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평양 스마트시티' 저자 민경태 인터뷰
'서울 평양 스마트시티' 저자 민경태 인터뷰
  • 정욱진
    정욱진
  • 승인 2018.11.2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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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설계’를 전공한 건축학도이신데, 북한에 관심을 가지시게 된 특별한 계기나 이유가 있는지...

저는 미래가 어떻게 변화할지 상상해보는 것을 좋아해서 SF 영화 보는 것을 즐깁니다. 기술 변화에 따른 미래 사회 변화에 대해 힌트를 얻을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한반도에는 기술 변화 말고도 우리의 미래를 크게 좌우할 수 있는 요인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바로 ‘북한’입니다. 북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서 우리의 미래가 암울해질 수도 있고, 반대로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유리한 상황에서 번영을 이룰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억을 되살려보면 북한에 대한 관심은 상당히 오래전부터 시작된 것 같습니다. 건축을 공부하던 학창 시절에는 DMZ 지역의 경의선 철도가 복원될 경우를 가정해서 역사 설계안을 구상해보기도 했고요, 유럽의 자본을 펀드로 조성해서 북한 개발 사업을 추진해보면 어떨까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제게 있어서 북한은 우리의 미래에 무엇보다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자, 한반도의 미래 그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에 스마트시티를 건설하자는 제안은 상당히 파격적입니다. 북한이 스마트시티 건설지로 적합한 이유

북한에 첨단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시티를 건설하는 것이 한반도 전체로 볼 때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는 이미 상당한 수준으로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어서, 기존의 도시구조나 인프라를 해체하지 않고서는 첨단 기술을 적용해보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경우 거의 새롭게 인프라를 구축하고 도시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예를 들어, 통신 인프라의 경우에도 아직 우리에게 상용화되지 못한 5G 기술을 북한에 바로 적용하는 것이 오히려 효용 가치가 높을 수 있습니다.

또한 북한에는 사유재산권이 없으므로 토지 수용 문제나 보상에 대한 부담이 거의 없습니다. 신도시 건설에 들어가는 비용도 남한에 비해 현저히 낮습니다. 아울러 사업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는 우리의 경우와 달리, 북한에서는 이상적인 도시 모델을 시험해볼 수도 있습니다. 첨단 기술을 적용한 원격 의료, 원격 교육, 자율주행차 등 새로운 시스템을 적용해보는 데 있어 시장과 기득권의 저항이 없는 것도 장점입니다. 즉, 남한에서 시행하기 어려운 첨단 기술의 테스트베드로서 북한을 활용하자는 제안입니다.

서울 평양 스마트시티 저자 민경태

 

북한이 참고할 만한 도시 모델로 싱가포르와 중국 선전을 꼽으셨어요. 이 두 사례를 통해 북한이 배워야 할 점과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싱가포르는 정부 주도로 혁신을 추진한 대표적인 성공 사례입니다. 서구의 자본주의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아시아적 가치를 추구하는 권위주의 정치체제를 유지하면서도 경제체제는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를 병행하고 있는 형태를 보입니다. 이런 점이 북한 입장에서 볼 때 매력적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중국의 선전은 대표적인 개혁·개방의 성공 사례입니다. 경제특구로 지정한 제한된 지역을 중심으로 산업을 발전시켜왔습니다. 초기 노동력 기반의 임가공 수출 산업으로 시작했던 것이 이제는 IT 분야 제조의 핵심기지로 성장했고, 벤처 생태계를 갖춘 세계적인 경제권으로 변모했습니다.

북한의 눈높이는 아마도 이들 선진 사례에 맞춰져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남한과의 협력을 통한다면 싱가포르나 선전에 버금가는 비약적 발전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단 그 과정에서 무분별한 해외자본 유치로 인해 중요 기간산업이 잠식되고 국부가 헐값에 유출되지 않도록 한국과 우선적으로 협력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 책에서는 미래 한반도의 경쟁력이 되어줄 8곳의 광역 경제권을 제시하고 있다. 이중 한반도 경제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할 지역 소개

남한과 북한의 협력이 가장 활발하게 진행될 수 있는 곳은 역시 서울과 평양을 연결하는 ‘서울 평양 메가수도권’ 지역입니다. 그중에서도 <해주-개성-인천 벨트>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해주와 개성의 경제특구·개발구에는 남북한 경제협력의 중심이 되는 산업지대를 배치하고, 이를 인천공항, 인천항의 물류와 연계하는 것입니다. 현재 한강 하구의 여러 섬과 강변 일대는 철조망이 설치되어 있으나, 남북한에 평화가 정착된다면 일대 전환을 이루게 될 것입니다.

지금은 백령도를 비롯하여 강화도, 교동도에 해병대가 주둔하는 군사 지역이지만, 장차 경제활동의 중심지로 새롭게 변모할 수 있습니다. 즉, 인천 강화도와 교동도를 홍콩과 같이 만들고, 해주를 선전과 같이 만들어 중국의 주장 삼각주 못지않은 국제적인 경제권으로 성장시키는 것입니다. 중국은 서서히 경제를 개방하여 오늘날의 선전을 만드는데 30년이 걸렸지만, 북한은 남한의 도움을 받아 10년 내에 이와 같은 비약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평양에 올레길을 조성하자는 발상은 신선하다. 만약 평양에 올레길이 만들어진다면, 관광객들이 가장 흥미를 가질 장소는 어디일까? 

평양은 공원, 상징물, 광장, 그리고 강의 도시입니다. 대동강과 보통강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를 걸어가면서 평양의 경치를 감상하는 것은 도시 공간을 체험하는 멋진 코스가 될 것 같습니다. 특히, 강폭이 좁은 보통강과 강폭이 넓은 대동강을 각각 특색에 맞게 개발하면 운치 있고 낭만적인 명소로 변화시킬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다음은 평양의 재개발을 통해 철로를 지하화하고 지상공간을 공원화했을 때 얻어지는 새로운 공간을 따라 걷는 산책로입니다. 연남동 경의선 숲길의 경우와 같이 단절되었던 공간이 연결되고 공원이 생김으로써 도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습니다.

또한 평양 도심에 위치한 평양화력발전소를 외곽으로 이전하거나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로 전환하고, 기존의 발전소 부지는 영국 런던의 테이트모던 미술관처럼 공공 문화공간으로 바꾸자는 제안도 있습니다.

이러한 제안이 반영된 올레길이 완성된다면 친환경 명품도시로서 평양을 체험할 수 있는 세계적인 관광 명소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남북 정상회담이 추가로 열리면 북한 전문가로서 회담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이슈는 무엇인가

무엇보다도 기존의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합의되었던 내용을 어떻게 잘 실행해나갈 수 있을지가 중요합니다. 아직 북한과 미국은 서로의 신뢰가 약하기 때문에 상대방의 선제적 조치를 원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고착 상태를 풀어보기 위해 한국 정부의 중재 노력이 절실합니다.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바로 한반도의 문제, 우리의 미래와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반드시 해결해야만 합니다. 우선 서로의 신뢰를 어떻게 회복하느냐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남북 협력 또는 통일에 대해 기대나 우려를 가지고 있을 독자들에게 남북 관계를 바라보는 방법에 대한 조언

저는 정치적 통일은 가능한 늦추고 우선 경제적 교류와 협력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통일은 아주 먼 훗날 다음 세대가 결정할 일로 미뤄두는 것도 좋다고 봅니다. 한반도는 이제 거대한 전환을 앞두고 있습니다. 우리가 어떻게 이 시기를 슬기롭게 헤쳐나가느냐에 미래의 운명이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통해 북한 문제에 관심을 갖고 함께 생각해보았으면 합니다. 아울러 과거의 방식에 머물지 말고, 남북한 협력을 통해 미래 한반도의 성장과 번영을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지 꿈꾸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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