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성매매집결지 선미촌 어떻게 되나?
전주 성매매집결지 선미촌 어떻게 되나?
  • 이미소
  • 승인 2019.03.03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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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 성매매집결지인 선미촌 내 공원에서 펼쳐지고 있는 마을잔치/뉴스1 ⓒNews1

"성매매 집결지인 선미촌이 있습니다. 전면 개발방식으로 거기에 빌딩 몇 개 지어서 건물 가지고 있는 사람들한테 '빌딩 다 줄 테니까 빨리 끝내자' 하면 아주 쉬운 일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좋은 기억이든 나쁜 기억이든 기억과 흔적을 남길 공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선미촌을 예술촌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입니다. 지난해 선미촌 내 건물 두 채를 사서 하나는 예술가들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었고, 하나는 공원을 만들고 있습니다. 최근에 건물 하나를 더 샀는데 거기에는 현장시청이 들어갑니다. 선미촌 하나 때문에 서노송동 전체가, 원도심 전체가 굉장히 슬럼화되고 시민들의 삶도 피폐해졌습니다. 선미촌도 60년 만에 새로운 변화를 맞게 됐습니다.”

김승수 전주시장이 2017년 1월 '아시아 문화심장터 프로젝트' TF팀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한 말이다.

김 시장은 특강에서 성매매 집결지인 선미촌을 성매매를 하는 곳이 아니라 예술인들이 창작활동을 하고 시민들이 편하게 찾는 문화예술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다만 굴착기로 밀어붙여 없애는 전면 개발방식이 아니라 건물을 하나씩 사들여 공원과 예술공간 등으로 만들면서 변화를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서노송예술촌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2017년 2월 아시아 문화심장터 프로젝트 TF팀을 대상으로 특강을 하고 있는 김승수 전주시장

 

 


2년이 지난 지금 선미촌은 어떤 모습일까. 김 시장의 구상대로 변화가 생겼을까.

전주시가 조사한 선미촌 영업현황을 보면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21개 성매매업소에서 30명의 여성이 영업을 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주시가 서노송예술촌 프로젝트를 준비하던 2014년 12월에 조사한 49개 업소, 88명과 비교하면 27개 업소, 58명이 줄어든 수치다.

4년 사이에 업소는 42.8%, 성매매여성은 34.0% 수준으로 감소했다. 성매매여성 3명 중 2명이 선미촌을 떠난 셈이다.

임청진 전주시 도시재생과 서노송예술팀장은 "올해 들어서는 더 줄어 영업을 하다 말다 하는 곳을 모두 감안하면 하루 평균 15곳가량이 영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시 서노송예술촌 프로젝트 디자인 '선미, 다시 살다'

 

 


이런 변화의 바탕에는 기본적으로 성매매특별법이 자리하고 있지만 전주시의 서노송예술촌 프로젝트가 결정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전주시는 서노송예술촌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선미촌과 그 주변 지역 약 11만㎡의 부지를 대상으로 소로 개설, 골목경관 정비, 도로 정비, 문화예술복합공간 조성, 주민공동체 육성 등 다양한 도시재생 사업을 벌이고 있다.

2017년 착수된 이 프로젝트에는 2020년까지 국비 30억원과 시비 44억원 등 총 74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선미촌이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전주시는 2017년 선미촌 내에 정원을 만든 데 이어 올해 1월에는 '물결서사'라는 이름의 예술도서 전문책방을 열었다. 선미촌 내 건물을 사들여 한 사업들이다.

선미촌 귀퉁이에 있던 현장시청도 최근 선미촌 한복판으로 옮겼다. 현장시청은 서노송예술촌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서노송예술팀 직원들이 근무하는 곳이다.

 

 

 

 

 

 

 

여기에다 소통협력공간인 서노송 리빙랩과 업사이클센터, 문화예술복합공간 조성 등 서노송예술촌 프로젝트와 연계된 사업들이 착수됐거나 곧 착수될 예정이다. 이들 시설 부지 역시 이미 확보된 상태다.

지난해에는 성매매업소 중 한 곳에서 '예술촌칡냉면'이라는 간판을 내건 냉면집이 문을 열었다. 이 냉면집은 선미촌 성매매업소 업종 전환 1호점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어둡고 단절된 선미촌이 밝고 열린 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는 것이다.

김 시장은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2017년 9월 경기 수원에서 열린 '2017 아시아 인간도시 수원포럼'에 이어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열린 '2018 아시아미래포럼'에서 선미촌 문화재생 사례를 소개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순탄한 과정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선미촌 성매매업소 업주들은 2017년 7월 현장시청이 선미촌으로 들어오자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곧바로 성매매 여성들과 함께 시청 앞에서 '죽음으로 생활터전 지키겠다', '전주시장 각성하라', '생존권을 보장하라'는 글이 적힌 피켓을 들고 집회를 열기도 했다.

 

 

 

 

 

 

전북 전주시청 앞 노성광장에서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는 선미촌 성매매여성들

 

 

선미촌에서 성매매가 완전히 사라질 수는 있을까. 현재 전주시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임청진 팀장은 "서노송예술촌 프로젝트가 차근차근 추진되면서, 또 그 내용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선미촌을 찾는 남성들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면서 "결국 문을 닫는 업소도 늘어날 수밖에 없고, 2020년까지는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2020년은 서노송예술촌 프로젝트가 끝나는 해다.

전주시는 이와 관련해서 성매매를 포기하고 자활을 원하는 여성을 돕기 위해 생계비와 주거비, 직업훈련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내년까지 2년 동안 현재 선미촌에 남아 있는 여성 30명의 자활을 돕는 계획과 예산도 세워 뒀다.

1950년대에 생긴 선미촌이 서노동예술촌 프로젝트를 꺼내 든 김 시장의 구상대로 60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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