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덕의 등산재구성] 등산이 다른 취미와 다른 점은 무엇일까요?
[김진덕의 등산재구성] 등산이 다른 취미와 다른 점은 무엇일까요?
  • 김진덕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3.19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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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이 다른 취미, 다른 스포츠와 다른 부분이 무엇일까? 여러가지가 있을텐데 제일 대표적인 것은 꼽으라면, 양을 헤아릴 수 없는 책의 발행이라 본다. 다른 분야에서는 일반인들이 자기의 취미관련해서 책을 내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나 등산은 다르다.  산은 묘한 공간이라 오로지 자기만의 체험이 생겨나고 그 체험을 책으로 세상에 선보이고 싶게 한다. 서점에 미쳐 꼽히지도 못하는 산행기 또는 산행문학이 엄청나다. 

그러나 그 특별한 체험을 '재미삼아' 한 권 내는 것하고,두권 세권 늘려가는 것하고는 다르다. 한국에는 세권을 너머 다섯권도 넘는 산서를 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 도대체 그들은 독자들이 갈급해 하지 않는 산서라는 분야에서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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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서'라는 개념을 여기서는 대충 두리뭉실한 개념으로서 산에 관한 글이라 전제하고 이야기를 전개해볼까 한다. 한국에서 좀 특별한 산서 저자들이 있다. 그 중에 '다작'의 작가들을 우선해서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다작의 기준을 자의적으로 5권이라고 보고자 하는데 이에 해당하는 저자들을 한명한명 언급해 보고자 한다.

산서의 독자층이 박한 현실을 감안하면 5권 이상 출판했다는 것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초판도 다 소화해 내지 못했을 것이다. 수지타산이 맞아 계속 출판사의 청탁을 받아 펴낸 경우가 그리 많지 않을거라는 거다. 

재미로 한권이면 모를까, 잘 '팔리지도 않을 책'을 그것도 3권도 아니라 5권이란. 그 뒤에는 현실적인 문제에 고민하고, 자괴감과도 수없이 싸웠을 것이다. 그런데도 무엇이 그들을 이끌어 줄기차게 책을 세상에 선보이게 했을까. 이는 어쩌면 도시에 등을 보이고 산으로 향하는 산악인의 정체성(?)과도 맥이 통하지 않을까 싶다.

그 중에 한상철 산악시조시인이 있다. 그는 엄홍길과 같이 거봉산악회 소속이었고, 서울시 산악연맹에서 오랜기간 이사로 봉사를 하고 국내산행은 물론이고, 해외에도 총 33곳을 등반 및 트레킹을 했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2001년  세상에 최초로 '산악시조'집을 선보인다. 그리고 내내 산을 주제로 해서 8권의 시조집을 발행했다.

알다시피 산행시집은 적지 않다. 마찬가지로 산과 시조를 결합시하는 것 역시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주목하는 것은 나의 능력과 관심을 벗어나기도 하지만 그 문학적 성취가 아니다. 어떻게 계속해서 책을 펴낼 수 있었을까라는 그 묵직한 '고집 또는 뚝심'이다. 그리고 책의 물성(物性)도 관심을 끈다. 대부분의 산행시집이 보급판 형식인데 그의 책들은 한결같이 양장본이다. 이또한 현실적으로 비용 부담을 높였을 것이다.

저자에 의하면 그는 한국 최초로  '산악시조'의 용어 정립과 개념 도입을 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책 산중문답(2001년, 삶과 꿈)이 공식적으로 한국 최초의 산악시조집이 될 것이다.

이듬해 그는 두번째 산악시조집으로 '산창'(삶과 꿈)을 세상에 선보인다.

2004년에는 세번째 산악시조집으로 외국의 고산명봉을 담은  세계산악시조  "산정만리"를 펴낸다.

문학인이 아닌 까닭에 시조에 대해서 뭐라 말할 수는 없는 터이고, 다만 표지와 간단한 코멘트를 할 뿐이다. 어쩌면 정통 시조시인들도 '산악'시조에 대해서 어쩌면 마찬가지 입장에 놓여있지는 않을까 싶다.

2009년에는 저자에 의하면, '우리나라 최초'의 선시조집이라고 하는 "선가"를 역시 '삶과 꿈' 출판사에서 펴낸다. 신선이 사는 곳이 명산이라는 옛말이 있듯이, 이 시조집 역시 산을 다른 방식으로 변주한 시집일 것이다.

2015년에는 수서원 출판사에서 한시집 '북창'을 낸다. 북창이라는 말은 백거이의 절창 '북창삼우(北窓三友)에서 딴 게 아닐까 싶다. 그의 책 대부분을 소장하고 있을텐데, 책장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서 확인을 못하겠다.

2016년 도서출판 수서원에서 세계산악시조 제 2편으로 "산정무한"을 선보였다.

고등학교때 정비석의 금강산 탐승기인 '산정무한'을 통해 알게 된 말인데, 한자로 읽게 되니 그 뜻이 더 오롯해지는 것 같다.

그는 최초로  '풍치시조'(風致時調)라는 용어를 정립하고,  남한의 승경지를 집대성한 "명승보"를 2017년 수서원에서 발행한다. 아마 풍경, 정경, 조망 등과 유사한 단어일텐데 풍치시조라는 말도 듣고 보면 하나의 범주가 될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작년에는  '한국 최초의 산악시조사전'이라고 자임한 "한국산악시조대전(부제 산음가(山吟歌))를 선보이면서 자그마치 8권의 산서를 세상에 선보이게 된다.

등산이 다른 취미 다른 스포츠와 다른 부분은 적지 않다. 자기의 체험을 오롯이 세상에 책으로 선보이고 싶어하는 점이 그 첫째라 본다.  그런데 산서는 시민대중들이 쉽게 사서 읽는 그런 분야의 책이 아니다. 따라서 다작의 저자들에게는 현실적으로 얼마나 어려움이 있었을까. 그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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