,먹거리,옷거리,많은 생계를 홀로

남의 집 식당일을 하시며 최근까지 일 하셨다.

헝클어진 머리..

퉁퉁 부어 구부러지지 않는 손가락 마디

150센티도 안되는 작은 키임에도 허리 부종으로

잘 앉지도 못하신다.

엄마에게만 나는 시큼한 냄새...땀인지 식당 기름냄새인지..

변변찮지 않는 솜패팅에 묻어나는 때들..

여자로서 모든 삶을 버리고서 어머니의 삶만을 지독히도

고집하신 내 엄마...

그런 엄마가 나이를 드시고 아프시다.

더이상 일을 하실 수 없을 정도로 몸의 부종과 디스크를

안고 사신다.

지금 엄마에겐 시큼한 냄새가 대신 시원한 쿨파스 냄새가

풍긴다.

하루라도 빨리 내 엄마에게 환한 미소를 선물 할 수있는

경제적인 여유로움이 생겼음 좋겠다.

엄마가 그렇게 가고 싶어하는 따뜻한 나라로의 여행

보내드리고 싶다.

오늘도 엄마에게 전화를 걸면 너무나도 태연한 목소리로

잘 지낸다고..하나도 아프지 않다고...멀쩡한 척..

내 걱정만 하는 엄마.어머니...

나의 첫 번째 바램은 엄마가 정말 행복해졌음 좋겠다.

더이상 희생만 하시는 어머니로서의 삶을 놓고

늦게라도 꽃놀이에 꽃단장하며 소녀처럼 여자처럼..

사셨음 하는 바램이다.

늘 죄송하다는 마음으로..오늘도 열심히 살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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