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서적] "청춘이 나를 발견하는 시간" 나는 알바로 세상을 배웠다
[신간서적] "청춘이 나를 발견하는 시간" 나는 알바로 세상을 배웠다
  • 신성대 기자
    신성대 기자
  • 승인 2018.10.11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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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하찮은 일은 없다.

-스펙 대신 쌓은 알바 '스펙' 타클 스토리

- 나는 하고 싶은 대로 하기로 했다
나는 알바로 세상을 배웠다.황해수 지음 ㅣ미래타임즈 ㅣ 정가 13,800원
나는 알바로 세상을 배웠다.
황해수 지음 ㅣ미래타임즈 ㅣ 정가 13,800원
 

 

.평소에는 별 생각 없이 과일을 먹었지만,

농작물 수확 아르바이트를 한 후부터 달라졌다.

과일을 먹을 때마다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다.

과일이 예쁘게 포장되어 마트 진열대 위에 올라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피땀 어린 노력과 수고로움이 깃들었는지

가슴 깊이 느껴진다. 세상에 하찮은 일은 없다.

 

새로운 신간이 나왔다. 그것도 평범하지만 그 평범속에 삶의 지혜를 배우는 뜨거운 청년의 이야기이다. 삶의 방법은 여러가지고 그 삶을 통해 배우고 발견하는 일은 너무나 소중하다. 그것이 좀더 젊고 좀 더 배울 게 많은 나이라면 성장의 길은 더 넓어진다. 여전히 치열하게 살아가는 삶의 전쟁터 그 현장을 비정규직 알바로 들여다본 세상이 흥미롭다. 그러면서 이 책에서 황해수 작가는 말한다. "자신이 하고싶은 일을 하며 살아가는 청춘은 결코 방황하지는 않는다. ".

 

낭만적 아르바이트에서 치열한 알바의 시대

1990년대만 해도 알바는 낭만적인 노동이었다. 지금 40대들이 20대를 살아가던 시기, 지금 20대들의 부모 세대들이 청춘이던 시절이었다. 누구나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졸업하면 일자리를 얻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질 만큼 취업 시장은 나름 여유가 있었고, 비정규직이라는 단어를 쉽게 접하기도 힘들었던 시대, 설령 계약직으로 입사한다 해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정규직이 되고 딱히 고용 불안을 느끼지 않던 시대, 축약한 별칭인 알바로 널리 불리기보다는 본딧말인 독일어 아르바이트(arbeit)’로 정확하게 부르는 사람들이 더 많던 시대.

 

누구나 여권을 발급받을 수 있는 해외여행 자유화 시대가 이제 막 열렸고, 언젠가는 꼭 가보고 싶은 머나먼 유럽의 언어를 노동의 한 종류에 갖다 붙인 아르바이트는 조금은 세련된 도시적 이미지가 강했고, 앞서가는 대학생들의 전유물처럼 낭만적인 노동의 경험이라는 이미지가 있었다. 비록 용돈을 벌고 학비에 보태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할지언정 그것이 현재의 삶과 미래의 희망을 짓누르지는 않았다. 또한 아르바이트로 청춘을 보내리라는 생각을 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작금에는 원래 어느 나라 말인지, 무슨 뜻인지 궁금하지 않을 만큼 본딧말의 존재감을 뛰어넘은 지 오래로 그 어원조차 가물가물한 데다, 굳이 그 어원을 알고자 한다면 지식사전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알바는 고난하고 치열한 청춘의 대명사가 되었고, 비정규직의 상징이자 갑질의 온상, 나라 경제와 고용시장을 불안에 빠뜨린 주범으로 내몰리고 있는 정치적 희생양 최저임금의 바로미터가 되었다. 지금 청춘은 영영 알바를 해야 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오늘도 알바를 찾고, 알바의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알바라는 단어 어디에도 풋풋한 청춘의 이미지를 찾기 힘들다.

 

쌉싸레하고 씨년스러운 노동 공감 에세이

이러한 때에 취업이 잘된다는 전공을 선택해서 들어간 대학 문을 4개월 만에 스스로 나와 알바의 현장으로 뛰어든 청춘이 있다. 적성을 생각해 본 적 없으니 전공과목에 흥미를 느낄 수 없었고, 왜 다니는지도 모르고 왔다 갔다 하기에는 그 문을 넘나드는 비용(등록금)이 너무 비쌌다.

 

공무원이 최고다’, ‘대기업에 취직해야 안정되게 살 수 있다정답을 정해 놓고 다른 길은 아예 막아놓은 채 모든 아이들을 하나의 길로만 밀어 넣고 있는 어른들의 말을 따르자니 나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떤 것을 잘하는지조차 아직 모르는 청춘은 내 삶의 주인이 내가 아니라는 의구심을 가지기에 이르렀다.

 

내가 누구이고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를 알려면 그걸 발견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이 필요했다. 이런 단계 없이 남들의 눈높이에 따라 직업을 선택하면 분명 후회한다. 알바는 나 자신을 탐구하고 싶었던 나에게 좋은 체험의 장이 되어주었다.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듣고 체험해 보는 것이 세상을 배우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생애 처음 알바를 한 첫날 내일부터 나오지 마라는 해고 통보를 받으면서 세상에 대한 배움은 시작되었다. 세상은 결코 미운 오리 새끼가 백조가 되기까지 친절하게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첫 알바의 강렬한 경험은 비록 좌절과 눈물로 얼룩졌지만 스스로를 자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 씁쓸하고 짭짤한(눈물) 경험은 알바를 통해 스스로를 알아갈 수 있다는 확신을 가져다주었고, 주저하지 않고 알바의 전장으로 뛰어들게 되었다.

 

스펙 대신 쌓은 알바 스펙타클 스토리

교과서 밖 세상은 참으로 달랐다. 처음엔 괴리감이 너무 커서 당황했다. 열심히 공부해서 딴 자격증은 쓸모없었고, ‘더불어 사는 세상이라는 아름다운 이름 아래 그들만 사는 세상의 민낯도 보았다.” 고깃집, 패스트푸드점, 전단지, 야식 배달, PC, 농작물 수확, 물탱크 청소, 카드 영업, 백화점 보안요원, 파티 케이터링, 박람회 진행 요원, 아파트 세대 청소, 대기업 생산공장, 배관공 보조까지, 특정한 직업군과 특정한 분야, 지역을 가리지 않고 뛰어든 알바의 세계에서는 학교와 교과서에서는 절대 가르쳐주지 않는 인생 사용 설명서가 있었다. <미생>보다 더 치열한 업무의 세계, 공포 영화보다 더 서늘한 갑과 을의 관계, 막장 드라마보다 더 기상천외한 갑질, 정부의 정책이 무색한 생생한 노동의 현장, 다큐멘터리보다 더 다양한 인간 드라마. 인생의 매뉴얼은 차라리 패스트푸드점에 있고, 연일 뉴스를 장식하는 최저임금 문제의 중심에 내가 있음을 깨달으면서 조금씩 세상을 배우고 자신을 발견해 나가는 청춘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뜨거운 청춘시대 때로는 갑질에 맞서는 좌충우돌 부딪히며 세상을 만들어 가는 이 책이 더 흥미롭고 기대가 된다. 

 

저자 황해수는 이 세상에 태어나 가능한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자 하는 27세의 청년이다. 아버지는 철도공무원, 작은아버지는 행정공무원, 삼촌은 소방공무원으로 안정된 삶을 추구하는 집안 환경에서 자랐으나, 모험을 좋아하는 기질 탓에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겠다고 선언한 후 부모의 기대에 맞춰 들어간 대학을 4개월 만에 뛰쳐나왔다. “인생은 본래 단순한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인생을 자꾸만 복잡하게 만든다.” 21세기 슈퍼컴퓨터 AI가 판을 치는 세상에 기원전 공자의 이 말씀을 인생철학으로 삼고, 사람들이 복잡한 공식으로 계산해서 내놓은 획일화된 정답 사회에서 스펙을 쌓아 취직을 하는 대신 단순하게 오직 알바라는 한 우물만 파며 인생의 절반 가까이를 비정규직으로 살았다.

 

17세 때 처음 시작한 고깃집 알바를 시작으로 27가지의 알바를 통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하지만 정작 학교에서는 가르쳐주지 않는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흔히 만나볼 수 없는 조폭부터 성공한 기업인에 이르기까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소위 말하는 갑질을 직접 온몸으로 경험하고,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세상과 사람들의 이면을 깊숙이 들여다볼 수 있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해보는 것을 인생의 큰 즐거움으로 여기며, 경험만큼 훌륭한 스승은 없다는 신념으로 늘 새로운 것을 찾고 직접 해보고 느끼면서 살아가고 있다.

 

 

신성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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