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갇혔던 '전기차 충전콘센트', 규제샌드박스 통해 빛 볼 듯
규제갇혔던 '전기차 충전콘센트', 규제샌드박스 통해 빛 볼 듯
  • 이정민
  • 승인 2019.03.06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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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이 6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ICT 규제 샌드박스 제2차 심의위원회 개최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장될 뻔 했던 벤처기업의 기술이 2년만에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상용화' 빛을 보게 됐다. 

6일 열린 규제샌드박스 심의위원회에서 '임시허가' 조치를 받고 전기자동차 충전을 위한 '스마트 콘센트' 상용화를 하게 된 '스타코프'의 안태효 대표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이번에 통과된 스타포크의 '스마트 콘센트'는 가정이나 아파트주차장, 건물외벽 등에 있는 일반 콘센트에 스마트 콘센트를 꽂으면 전기자동차를 충전하고 제대로 과금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술이다.

전기자동차 차주 입장에선 집이나 회사에서 편리하게 충전할 수 있다. 건물관리인 등은 '도전(전기를 몰래 사용하는 일)'을 방지하면서 합당한 비용을 받을 수 있다. 안태효 대표는 당장 1만대의 전기자동차를 충전할 수 있는 물량을 공급할 수 있다고 했다. 현재 국내 운행되고 있는 전기자동차는 약 5만대 정도다.

'스타코프'는 이 기술을 지난 2017년초에 개발했다. 하지만 현행 전기사업법은 플러그 형태의 전기차 충전설비를 갖춘 경우에만 전기차 충전사업자로 등록할 수 있어, 스타코프가 개발한 기술을 상용화하면 '위법'이다. 또 현행 계량에 관한 법령상 '전기차 충전용 과금형 콘센트'의 형식 승인을 위한 기술기준도 없었다. 그렇게 2년의 시간이 흘렀다.

안 대표는 "회사 연매출은 연 2억~3억원 수준인데 그동안 연구개발비로 약 20억원을 쏟아부었다"면서 "시장성 높은 기술을 개발하고도 상용화 하지 못한 지난 2년이 참으로 고통스러웠다"고 회고했다.

자동차관리법이나 계량법 등 규제와 제도가 발목을 묶은 것도 답답했지만, 이보다 더 안 대표를 속터지게 했던 것은 부처간의 '밥그릇 싸움'이었다.

안 대표가 스마트 콘센트에 대한 임시허가를 신청한 것은 이번 규제샌드박스가 처음이 아니다. 이미 정부는 2014년 제정한 'ICT융합특별법'을 통해 혁신 기술은 규제를 받지 않고 선도적으로 상용화하는 임시허가 조치를 시행하고 있었다.

안 대표 역시 ICT융합특별법상 임시허가 조치를 지난 2년간 신청했다. 그런데 허가심사를 담당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서로 관할싸움을 벌이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스타코프가 짊어져야 했던 것.

콘센트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넣어 전기사용량을 자동과금하고 과금이 없을 때는 자동차단하는 기술을 넣었기 때문에 안 대표는 이를 과기정통부에 신청했다. 그런데 산업부가 '자동차 산업은 산업부 관할'이라며 어깃장을 놓은 것이다. 거대 부처가 니것, 내것 싸우는 사이 세월은 하염없이 흘렀고 스마코프의 스마트 콘센트는 석연찮은 이유로 임시허가 신청에서 탈락했다.

안 대표는 "규제를 시행하는건 소비자 보호나 대기업 횡포 방지 등 분명 이유가 있고, 이를 영세 벤처기업에게 무조건 풀어달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며 "또 이미 정부가 규제 완화를 위해 각종 방책을 마련해둔 것도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 "규제 해소책도 부처간 의견이 달라 혁신기업에게 혜택이 돌아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번 규제 샌드박스에서는 지난 1차 심의에 이어 2차 심의에서도 누락된 블록체인 기술업체 '모인'이 있다. 과기정통부는 "금융위원회와 함께 '금융샌드박스' 기준을 새롭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모인'에 대한 심사는 일단 연기한다"고 밝혔다. ICT융합특별법도, 규제샌드박스도 해결하지 못하는 '부처간 신경전'은 여전히 존재하는 셈이다.

안 대표는 "휴대폰이 고장나 통신사에 전화하면 '그건 단말기 문제니 삼성에 전화하세요'라든지, 네트워크 본부나 영업본부 이리저리 다시 전화해보라고 하지 않는다"면서 "고객센터에서 원스톱으로 처리하고 업무 조율은 내부에서 알아서 하는데, 정부가 민간의 이런 원스톱 시스템을 조속히 도입해야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타코프가 개발해 이번에 규제 샌드박스를 통과한 '스마트 콘센트' (스타코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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