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레말큰사전 집필 사업의 성공을 기원한다
겨레말큰사전 집필 사업의 성공을 기원한다
  • 김봉건
    김봉건
  • 승인 2019.01.29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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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말모이>에서는 일제강점기 시절 우리말 사용이 엄격히 금지된 상황에서 조선어학회 회장 류정환(윤계상)이 ‘우리말큰사전’ 편찬을 위해 전국의 방언들을 비밀리에 모으는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회장과 회원들은 전국 팔도를 직접 돌아다니면서 방언을 수집했다.

영화에서는 류정환 회장이 일제의 눈을 피해 몰래 북한 지역으로 들어가 현지에서 우리말을 지키려는 지식인 및 학자들을 만나고, 그들이 수집한 우리말을 모으는 장면이 등장한다.

‘말모이’는 이렇듯 귀한 자료들이 쌓여 완성된 것이며, 이 ‘말모이’가 바로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말과 글로 되살아나 일상에서 살아 늘 꿈틀거리고 있는 것이다. 영화 <말모이>는 현재 박스오피스 3위를 차지하며 누적 관객 수 268만 2111명을 기록 중에 있다.

영화를 통해서도 확인 가능하지만, 조선어학회를 이끌었던 지식인과 그 곁에서 이들을 묵묵히 도왔던 민초들 덕분에 한글이 지금까지 명맥을 유지해올 수 있었다. 그러나 한반도가 남과 북으로 갈라지면서 남과 북의 언어는 각자의 길로 들어서고 만다.

언어는 생명체와 같다. 끊임없이 생성되고 진화하며 소멸한다. 반세기를 훌쩍 넘는 시간 동안 남과 북의 이질적인 사회 경제 체제 아래에서 한글은 각기 다른 양태로 변화와 진화를 거듭해왔다. 분단 이후 남과 북의 말은 체제와 이념에 따라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온 셈이다.

그나마 남과 북의 언어학자들이 지난 2005년 2월, 남북통일을 대비하여 우리말을 통일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은 건 천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들은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를 결성하여 남북한 언어 집대성을 목표로 ‘겨레말큰사전’을 공동집필하기로 했다.

겨레말큰사전 편찬사업회는 2005년 결성된 이래 2009년까지 총 20회에 걸쳐 남북공동편찬회의와 4회의 공동집필회의를 진행하는 등 편찬 작업을 지속해왔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이래 남북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달으면서 결국 2016년 사업이 중단됐다. 해당 사업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된 뒤에야 재개됐다.

일제강점기 우리의 혼이 깃든 우리말과 글을 살리기 위해 모진 고초를 감내하며 오늘에 이르게 했던 ‘말모이’가 분단 상황이 고착화되면서 또 다시 흩어지는 운명을 겪어온 지 꽤 긴 세월이 흘렀다.

이 긴 시간의 흐름만큼 남과 북의 언어는 크게 달라졌다. 남과 북의 언어를 다시 하나로 모으는 ‘제2의 말모이’가 성공적으로 이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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