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의인들이야말로 진정한 슈퍼히어로
일상 속 의인들이야말로 진정한 슈퍼히어로
  • 김봉건
  • 승인 2019.02.06 1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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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집에 책을 많이 꽂아둘수록 사람들의 지적 능력이 향상된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호주국립대 사회학과와 미국 네바다대 응용통계학과 공동연구진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책을 읽지 않고 단순히 책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아이들의 학업 성적이 오르는 등 교육 성취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아울러 어린 시절 집에 책이 많이 있는 분위기에서 자란 성인들은 언어능력, 수학능력, 컴퓨터활용능력이 뛰어났으며, 그에 반해 책이 거의 없는 환경에서 자란 성인들은 읽고 쓰는 문해력, 수리력, 컴퓨터활용능력이 평균 이하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자, 이쯤 되면 비록 장식에 불과하더라도 가정 내에 책을 최대한 많이 모셔둘 충분한 핑계거리가 생긴 것 같지 않나요?

그런데 이와 일견 비슷해 보이는 효과가 또 있었네요. 다름 아닌 영화 속 슈퍼히어로의 이미지를 보면 타인을 돕는 배려와 희생정신이 더욱 강해진다는 연구결과인데요. 미국 버지니아 코먼웰스대학 연구진에 의해 입증된 결과입니다.

이에 따르면 스파이더맨이나 아이언맨 같은 슈퍼히어로 캐릭터의 이미지를 본 사람들은 평범한 사물을 본 사람들에 비해 친사회적 경향성이 더욱 짙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연구진의 실험을 통해 직접 입증됐는데요.

123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영웅 캐릭터 이미지와 중립적 사물 이미지를 보여준 뒤 어려움에 처한 이를 도와야 하는 가상 상황에 놓이게 하는 실험을 한 결과, 영웅 캐릭터 이미지를 본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대가가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타인을 돕기 위해 더 많이 나선다는 것이 확인된 것입니다. 자, 이쯤 되면 우리 스스로나 아니면 자식들에게도 슈퍼히어로 장르의 영화를 권장할 만하지 않은가요?

지난 2017년 11월 의암호에 승용차 한 대가 빠지는 긴박한 사고가 발생하였습니다. 당시 현장을 목격한 세 청년, 그들은 차가운 기온에도 불구하고 지체 없이 물로 뛰어들어 운전자의 생명을 구했습니다. 물론 당시 사고를 당한 차량 운전자와 이 청년들은 전혀 일면식도 없는 관계였습니다. 이들처럼 위급한 상황에서 헌신적인 도움으로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살려내는 미담이 간혹 알려져 얼음장 같이 차갑게 얼어있던 우리의 마음을 따스하게 녹여주곤 했는데요.

자칫 자신들까지 위태로워질 수 있는 긴박한 상황에서 어떠한 대가도 바라지 않고 쉽게 행하기 어려운 일을 선뜻 해낸 이들을 향해 우리는 서슴없이 의인이라 호칭합니다. 어려움에 처한 타인을 돕고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뿔뿔이 흩어져 일상으로 돌아가는 의인들의 뒷모습은 영락없는 영화 속 슈퍼히어로의 그것이었습니다.

지난해 11월에는 광주에서 불이 난 승용차에 운전자가 갇히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었는데요. 당시 길을 지나가던 시민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힘을 모아 운전자를 무사히 구출해냈습니다. 불이 난 지 5분도 채 안 돼 벌어진 일입니다. 긴박했던 순간, 위험을 무릅쓰고 한마음으로 구조에 나선 시민들 덕택에 인명 피해를 막을 수 있었는데요.

이분들을 향해서도 우리는 서슴없이 의인이라고 호칭합니다. 어떠한 대가도 바라지 않고 어려움에 처한 타인을 보면 그 자리에서 구조한 뒤 어느 순간 뿔뿔이 흩어져 일상으로 돌아가는 의인들, 사실 이분들이야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슈퍼히어로 아닐까요? 이런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사회는 한결 따뜻해질 것입니다. 우리가 슈퍼히어로 영화를 지금보다 더 많이 봐야 하는 이유로 충분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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