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철의 유통칼럼(1) 추석은 택배전쟁
권순철의 유통칼럼(1) 추석은 택배전쟁
  • 권순철
    권순철
  • 승인 2009.09.2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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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추석이면 온다는 사람만 있지 언제 온다는 얘기는 없어 동네 어귀에서 서성이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 당시는 대부분의 가정이 대가족을 이루고 있던 시절이라 마냥 기다리는 것도 또 다른 재미였던 시절이었다.

시대가 변하면서 가족의 형태도 많이 변했다.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핵가족에서 1인 가족으로 가족의 구성원 수는 줄고 가정은 늘어났다. 1인 가족이 급속도로 늘고 있지만 흥미로운 점은 이들도 조사해 보면 가족지향성이 매우 높게 나온다는 것이다.
이들에게 가족이란 어떤 의미일까? 메마른 가슴을 채우고 지친 몸을 달랠 수 있는 것이 가족이 아닐까?

1년 중 가장 풍성한 시기가 추석이다. 예로부터 오곡이 풍성해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여유가 있다. 직접 들고 가서 고마움을 전하던 것이 이제는 택배를 이용하고, 전화로 대신한다는 것이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가장 바쁜 사람들이 있다. 이들에게 바쁘다는 것은 풍요이겠지만 감당할 수 있는 풍요가 풍요라고 되받는다. 택배업계추산 올추석 물량이 1억개 이상 쏟아질 것이라고 한다. 작년에 8천 개였던 것을 감안하면 대략 30% 정도 늘어난 물량이다. 대형택배사 빅4(대한통운, 현대택배, 한진, CJ GLS)가 1년에 소화하는 물량이 1억 5천개 내외인 것을 감안하면 굉장한 물량이다. 연휴 3~4일 전부터는 택배물량을 받지도 않고 배송만 해도 벅차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택배사들은 연휴 1달 전부터 비상이란다.

택배사들이 처리할 수 있는 한계를 넘을 경우 서비스는 기대했던 것보다 낮아질 수밖에 없다. 배송기일은 평소보다 조금 더 걸릴 것이고, 물건은 좀 덜 조심스럽게 다뤄질 것이다. 이럴 경우 냉동을 요하는 제품이나 깨지기 쉬운 것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부득이 그런 물건을 보내야 할 경우에는 좀더 포장에 신경을 써야 하고, 냉동제품은 드라이아이스를 넣는다든가 하여 유통 기한을 조금 더 길게 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기분 좋아야 할 추석 선물, 감사의 마음을 전해야 하는 추석 선물이 부서지고, 상해서 왔다면 어떤 기분일까? 기분 좋은 선물이 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건강하세요.’가 나와야 할 입에서 짜증 섞인 말이 나오지 않을까?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란 말처럼 모두가 풍성한 한가위가 되었으면 한다.
 

<고품격 경제지=파이낸스 투데이> FnToday=Seoul,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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