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부진과 불확실한 경제 전망 영향에 8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탄핵 정국 수준으로 하락했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제조업 부문의 업황 BSI는 73으로 지난달보다 1포인트(p) 하락했다. 탄핵 정국이었던 지난 2016년 12월(72) 이후 20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다만 낙폭은 지난달(-6p)에 비해 줄었다.
규모별로는 대기업은 3p 오른 80이었지만 중소기업은 6p 감소한 66을 기록했다. 형태별로 수출기업은 1p 떨어졌고, 내수기업은 2p 하락했다. 다음 달 업황전망 BSI는 77로 지난달 전망보다 4p 상승했다.
한은 관계자는 "내수부진의 영향이 가장 컸고, 인력난·인건비 상승, 불확실한 경제 상황이 뒤를 이었다"고 설명했다. 7월과 비교해 경영애로사항은 수출부진(0.8%p) 비중이 상승했고, 경쟁 심화(-1.2%p) 인력난·인건비 상승(1.1%p)은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전자영상통신장비(-4p)와 1차 금속(-5p)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전자영상통신장비의 경우 스마트폰 부문의 부진이 계속된 영향을 받았다. 1차 금속의 하락은 전방산업의 수요가 부진하고 미국과 EU의 수입 규제 조치의 영향이다.
다음 달 업황은 화학제품(+10p)과 자동차(+4p) 등을 중심으로 지난달 전망보다 4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 관계자는 "화학제품은 중국 등의 해외 경쟁사에서 설비가동 저하에 따른 일부 화학제품의 스프레드가 상승할 것"이라며 "자동차는 개별소비세 인하와 신차 출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8월 제조업의 매출 BSI는 82로 전월 대비 1p 하락했다. 다음 달 전망(85)은 지난달 전망대비 3p 올랐다. 채산성 BSI는 85로 전월 대비 1p 하락했고, 다음 달 전망(84)은 7월 전망 대비 2p 상승했다. 자금사정BSI는 84로 지난달과 동일했고, 다음 달 전망(84)은 지난달보다 1p 올랐다.
비제조업 업황BSI도 대부분 하락했다. 7월 비제조업 업황BSI는 74로 전달보다 2p 내렸다. 비제조업 업황BSI 역시 탄핵정국이었던 지난해 2월(73) 이후 18개월 만에 최저수준이다. 다음 달 전망 지수는 77을 기록하며 지난달 전망보다 3p 올랐다.
비제조업 부문 업황BSI는 도소매업(-4p),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7p)을 중심으로 하락했다. 도소매업은 소비심리가 부진하고 경쟁이 심화한 영향으로,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은 사회간접자본(SOC) 등 건설투자가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 다만 운수창고업(+6p)의 경우 휴가철 여행수요가 증가하며 상승했다.
비제조업의 9월 업황전망BSI는 건설업(+10p)·도소매업(+6p)·운수창고업(+10p) 등을 중심으로 지난달 전망보다 3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 관계자는 "건설업 전망은 폭염 완화와 해외 건설수주 회복 기대로, 도소매업은 자동차 개별소득세 인하와 신규 스마트폰 출시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운수창고업은 해운업 성수기로 외항 화물의 물동량이 증가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됐다"고 밝혔다.
BSI와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한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 대비 1.2p 상승한 94.3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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