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미션 - 이만한 중매쟁이 대한민국에 또 있을까요?
만남 미션 - 이만한 중매쟁이 대한민국에 또 있을까요?
  • 오수정
    오수정
  • 승인 2019.02.22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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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가끔 컴퓨터가 고장나면 회사와 연결된
업체에 전화를 걸어 이야기를 하면 사람이 오는데

주로 아르바이트를 하는 젊은 청년이 사무실로 방문하여
살펴봐주고는 하였지만 그날은 나이가 지긋하신 분이 내 책상 컴퓨터를
점검하러 나오셨다.

이런 저런 상황이야기를 하다가 결국 하드웨어를
수거해 가지고 가서 고쳐와야 된다고 하여서

그래 주십사 하고 삼일 후 고쳐진 컴퓨터 하드웨어를 
받았는데 삼일 전의 나이 지긋하신 분이 가지고 오셔서는

'당신 아드님이 대기업 L사에 다니는데 33살노총각'이라면서
괜찮은 아가씨가 회사에 있다면 소개해 달라시며
당신은 빌딩을 가진 부자라고 하시면서
명함과 아드님 사진을 보여 주시고 가셨다.

잠시 지인들 중에 20대 중 후반 누가 있을까 생각하다 곧 잊어렸다.

미국 어학연수를 마치고 사촌여동생이 귀국 후 
자신의 아버지 회사에 취직을 하여 말단부터 일을 배우고
1년이 지나 부서배치를 받고 정규직 사원이 되었는데

같은 부서의 팀장이 키 172CM의 모델같은 외모를 가진
사촌여동생에게 마음이 있었는지 한동안 친하게 지내다가
팀장이 어느날 갑자기 연락을 끊어버리고 사무실에서 마주쳐도
대면 대면하더니 사표를내고 회사를 나가 버렸다.

어느날 옆부서 여성팀장이 사촌여동생을 회사 빌딩 뒷편 계단으로 불러내어
하루도 안빠지고 "이회사에서 나가달라"며 협박을 하며
일전에 사표를 내고 나간 남성팀장이 사촌여동생때문에 
자신을 멀리한다면서 둘은 3년동안 사내 몰래연예를 해온 사이였다고 하였다.

양다리 오지게 걸친 양아치였던 것.

사촌여동생은 회사 사장인 자신의 부친에게 말도 못꺼내고
방황을 시작하며 술을 퍼마시기 시작하더니
매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술을 마시는 알콜중독자가 되어가고 있었다.

사람으로 부터 받은 상처는 사람으로 치유해야 한다고 하였으니
괜찮은 총각을 물색하다가 사무실 책상서랍에 덩그러니 놓여진
컴퓨터 수리 아저씨의 명함이 눈에 띄길래 망설이다 전화를 하여
컴퓨터수리 아저씨의 장남과 사촌여동생의 만남을 주선하였는데

총각도 키가 185CM나 되는 장신이니 일단 둘의 기장은 맞췄고
직접 한 두번 만나더니 성격이 맞지 않는다며 더이상 만나지 않는다고 하였다.

이후 사촌여동생은 주변의 모든 소개팅, 미팅을 전부 퇴짜를 놓고 
남성을 멀리하는 듯보였으므로 집안 어른들도 더이상 혼인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추운겨울 눈이 펑펑 쏟아지던날 회사 컴퓨터가 먹통이 되어
예의 컴퓨터 수리 업체로 전화를 걸어 사람을 불렀는데
나이가 지긋하진 그때의 그 아저씨께서 반가운 얼굴로
나를 쳐다보시며

"새악시 덕분에 내아들 장게가게 됐네~~고맙습니다, 처녀가
키도 크고 상냥해서 울집 마누라가 좋아 죽어요"

시어머니자리에서 그토록 사촌여동생을 마음에 들어 

하신다니 더할 나위 없다.

@@ 호박씨를 고단수로 깐 나의 사촌여동생은 
컴퓨터수리아저씨와 그집 장남의 작전에 말려서 

결혼에 골인하여 현재 만4살난 아들과 행복하게 살고 있다.

사돈어르신께서는 

자신의 빌딩에 컴퓨터 수리업체를
가지고 운영 중이셨는데 수년간 우리회사를 비롯한

동네 크고 작은 회사들의 컴퓨터 수리를 해 오시다가

보는 사람들을 붙잡고 직접 예비며느리 물색에 나서셨던 

것이다.

중장기적인 작전을 세워 노총각 아들을 결혼시키시고 

손주까지 보신 후 재작년 오랜 지병을 이기지 못하시고 소천하셨다.

사돈어르신께서는 병치레로 많은 빚을 지고 계셨지만 사촌여동생 내외는 

사돈소유였던 빌딩을 팔아서 빚을 전부 갚아드렸고 시어머니되시는 

사돈어른은 작은 평수의 아파트를 사드리고 재산상속을 마무리 하였다.

사촌여동생 부부에게 상속으로 남은 재산는 단 한푼도 없기때문에
형제간의 재산다툼 없이 조용하고 평화로운 장례식이 되었는데
더 놀라운 것은 사촌제부가 요즘 보기드문 인간성 제대로의
인간이라는 것이다. 

사촌제부는 집안의 온갖 궂은 대소사를 앞장서서 군말없이
일사분란하게 처리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사돈 장례식에서 
확인하게 되었고 

사돈어르신의 장례식에 오는 모든 하객들을에게 자상하고 배려심깊은 태도로
초지일관 장례식을 치루어 낸 사촌제부의 모습이 집안 전체에 소문이 날 정도로
성실하게 마무리까지 하였다.

사실 이모부는 소문난 짠도리시다.
딸이 시집가는데 월세부터 시작하라며 다쓰러져가는 13평 
귀신나올 것 같은 오래된 아파트에 살게 하였고
십원짜리 하나 도와줄 생각을 하지 않아 친척들에게 빈축을 샀다.

그래도 사촌제부는 언제나 해맑은 웃음으로 집안 행사에
나타나서 굿은 일을 말없이 하면서 어르신들의 칭찬을 받았다.

사촌여동생에게는 오빠가 한 명 있는데
욕심이 하늘을 찌르는 녀석이다.
툭하면 사촌제부에게 시비를 걸지만 사촌제부는 
한 마디로 일관한다.

"아버님 재산은 형님것이지 제것은 아닙니다, 자꾸 제 아내에게
잔소리 하시지 마십시오, 우리가정은 제가 잘 꾸릴테니
신경 안쓰셔도 됩니다."

올해 다섯살이 된 조카는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찾는다고 하는데 명절이 지났으니 잠시 잊어버리기는 하겠지만
이다음에 성장하면 조카를 태어나게 해준 할아버지를 기억해 줄까.

이만하면 저 중매 잘섰지요?

그런데 아직까지 이모부께서는 밥 한끼를 안사주시네요 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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