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도서관 까페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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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yju
    Heyju
  • 승인 2019.03.21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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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꺼내 읽은 헤밍웨이 단편선

이번주 주말에 딱히 갈 곳을 정하지 않았다. 

매주 어딘가를 정해놓고 가기가 보통 부지런한 성격이 아니면 참 힘든일이다.

아침에 모닝커피와 초코식빵 한 쪽을 먹는다.

모닝 커피는 여전히 몬테알레그레 싱글오리진이다.

매번 먹던 식빵보다 오늘은 초코식빵으로 주말 기분 좀 내볼까. 

 

책을 펼친다. 작년에 읽었던 헤밍웨이 단편선이다.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1926)” 로 데뷔해 “무기여 잘 있어라(1929)”로 전세계 반향을 일으킨 후 "노인과 바다(1952)"로 퓰리처 상 수상에 이어 노벨 문학상까지 수상한 어니스트 '훼밍웨이'의 단편집이 20개 정도 실려있는 책이다. 회사에서 집에서 시간이 날때 조금씩 읽어가기에 적당한 책인듯. 

접혀있는 부분을 펼쳐본다. 제일 인상적이었던 단편이었다.

헤밍웨이 단편

[깨끗하고 밝은 곳]

세계문학전집 민음사

노인은 밤바다 깨끗하고 밝은 까페 테라스에서 

영업시간이 끝날시간 새벽 3시까지

브랜디를 마신다. 

취하면 돈을 내지않고 그냥 가버리는 버릇이 있어서 

웨이터들은 그를 경계한다.

얼마 전 자살을 시도하려다가 조카 손에서 살아난 

그 노인은 재산이 많았지만

가족없이 조카와 둘이 살고 있다는 내용은

웨이터들의 대화속에서 알 수 있다.

이제 막 결혼한 젊은 웨이터는 

조금이라도 집에 빨리 가고픈 마음에 

노인이 밤새 술을 파는 

술집(보데가)으로 빨리 가기를 바란다. 

반면에 또다른 나이 많은 웨이터는 

그 노인의 삶을 연민한다.

집 주변에 도서관 까페가 생겼다고 딸이 얘기해줬다. 평소 북까페에 대한 관심으로 도서관 까페로 향했다. 북카페와는 다르게 두 시간에 4천원 지불하고 조용히 책을 읽거나 공부하는 까페다. 아메리카노는 무료제공이다.

입구에서 보이는 책 들, 내 자리에서 보이는 책의 벽장식, 옆에서 솔솔 불어오는 따뜻한 가습기의 공기. 조용하고 아늑한 이곳이 우리동네에 생겼다니 참으로 기뻐하지 않을 수 없다.

 

집에서 읽다 멈춘 훼밍웨이 단편집을 다시 펼친다.

나이 많은 웨이터의 혼자말에 

노인을 공감하는 내용들이 나온다. 

밤새 열려있는 바(보데가) 보다는 품위 지키며 

밝고 깨끗한 카페에서 있고 싶은 인간의 본능을 말한다.

삶이 허무하게 지나가버렸고 오직 필요한 것은 

밝은 불빛과 어떤 종류의 깨끗함과 질서라는 것을. 

[깨끗하고 밝은 곳] 단편에 이어 [오늘은 금요일] [도박사와 수녀와 라디오] 를 읽어나간다. 헤밍웨이의 독특한 필치 '하드보일드 문체'가 이런 느낌이라는걸 새삼 알았다. 어렸을때는 이해하지 못하고 조금 어려워서 이런 필치의 책은 손에 대지도 않았는데, 이런 느낌이구나.

헤밍웨이는 구체적인 상황과 인물의 행동을 건조하고 사실적인 분위기로 묘사하면서도 인물의 내면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는다고 한다. 표면적인 사건 묘사를 통해 인물의 심리를 유추할 수 있도록 하는 이러한 스타일은 오 헨리등과 더불어 헤밍웨이를 미국 단편소설의 중요 작가로 자리매김하는데 기여했다고 한다. 

커피가 아직 남아서 도서까페에 진열된 책을 골라 읽는다.

'우리가 행복해질 시간은 지금이야'

'죽고싶지만 떡볶이는 먹고싶어' 책과 유사한 필치. 

나이가 들어서인가.. 내가 10대와 20대에는 위안을 받았겠지.. 이젠 공감 100%는 아닌듯 하다.
살아보니까, 힘들어도 잘 이겨내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더라.

순간의 위로는 위로가 되지만 자칫 잘못 생각하면 계속 스스로를 위로하려는, 스스로 합리화하려는 그런 마음이 들 수도 있다. 

아무튼 책 제목은 정말 마음에 든다.

지금 행복하면 매일 행복해지고, 작은 일에도 감사하게 생각하면 행복해지고,

가끔 예기치 않은 힘든 일을 만나게 되도 벽을 넘으면 더 행복해질 수 있다는 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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