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 새해맞이 베트남 다낭 여행기 - 2일 (3) 틴퉁 바구니배
여행 : 새해맞이 베트남 다낭 여행기 - 2일 (3) 틴퉁 바구니배
  • GiRes
    GiRes
  • 승인 2019.03.10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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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웠던 오행산을 뒤로 하고 우리는 다음 여행지로 출발한다.

베트남의 차량제한 속도는 우리나라에 비해 낮지만 (시속 60km 인것으로 알고 있다), 처음에만 느린것 같지 금새 익숙해 져서 별로 느리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크게 속도를 내지 않고 안정감있게 움직이는 버스의 바깥을 보면 어딘지 모르게 우리나라의 시골 풍경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특히 가끔 큰길 바로 옆에 넓다란 풀밭이 있고, 그 위에서 커다란 소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는 모습을 보면 우리나라와 비슷한듯 보이면서도 다르게 보인다.

하지만, 그러다가 시커먼 물소 같은게 길가에서 풀을 뜯고 있는게 눈에 띄면 새삼스레 "아~ 여기 진짜 외국 맞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버스로 이동하는 중, 가이드가 바쁘게 관광객들에서 홍보물을 나누어 준다. 옵션 상품 설명서다.

패키지 여행중에는 여행중 이용가능한 옵션 항목들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다낭 여행에는 이 옵션의 종류가 좀 많은 편이었다. 다낭 여행 하면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것들이 거의 다 옵션일 정도였다.

그러니, 다낭 패키지 여행을 하시는 분들은 출발하기전에 기본으로 포함된 항목과 옵션 항목을 잘 살펴보고 옵션 상품을 이용할 경우 드는 비용도 잘 계산해서 출발하시길 바란다.

현지에서 옵션 상품은 카드 결재도 어려워서 거의 현금으로 바로 지급해야 하므로 잘못하면 돈이 없어서 옵션에 참가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길수 있다.

물론 옵션 참여는 강제가 아니므로 하기 싫으면 안하면 그만이지만, 옵션 코스를 사용하지 않는 관광객은 그냥 버스에서 3~40분 정도를 멍하게 기다려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우리의 경우 옵션 코스를 다 이용하면 여행 경비가 3~40% 정도 뻥튀기가 되지만 그렇다고 안하기엔 여행의 반을 버스안에서 보낼것 같아 어지간한 것은 그냥 다 해보기로 했다. 돈 아낀다고 버스에만 있을 생각이라면 아예 여행을 떠나지 않았겠지... 하지만, 옵션 같은걸 끼우지 말고 처음부터 여행 경비해 포함 시켰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 한다.

버스로 이동 시간이 그다지 길지 않은 관계로 우리들은 그야 말로 후다닥 옵션 상품 참가 여부를 결정하고 가이드에게 결재까지 끝마쳤다. 옵션 상품 중 일부는 미리 예약가지 해야 하는 경우가 있어서 서둘러야 했던것 같다.
 
그렇게 번갯불에 콩구워 먹듯 옵션 상품을 결정하고 버스에서 내렸다. 
 

이번 여행지는 틴퉁이라는 곳. 여기는 실제로는 어촌 마을이지만 우리나라 관광객은 바구니배를 다러 많이 방문하는 곳이다.

가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이 바구니 배에도 사연이 많은데...

월남전 때 수많은 외국 군인들이 베트남에 왔었고 그중에서도 한군 군인들도 많이 있었는데 한국군이 베트남에 머물면서 낳은 아이들, 즉 "라이따이한" 들은 미국이 패전하면서 한국군은 그대로 퇴각할때도 아버지를 따라가지 못하고 그대로 베트남에 남게 되었다고 한다.

문제는 미국이 승전이라도 했으면 모르겠는데 패전하고 물러갔으니, 같은 동맹군인 한국 군인의 아이들은 사실상 그 나라의 적의 아이들인 셈. 그런고로 베트남 사람에게서 배척받는 그들은 제대로된 직장도 가지지 못하고 어렵게 살게 되었다는데,  그런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베트남 사람들은 잘 하지 않는 힘든 일인 사공이나 관광객을 상대하는 일 같은 것이었다고 한다.

가이드가 역사 학자도 아니고 정확한 사실인지는 모르겠으나, 패전한 외국 군인들의 자손들이 베트남에 버려졌다는 어두운 역사는 실제로 있었던 일이고 그들이 격었을 어려움은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는다.

암울한 베트남전 얘기를 들으며 마을 안으로 들어간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관광지로 조성된 곳인 듯, 드물게 일반 가정집 같아 보이는 집에 몇 채 있기는 했지만 거의 대부분이 식당과 상점들로 이루어진 곳이었다.

강가에는 바구니 배 선착장(?) 같은곳이 꽤 많이 있었는데, 이곳에 처음 도착했을때 느낌은 당혹감이었다. 사방에서 한국 노래가 들려 온다. 순간적으로 여기가 베트남인지 한국의 어떤 관광지에 있는지 혼동이 올정도 였다.

과연 다낭에 한국 관광객이 많다고 하더니, 정말 그렇다는 것을 실감 할 수 있었다.

당혹감을 뒤로하고 우리는 바구니 배에 올랐다.

한국노래가 우렁차게 울려 퍼지지만 실제 그 곳에 일하시는 베트남 분들은 한국말을 거의 못하므로 주의 할 필요가 있다. 그야말로 손짓 발짓과 대충 눈치로 배에 타야 한다. 손을 내 저으면 건드리지 말라는 얘기고, 구명조끼를 주면 그걸 입으라는 얘기다. 어차피 많은 의사 소통이 필요하진 않기 때문에 배 타는데 별 문제는 없다.

바구니 배는 보기엔 어린애들이 장난으로 만든 장난감 같아 불안해 보이지만 막상 타보면 제법 안정적이었다. 금방이라도 뒤집어 질것 같지만 같은 배에 탄 사람끼리 대충 무게 중심만 맞으면 그 뒤론 어지간이 거칠게 몸을 움직여도 꿈쩍도 하지 않는다.

우리가 구명 조끼를 입고 배에 타자 사공이 천천이 노를 저어 강을 거슬러 올라 간다. 강 위에는 강이 비좁아 보일정도로 많은 바구니 배가 강을 따라 움직이고 있다.

배는 사공 혼자서 노를 젓는것에 비해 생각보다 은근히 잘 나간다.

참고로 바구니 배는 나무을 얼기 설기 얽어서 만든 배인데 신기하게도 물이 새지 않는다. 그 비밀은 배의 바닥에 덕지 덕지 발라놓은 정체 불명의 물질에 있는데... 저것 소똥이라고 한다.

소똥으로 물을 새지 않게 막을수 있다는게 신기하게 느껴지지만, 의외로 소똥의 효과가 좋은듯 정말 한시간 가까이 배를 타고 있는 동안 물한방울 새는것을 볼수 없었다.

사실 이때까지는 바구니 배가 별로 재미 없었다. 그냥 물위에 바구니 타고 떠있는것 뿐이었으니까.

그런데, 좁은 물길을 지나고 보면 조금 상황이 달라진다.

강이라기 보다는 호수에 가가운 넓은 공간이 나타나는데, 정말 가슴이 탁 틔이는듯 속시원한 느낌이 났다.

강 건너편에 보면 마을이 보이는데, 저곳이 진짜 베트남 사람들이 사는 곳인것 같다. 이곳이 어촌이라고 하는데 저곳에선 물고기를 잡고 이곳은 관광객이 관광을 하는 지역으로 구분해 놓은 것 같다.

패키지가 아니라 자유여행이었으면 저 마을에 한번 둘러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쪽 마을까지 가보지 못하는 것은 아쉽지만, 탁 트인 공간에서 바닷바람(?)을 쐬는것도 나름 괜찮았다.

배를 다고 물위를 떠도는것만이 다가 아니다, 이 호수에는 군데 군데 바구니 배를 타고 쇼를 보여 주는 사람들이 있다.

둥글게 생긴 바구니 배의 특성상 한자리에서 빙글 빙글 돌기가 쉬운데 저렇게 빠른 속도록 배를 돌리면서 금방이라도 배가 뒤집어 질듯 말듯 묘기를 부려 준다. 물론 재미있게 봤다면 1달러 정도 팁을 주는게 예의. 자신이 직접 건네 주어도 좋고, 그게 어렵다면 자신이 탄 배의 사공에거 1달러짜리 지폐를 주고 주고 싶은 사람을 손짓으로 가르켜 주면 노에 1달러 자리를 붙여서 그 사람에게 건네 주니 사공에게 부탁해도 된다.

저렇게 묘기를 부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강 군데 군데 노래방 기계를 가져다 놓고 열심히 한국 노래를 열창하는 사람도 있다. 이 머나먼 외국에서 흥겨운 한국 트로트를 강 한가운데서 들을수 있다는게 황당하긴 하지만 생각보다 꽤 잘 불러서 의외로 볼만하다.

관광객 중에서 흥이난 사람이 베트남 가수(?)랑 같이 열창을 하기도 하는데, 자칫 심심할 수도 있는 뱃놀이가 흥겨운 춤판이되는지라 꽤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다. 여기가 베트남인지 한국 관광지인지 헷갈리는 부작용이 있기는 했지만...

여기도 재미있게 구경했다면 1달러 정도는 팁을 주는게 좋다. 저 분들도 저 강 한가운데서 무료로 봉사를 하는것은 아닐테니 말이다.

대략 30분 정도 강바람을 맞다 시간이 되면 슬슬 하나둘씩 원래 선착장으로 돌아간다.

요란한 트롯트가 울려 퍼지는 호수에서 벗어나 강 안쪽으로 들어서면 잠시나마 조용한 정적이 찾아 온다. 이럴때 베트남 사공과 간단하게나마 얘기를 나눠 보고 싶지만... 아뿔사... 난 베트남어라곤 한마디도 모른다.

그 사람도 한국말이라곤 전혀 모르고, 혹시나 싶어 영어로 얘기를 해보지만 역시나 서로 거의 못알아 듣는다.

간간히 눈치껏 알아 들은것이라곤 뒤에 따라오고 있는 배의 사공이 자신의 아들이라고 자랑스럽게 얘기 했다는 것 정도? 사실상 서로 자기 할말만 하고 서로 못 알아듣고 있었겠지만 그나마 몇마디라도 나눠 본것에 만족한다.

어쨌든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라 나름대로 치열하게 살고 그 나름대로 평화로운 곳인것 같다.

사실 개인적으로 바구니 배는 별 기대 없이 이왕 베트남에 왔으니 한번 타보자고 간 것이었는데, 생각보다는 꽤 재미 있었다.

처음에는 한국 트롯트가 시끄럽게 울려퍼지는 것이 별로 맘에 안들었는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그게 없었다면 너무 심심한 뱃여행이 되었을것 같다. 어느 정도는 시끌벅적해야 관광지가 아니겠나?

다시 또 가자면 안갈지 모르지만, 베트남에 처음와서 바구니 배를 안타본 사람이라면 한번쯤 가보는것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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