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길들여진 것 -안방극장 'TV'
내가 길들여진 것 -안방극장 'TV'
  • 송이든
    송이든
  • 승인 2019.03.18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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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에 언제부터 '안방 극장'으로 자리잡으며 TV가 들어 왔는지 알 수는 없으나, 내 삶에 들어온 지는 꽤 된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만화나 애니메이션으로, 성장해서는 청춘드라마나 영화에, 그리고 이제는 좀 다양하게 접하면서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리모컨을 누릅니다.

집안 일을 끝내 놓거나 퇴근해 오거나, 쉬는 날이거나, 소파에 앉으면 뭐 생각하고 말 것도 없이 TV전원을 켭니다.

한 번은 TV없이 지낸 적도 있는데 이상하더라구요.

마치 금단현상처럼 너무 무료하고 지루하게 느껴졌답니다.

젊었을 때 정말 '모래시계'라는 드라마가 갖는 힘은 대단했습니다. 퇴근시계라고 할 만큼이었죠.

그렇듯 미니시리즈나 연속극에 빠지면 정말 일주일을 그 드라마로 모든 소통이 이루어 지게 됩니다. 모든 대화의 중심이 됩니다.

저는 일일연속극이나 막장드라마, 주말드라마는 보지 않지만 제가 선호하는 작가의 드라마는 본방사수할만큼 열정적이죠.

김은숙작가와 노희경작가의 드라마를 굉장히 많이 사랑합니다.

김은숙작가의 판타지같은 스토리와  그 안에 녹여있는 사랑의 메시지가 참 좋습니다.

아직도 판타지소설을 좋아해서인지 몰라도 '도깨비','시크릿 가든'도 너무 좋았고, '태양의 후예','미스터 션샤인'도 무지 무지 좋았습니다.

나를 매혹시키는 드라마나 미니시리즈가 보통 20회 안팎으로 방송되는데 그걸 매주 기다리며 일주일이 훌쩍 지나갑니다.

드라마를 보는 즐거움에 길들여져 시간가는 줄 모르고,끝나면 아쉬워 또 다음 주를 기다리는 게 나도 모르게 삶처럼 스며들었죠.

 

그래서 나름 자제하려고 TV를 잘 안보려고 하지만 김은숙작가와 노희경작가의 드라마는 내 의지를 꺽어 놓기 충분하죠.

너무 오래 길들여진 거죠. 어쩌면 드라마에 나오는 캐릭터에 몰입하면서 때로는 공감하며 때로는 상상하며 때로는 거부하며 감정을 순환시키고 있는 것이라 봅니다.

그저 아무 일도 일어날 것 같지 않는 내 감정에 물기가 생기게 되고, 감정에 파동을 만들며 타인의 삶을 통해 내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것으로도 드라마는 날 너무 많이 길들여놨네요.

앞으로도 놓고 싶지 않은 부분이기도 합니다.

인간애가 있는 존재로, 공감자극을 통해 성장하고 싶은 아줌마는 아직도 TV에 앉아 있습니다.

요즘은 크게 기대치를 끌어당기는 드라마가 없어 영화에 치중하고 있기는 하지만 우리는 안방극장에게 완전히 길들여져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7시, 9시 뉴스에 어김없이 TV를 트는 아버지처럼, 8시 주말드라마에 TV안으로 들어갈 것 같은 엄마처럼 다들 길들여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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