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만족감
100% 만족감
  • 박다빈
    박다빈
  • 승인 2019.02.26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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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쿠코 매거진 <산문>

   내가 만든 어떤 결과물이 내 마음에 100%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그것을 하나의 완성이라고 인정한 후 다음 삶으로 넘어가는 연습을 하는 것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종종 했다. 그 생각은 결국 그런 연습을 하는 날들로 이어졌고, 지금의 나는 '하고 덮고 넘어가기'를 최소한은 할 수 있는 사람이 된 것 같다.

   예전에는 내가 뭔가를 계속하고 있는 한은, 그러니까 내가 활동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 한은, 나 자신이 절대 정체되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그 믿음은 허상이었다. 나는 쳇바퀴라는 흔한 관념을 떠올리지 못한 채, 같은 자리를 빙빙 돌며 자꾸 100%를 추구했다. 이 일에서 100% 만족감을 얻어야 이다음 일을 하겠다는 마음으로 살았다.

   어떤 사람들은 실제로 자기가 한 일들의 큰 부분에서 100% 만족감을 얻는다. 그들의 100% 만족감이란, 자신의 결과물에 대한 좋은 평가에서 오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스스로의 값진 노력을 온 마음으로 인정하고 축하하며 스스로에게 건네는 선물 같은 100% 만족감이었다. 자기 자신의 최선을 두고 진심으로 기뻐할 줄 아는 자들이 누릴 수 있는 100% 만족감. 그들은 타인이 자신의 결과물을 0점짜리라 해도 거기에 상관 않고 유쾌하게 만 점짜리 자신을 부둥켜안았다. 그러면서 수고했다고, 진짜 잘했다고 다정하게 속닥거렸다.

   그런데 당시의 나는 그 정도로 자신에게 너그럽지 못했다. "다한 거야? 이만하면 잘했네. 그래 이제 다른 걸 한번 해 보자!"라고 스스로에게 말해 주지 못했다. 자꾸 그 일을 더 잘할 수 있다고만 했다. 그 '더 잘'이라는 것은 때마다 더 높은 퀄리티를 가리켰다. 하여 나는 계속 한 군데에 빗물처럼 고여 있으면서 한 가지 일에만 몰두했다. 어디로도 흘러가지 못한 채로. 내가 나를 가두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내가 말하는 100% 만족감이라는 것이 진짜 어디에서 오는지 모르고. 그저 결과물을 더 잘 만들기만 하면 그것이 언젠가 생길 줄로만 알고.

   자기 자신의 생이 만들어 내는 모든 피조물들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고 그 자체로 최선을 함유하고 있다는 것을 진실로 받아들이지 못했던 나는, 알 수 없는 곳에서 100% 만족감이라는 것이 뚝 떨어질 줄로만 알고, 계속 그것을 기다렸다. 나는 내 밖에서 그것을 찾았다.

   나에 대한 만족감이 내 밖의 뭔가로부터 올 거라고 생각한다는 게 지금은 우습고 황당한데, 그때는 아무것도 웃기거나 황당하지 않았고, 아무것도 자세히 생각되지 않았다.

   정체에 대해 제대로 배우기 위해 나는 멈추어야 했다. 나는 부산하고 어수선하며 불평이 잔뜩 담긴 동작을 멈추고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어디에서 얼마나 온 건지 살피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내가 얼마나 비현실적인 완벽을 추구하며 살았는지 알게 되었고 '하고 덮고 넘어가기'가 '이거 대충, 저거 대충'이랑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나는 나라는 인간의 잠정적인 한계를 받아들이는 법을 익혀 나갔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지금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분류하는 법을 공부하면서. 그 분류를 하지 못했기 때문에 내가 갈 수 없는 곳으로 나를 보내려고 나 스스로를 자꾸 강압하며 주저앉혔다는 사실과 마주하는 일은 힘겨웠지만 단기간의 각성을 일으켜 준 소중한 경험이었다.

 

   내가 오늘 나 스스로에게 느끼는 100% 만족감이 내 인생 전체에 대한 100% 만족감일 필요는 없다는 사실과 만났을 때 나는 머리에 구멍이 뚫리는 것 같다고 느꼈다. 그 상상의 구멍 밖에서 차갑고 신선한 바람이 불어와 내 안의 모든 고열을 가라앉혔다. 나는 부분적인 100% 만족감들을 기념품처럼 모아 나가며 생을 일구어 나가도 된다는 것에 전율했고 안도했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100%를 다루는 것이 생각보다 까다로운 일이며, 그 까다로운 일을 잘못할 때 내가 얼마나의 위험에 처해질 수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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