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정상회담을 낙관할 수 없게 하는 유일한 장애물
2차 북미정상회담을 낙관할 수 없게 하는 유일한 장애물
  • 김봉건
    김봉건
  • 승인 2019.02.11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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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미국이 오는 27일부터 28일까지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다. 우리나 북한에는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 구축이라는 오랜 숙원이 담긴 매우 긴요한 이벤트다. 이 행사가 코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기대감이 한껏 묻어 나온다. 우리나라 국민 10명 가운데 6명 이상은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성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고 봤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지난 8일 전국 유권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바에 따르면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핵문제 해결 등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62.5%로 집계된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이러한 긍정적인 기대와는 달리 정작 회담 당사국인 미국의 분위기는 사뭇 다른 듯싶다. 이번 회담을 둘러싸고 미국 정치권 내에서는 회의론이 가시지 않고 있다는 소식이다. 야당인 민주당은 물론이며, 여당인 공화당 내에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불거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현재 북한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가는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의 지적을 통해 확인된다.

그는 이번 회담의 “가장 큰 장애물은 신뢰 부족이 아니라 북한의 행동”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리고는 “경찰과 범죄자가 마주 앉는다고 할 때 북한은 ‘내가 오늘 은행을 안 턴다면 뭘 줄 거냐’고 묻는 범죄자와 같다. 잘못한 사람이 먼저 상대방에게 적대적 의도가 없다는 확신을 주기 위해 조치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마디로 말해 북한을 범죄자 집단으로, 그리고 자신들을 세계 경찰에 위치시켜놓은, 매우 거만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셈이다.

이번 회담이 중요한 건 자꾸만 말해봐야 입만 아픈 지경이다. 알다시피 지난 1차 회담 결과는 미국의 시각에서 볼 때 그들이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무수한 말만 앞섰던 빈손 회담이었다. 물론 우리가 바라보는 시각은 그와는 또 달랐지만 말이다. 완전한 비핵화까지는 아니었더라도 일정 수준에서의 실질적인 진전은 분명히 있었다.

ⓒ연합뉴스

미국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확인해야 하고, 북한 입장에서는 체제 보장은 물론이며, 경제 발전을 위한 미국의 후속 지원을 약속받아야 한다. 이러한 회담 결과는 무엇보다 우리에게 절실하다. 왜냐하면 북한과의 정전협정을 종식시키고, 항구적인 한반도의 평화체제를 구축해야 하는 당위성 때문이다.

만에 하나 이번 회담이 잘못될 경우, 즉 미국이 뜻하는 방향으로 이뤄지지 않게 된다면 어렵게 찾아온 기회는 자칫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엄연히 상존한다. 이번 회담이 갖는 양면성이다. 회담을 앞두고 살얼음판을 걷는 듯 조마조마함으로 다가오는 건 바로 이러한 점 때문이다. 회담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드러나지 않을 경우 우리나 북한에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공산이 크다. 이런 절박한 상황을 누구보다 잘 인지하고 있을 우리 정부 역시 물밑에서 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어쩌면 북한이나 미국보다 더욱 긴밀하게 움직이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지난 2016년 정점을 찍은 생산가능인구는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우리 경제의 체질은 어느덧 저성장 기조에 맞춰진 모양새다. 지금 같은 분위기라면 당분간, 아니 어쩌면 영원히 이로부터 벗어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래의 성장 동력 마련을 위해서라도 북한과의 평화체제는 어떻게든 구축되어야 하는 게 현실이다. 이번 회담의 성공 여부는 우리뿐 아니라 한민족 전체의 앞날을 좌우하게 될 큰 이벤트다.

하지만 미국은 애초 자신들을 세계 경찰로, 그리고 북한을 국제적인 범죄자 집단으로 낙인찍은 채 협상 테이블에 앉으려 하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제대로 된 회담 결과를 바란다는 건 지나친 욕심 아닐까? 그러니까 이번 회담에 대해 여전히 성공을 낙관할 수 없게 하는 처음이자 마지막 장애물은 모두 ‘미국’에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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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독 2019-02-12 23:50:18 (22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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