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게는 소소한 행복들이 몇 가지 됩니다. 세월이 흐르는 동안 차곡 차곡 쌓여가는 수첩이 있습니다.
버리려고 해도 몸에 밴 습관은 쉽게 버려지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내게 휴대폰에도 메모리 할 수 있는 공간이 많이 있는데 꼭 수첩에 적는 저를 아날로그 세대라 하기도 하지만, 휴대폰 분실이나 고장으로 저장된 기록들을 살리지 못할 아쉬움이 더 크기 때문에 수첩을 활용합니다.
휴대폰안에 있는 사진도 USB로 종종 옮겨 놓고는 합니다. 만약을 대비해서이죠.

저의 가장 즐거움 중의 하나가 영화감상인데요. 그동안 봐 온 양이 많다보니 기억력의 한계를 가지고 있는 만큼 영화를 볼 때마다 수첩에 적어두는 게 습관처럼 자리 잡았습니다.
이상하게 어떨 때 영화를 보다 보면 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영화가 수두룩 하거든요.
그러나 이렇게 기재해 놓으면 왠지 나의 역사같은 느낌이 들어 참 좋습니다.
일기는 컴퓨터에 적어도, 왠지 영화는 이렇게 수첩에 적어두는 것이 저의 사소하고도 작은 행복입니다.
보통 5년주기로 한번씩 수첩을 바꾸는 것으로 치면 제가 본 영화는 2000편을 넘겼는데, 아니 그 이상이 되겠네요.
수첩에 적은 걸 가만히 보면 5년 주기로 내가 영화를 보는 취향도 많이 변했다는 걸 느낍니다.
젊었을 때는 액션이나 범죄, 스릴러, 판타지를 좋아했던 것 같고, 요즘은 세계 각국의 영화로 다양해졌거든요. 그러니 영화를 선택할 수 있는 폭도 넓고 너무 좋습니다.

뉴질랜드, 인도, 프랑스, 덴마크 등 세계 각국의 문화나 이념들을 영화를 통해 보는 것이 나름의 즐거움이기도 하고, 시야를 넓히는 데도 도움을 주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느 새 영화를 보는 눈도 스토리가 아닌 인간에게 초점이 맞추어지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영화는 내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나이대에서 보느냐에 따라 같은 영화도 참 다르게 다가옵니다.
분명히 30대 본 영화를 40대에 봤을 때 영화가 완전히 다르게 다가오는 걸 느끼고 나서,
저는 별표로 꼭 표시를 해 놓습니다.
이걸 꼭 나중에 다시 보라고 미래의 나에게 주는 약속같은 것이죠.
지금은 이해 안되어도 인생을 더 산 미래의 나는 그걸 이해하게 될 거라 믿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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