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가 본 최고의 힐링 여행지
내게 가 본 최고의 힐링 여행지
  • 송이든
    송이든
  • 승인 2019.02.25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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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조가 아름다운 순천만
 
누구에게나 통념으로 설명할 수 없는 자신만의 크기나 무게가 있습니다.
그저 사소하거나 일반적인 것이라 할지라도 자신에게는 그 사소함이 결코 사소함이나 일반적이지 않은 소중한 가치로 남겨진 것 말입니다.
 
밥을 먹은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누구와 같이 밥을 먹었느냐에 따라 그 밥맛이 좌우되고, 술을 마신 자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누구와 같이 술을 마셨냐에 따라 그날 내가 마신 게 우정이고 사랑이고 인생이 되는 것입니다.
그게 내가 존재했다는 삶의 의미를 부여해 주기도 합니다.
여행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어떤 상황에서 맞이하느냐에 따라서, 내가 어떤 마음으로 받아들이냐에 따라서, 누구와 어떤 의미를 담았느냐에 따라서, 또 그 여행길에  담았던 풍경과 내 마음의 담긴 감정에 따라 그 크기는 오랜 세월이 지나도 줄어들지 않습니다.
내게는 그 곳이 순천시에 있는 순천만입니다.
 
내게는 잊을 수 없는 명소중의 하나입니다. 넓게 갯벌이 형성되어 있고 거대한 갈대 군락지가 펼쳐져 있습니다. 가을 어느 날, 우울증으로 힘들었던 내가 선택해서 다녀온 곳입니다.
그 갈대사이를 걸으면서 바람을 움켜쥐고 흔들리는 갈대밭은 정말 환상적이었습니다.
정말 그 어떤 풍경보다 아름다웠습니다. 이런 그림을 연출할 수 있는 곳이 여기말고는 없을 듯 합니다. 왜 여자를 흔들리는 갈대에 비교했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저 형상을 보고 그리 말한 것이겠지요. 하지만 바람이 있어야 흔들리지 않겠어요. 혼자서 무슨 재주로 흔들리나요? 갈대가 바람에 흔들리기에 아름다웠습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밭은 듬성듬성난 다른 곳의 갈대밭과 비교할 수 없이 거창하고 빼곡하게 들어앉아 있습니다.
그 속을 유유자적 신선처럼 걸어다닐 수 있게 해 놓았습니다.
연인이라면 가족이라면 다들 감성의 감탄사를 자아내고, 우울증도 살랑살랑 갈대바람에 마음을 맡기고 시를 적어내릴만큼 감성적이게 했습니다. 
 
갈대밭을 지나 용산전망대에 올랐습니다. 
운동차원에서 갈대밭 사이로 난 길을 걸어 용산 전망대로 오르는 길은 운동부족인 내게 조그마한 산을 오르는 기분처럼 가뿐했습니다.
전망대에 올라 와 보니, 사진전문가들인지 사진동호회인지 딱 봐도 비싸보이는 카메라들을 설치하고 해가 모습을 드러내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한 컷을 담아내기 위해서 말이다.
갈대밭과 순천만 일대를 다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곳입니다. 이곳에서 접한 일몰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순천만 일몰이 유명한 이유를 한 눈에 알 것 같습니다.
갈대밭과 순천만을 물들이는 이 아름다운 낙조를 감상하기 위해 이 많은 이들이 올라왔나 봅니다.  저 한 순간을 찍기 위해 저 사진장비들을 이고 여기까지 왔음을 이해하고도 남았습니다.  S자 곡선을 그리며 흐르는 물줄기와 갈대밭 낙조가 어우러진 풍경은 자연이 선물하는 최고의 풍경이 아닐까 합니다. 그 S자 물길위로 가로질러가는 배는 마음의 물결을 만들듯 낙조와 함께 내가 온 이곳을 물들였습니다. 회색빛 내 우울증도 붉게 바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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