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기다리며
친구를 기다리며
  • 김옥배
  • 승인 2019.01.17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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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친구를 소개합니다

  초등학교시절 친구네는 동네에서 작은 가게를 하였습니다. 친구 아버님은 택시 운전을하셨는데 당시에는 선호하는 직업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친구는 씀씀이가 괜찮아서 저와 같이 있을 때면 군것질을 실컷하기도 하고, 하루는 역전 주변의 시장을 가자고 해서 따라가서 시장의 순대를 사먹었는데 지금은 그 맛은 어디서 먹어도 비교되지가 않습니다. 그런데 같이 돌아다니며 먹고 쓴 돈이 사실은 어머니 가게의 현금 통에서 슬쩍한 것이란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지만...

우린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학교가 달라졌고 그 친구는 고등학교 무렵 서울로 이사를 가면서 자주 만날 수 없었지만 그래도 방학이면 꼭 내려와서 같이 바둑을 두거나 천렵을 하기도 하고 잠을 자고 그동안 못 본 다른 친구들을 만나며 지내곤 했습니다. 제가 서울에 처음 간 것도 고등학교때 그 친구를 따라 올라간 것이고 백화점의 에스컬레이터도 아마 그때 처음 탄 기억이 납니다. 그 후 서로의 삶에 바빠 띄엄띄엄 만나다가 대학 졸업 후 직장을 잡을 무렵부터 자주 보게 되었는데 친구는 사진에 빠져 있었고 저도 같이 사진 배우기를 추천하며 사진에 관한 책을 주기도 하고 제가 찍은 사진을 평하기도 했지요. 결혼식 때는 결혼 사진을 찍어 액자로 만들어 보내주기도 하였고 결혼 후에도 강원도 경포대 해수욕장에서 3박4일을 부부가 같이 삼겹살을 구워먹으며 놀기도 했습니다.

저의 아이를 위해 고속버스 옆 좌석에 큰 인형을 앉혀 오기도 했던 그런 친구였죠. 삼겹살에 소주 몇잔 먹고 집에서 새벽까지 바둑을 두다가 담배가 떨어지면 같이 동네를 배회했던 기억들 ...

이렇게 쓰다 보니 제가 그 친구에게 해준것이 별로 없어 마음이 아파집니다.

결혼 후에도 서로 자주 부부끼리 만나 여행도 몇번 다니기도 하였는데 아이들이 세, 네살이 될 무렵 친구는 장래의 고민을 많이 하는 듯 했습니다. 직업과 신앙 문제로 고민하다가 미국으로 떠난다고 하더군요. 떠난 후 몇달 새벽인지 한밤중인지 전화를 받았는데 내색하진 않지만 정착하고 적응하는 데 좀 힘든 듯 했습니다. 그 후 서로 이사를 하고 옮겨다니며 여러 삶을 일을 핑게로 연락이 안되었고 지금은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안타까운 친구가 되어버렸습니다.

 한국에 나오면 분명 찾을 텐데, 저의 직업을 알고 있으니 맘만 먹으면 찾을 수 있을 텐데 하는 기대를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미국 트럼프의 이민자들을 향한 정책이 가혹하다는 얘기가 들릴 때마다 걱정을 하곤 하지만 가까운 시일 안에 짠하고 내 앞에 나타나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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