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 혁명과 블록체인 기술 그리고 암호화폐
4차 산업 혁명과 블록체인 기술 그리고 암호화폐
  • 박다빈
    박다빈
  • 승인 2019.03.18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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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관련 정책에 관하여

   내가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듣기 시작한 것은 작년이다. 그리고 지금 우리나라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제도 마련의 문턱 위에 서 있다. 

   4차 산업혁명과 연관된 분야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분야는 단연 암호화폐 아닐까. 그 인기가 호응을 기반으로 했든, 부정이나 거부나 우려를 기반으로 했든, 암호화폐는 최근 몇 년 간 국내를 여러 번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내 개인적인 느낌으로, 정치권에서는 암호화폐를 그다지 달가워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그 대표적인 예로, 일각에서 암호화폐 거래 금지를 추진하기도 했다. 

2017년 12월 11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기자 간담회에서 비트코인 거래 전면 금지를 포함한 규제안을 검토 중이라고 발표했다. 그 이튿날인 2017년 12월 12일에는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 및 우리은행 가상계좌 폐지 및 신규 발급 중지 조치가 시행되었다. 이후에는 주요 거래소 가장계좌 발급 중지 시행령이 떨어졌고, 2018년 1월 11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암호화폐 거래소 폐지 특별법을 예고하였다. 암호화폐를 둘러싼 전쟁이 한바탕 일어났다. 암호화폐를 단순 투기로 보는 사람들이 급증했고, 암호화폐 투자자의 많은 수가 시장을 떠났다.

   

   나는 암호화폐 시장 규제를 극단적으로 찬성하지도 않고 극단적으로 반대하지도 않는다. 암호화폐 시장이 제도권으로 들어오려면, 어느 정도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보는 입장일 뿐이다. 따라서 암호화폐 관련 정책도 유연하게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완전 금지냐, 완전 자유냐, 하는 이분법적인 사고보다는 '어디에 어떤 규제가 얼마나 필요한지'에 대한 정교한 합의 마련과 조속한 법안 시행이 요구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시대적 변화의 흐름을 막을 수 없다면, 그 흐름 유입에 현명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신용 화폐 제도의 신용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는 이 시대에 디지털 화폐로의 화폐 개혁은 필연적인 일인지도 모른다. 2008년 미국의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시작된 금융 위기 직후에 비트코인이 등장한 것은 우연이 아닐지도 모른다. 나는 무엇이 어떻다고 단정적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그저 수많은 가능성에 마음을 열어 두고 있을 뿐이다. 

   인터넷이 세상에 처음 등장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인터넷을 비웃었다고 한다. 그런데 인터넷 분야의 성장 가능성에 마음을 열어 둔 기업들은 커다란 기회를 얻었다. 모든 처음은 처음이라 불안정하고 기이하고 얼마간의 거부감을 일으킨다. 그 처음을 받아들이거나 거부하는 것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다. 좋고 나쁨의 문제가 아니다. 각자의 선택이 있고 그 선택에 따른 결과가 있을 뿐이다.

   암호화폐를 둘러싼 논쟁들을 볼 때마다 나는 코닥을 생각한다. 필름 카메라 회사였던 코닥은 디지털 카메라 시대의 흐름을 따르지 않기로 한 결과, 시대의 뒤꼍으로 물러났다.

   물론, 디지털 카메라 시대가 열렸다고 해서, 코닥이 필름 카메라 제조를 완전히 버릴 필요는 없었다. 코닥이 두 종류의 카메라를 병행 생산하며 회사의 추구 방향에 따라 그 생산 비중을 달리했다면 어땠을까. 암호화폐 시대가 열렸다고 해서, 국가가 자국의 화폐 제도를 당장 버리거나 그것에 대한 위협을 느낄 필요도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도입과 대체는 다른 문제니까. 

   현재 여러 국가에서 암호화폐를 자국의 법정화폐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몇몇 국가, 몇몇 주에서는 암호화폐를 개인의 자산으로 공식 인정한다. 이러한 허용과 인정은 확산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진행 속도는 점차 빨라지고 있다. 자율주행차, AI, 사물인터넷 등의 기술 개발 속도는 경이로울 지경이다. 모든 기술이 그러하듯, 암호화폐 기술도 거듭된 보완과 발전을 거치며 기술적 정교화를 꾀하고 있는 듯하다. 정부나 기관 차원의 유연한 대처가 따른다면, 어쩌면,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국가 반열에 오를지도 모른다. 우리나라에는 그러한 잠재력이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아직 늦지 않았다. 우리나라 IT 강국이라는 말 전부 옛말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4차 산업혁명을 통해 구축되는 초연결 사회의 근간이 되는 통신 산업, 우리가 잘하는 분야다. 눈앞의 이익보다는 시대적 흐름과 가치에 비중을 두어야 할 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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