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덕 칼럼] 일제 때 부산 동래 온천장의 한 풍경 이야기입니다.
[김진덕 칼럼] 일제 때 부산 동래 온천장의 한 풍경 이야기입니다.
  • 김진덕
    김진덕
  • 승인 2019.03.09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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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등산뺏지와 관련이 깊은 일본의 등산뺏지도 모으는 데, 그 중에 이런게 딸려 들어왔다.

뾰족뾰족 침봉 앞에 역시 탑 또는 석등처럼 생긴게 있어 일본의 어느 산일거라 짐작만 했다. 그러다가 한 지인이 이렇게 알려주었다.

뱃지에 새겨진 산 모양은 산이 아니라 일본 3대 정원 중 하나인 가나자와 겐로쿠엔(兼六園) 내의 소나무가 겨울 폭설에 부러지지 않게 한 유키쓰리(雪吊)와 공원 내 등롱인 고토지토로우(徽軫灯籠)를 형상화 해 놓았네요.

여기서 '일본의 3대 정원', 가나자와의 '겐로쿠엔' '유키쓰리' 그리고 '고토지토로우'라는 걸 알게 되었다. 구글 검색을 해보았더니 과연 이렇다.

유키쓰리는 이렇게 생긴거라는 걸 알게 되었다. 아예 우산처럼 막지 않고 이렇게 하니 뭔가 예술품같기도 하다.

설견등롱(雪見灯籠- 발밑의 눈을 조심하라는 뜻?)이 변화한 것인데, 밤에 물에 비치는 등불을 감상하는 용도라고 한다.  대체로 3개의 다리로 조성하는데 이것은 2개이고, 한쪽이 언제인가 부러져서 바위위에 걸터놓게 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무지개다리와 등롱 그뒤에 있는 늙은 단풍나무 3종 세트로 되는 게 감상을 하거나 카메라에 담는 대표적인 앵글이라고 한다.

지에는 단풍나무 대신에 호수 저편의 소나무가 담겨 있는 거라 하겠다.

이정도로 만족하고 말았는데.....

일본인이 쓴 '한국온천 이야기'라는 책에는 일제가 본격적으로 조성한 부산 동래 온천장 이야기가 들어 있지 않을 수 없겠다. 온천장을 대표하 봉래관 온천여관에 관한 이야기가 있는데.

대마도 출신으로 미곡 수출로 떼돈을 벌어 논을 샀는데, 그 논에서 뜨거운 물이 솟아나오자  온천을 만든게 유래라고 한다.  봉래천 여관은 전형적인 일본의 온천장 여관 스타일로 5동의 여관 건물 중에는 조선인용 온돌방으로 된 건물도 있었다. 

일본에서 수입한 나무로 정원을 조성하고, 인공호수도 만들어 뱃놀이를 즐길 수 있었는데, 그 인공호수는 상당히 아취가 있었다고 한다.

씻는 것을 싫어하고, 맨살을 내보이는 걸 꺼려했던 조선인 양반들 둘이 호수 이쪽에 앉아 있다. 그들에게는 얼마나 '낯선 이국적인' 장면이었을까.

그런데 뺏지를 통해 고토지토로우(徽軫灯籠)를 안 이상  여기서도 같은 모양의 등이 눈에 띠지 않을 수 없다. 책에는 이 석등이 후쿠시마에서 가져온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상세히 적혀 있다. 

온천장을 찾은 이들은 밤에 산책하다가 호수변에 앉아 어른어른  등불이 물에 비치는 것을 감상하였을 것이고,  밤배놀이를 할려고 들면 등대나 선착장 노릇도 했을 것이다. 그들이 '아취'라고 한 것은 바로 이런 것을 말할 것이다.

이렇게 해서 '알아도 별 쓸데없는' 잡스러운 식민지 조선 이야기 한토막을 또 하나 얹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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