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길들여 온 것
나를 길들여 온 것
  • justy
  • 승인 2019.03.19 2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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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가 대중화되던 80년대 후반 제가 처음 접한 컴퓨터가 XT 버전이었습니다.
하드도 없고 플로피 디스크로 간단한 게임이 가능한 운영체제가 도스 버전 컴퓨터의 가격이 그때 돈으로 90만원 정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에 비하면 만원에도 사지 않을  컴퓨터가 그 당시에는 신기하기만 했었죠...

더군다나 도스 명령어를 사용하기 위해 컴퓨터 학원도 돈내고 다녔으니 그 돈으로 삼성전자 주식을 사놨으면 지금 몇천만원은 되어 있으리라는 생각을 하면서 웃곤 합니다.
그 다음에 나온 컴퓨터가 AT 버전, 하드 디스크가 20M 였습니다. 그것도 신기해하고 자랑하면서 또 사고 ...  이런 식으로 지금까지 계속 컴퓨터를 구매하면서 살다가 어느 순간 컴퓨터 통신이라는 것이 나오고 모뎀을 통해 통신을 하고 친구와 바둑을 두고 하면서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계속 투자를 했습니다. 이런 호기심이 우리의 IT 산업을 이런 수준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다가 언젠가부터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가 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인터넷 포털이라는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매체가 생기면서 우리의 삶의 많은 부분을 지배하고 있는 듯합니다. 그 무렵부터 종이 신문 대신 포털의 뉴스를 보면서 흥분도 하고 슬퍼도 하고 분노도 하고 일부 세력들이 뉴스를 독점하고 여론을 만들어가던데서 각자의 의견을 제시하고 여론을 만들어가고 급기야 개인 미디어 방송 시대가 되었습니다.

인터넷 매체는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환경과 전쟁과 폭력과 기아 문제에 관심을 갖게 하고 공감하게 하고 때론 하나로 뭉쳐서 사회나 체제를 바꾸기도 하는 마술적인 힘이 있어 더 빠져드는 듯합니다. 이런 시스템의 긍정적인 발전앞에 우리는 길들여지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더불어 우리 몸은 많은 시간을 사이버 세계의 수월성과 자극적인 요소 앞에 자신도 모르게 노예처럼 되어가는 듯도 합니다. 오늘도 눈을 뜨고 컴퓨터 앞에 앉거나 휴대폰을 잡으면 각종 미디어와 뉴스안에서 희노애락을 느끼는 것을 보면 사이버 세계에 길들여지고 있는 것이겠지요.

 거기에는 욕망을 자극하는 여러 미디어들과 자본주의의 아이템들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빠져들어 어느 순간 나 자신이 매여가고 있는거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해보기도 합니다.
그래서 요즘은 일부러 멀리 해보기도 하고 몸이 할 수 있는 것에 시간을 더 투자해보려고 합니다. 어찌보면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일수도 있지만 뒤쳐지지 않을 정도로만 따라가려 합니다. 길들여지지 않으려는 것이 잘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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