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인터뷰] 화제의 신간 "항복기심"의 저자 "만행스님"과의 인터뷰
[작가 인터뷰] 화제의 신간 "항복기심"의 저자 "만행스님"과의 인터뷰
  • 인세영 기자
    인세영 기자
  • 승인 2018.08.25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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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복기심의 저자 만행스님/사진=대유학당 제공 

대유학당에서 중국 만행스님의 책을 번역해서 출간하자, 만행스님의 수행과정, 그리고 일반인들도 수행이 가능한가에 대한 문의가 많았다고 한다. 책의 저자 만행스님과 필담을 바탕으로 하고 동화사 사정을 잘 아는 지연보살에게 물어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 동화사를 굳이 동화선사라고 하는 이유가 있나요?

동화사의 특징을 한마디로 하면 ‘수련중심 사찰’입니다. 부처님을 모시는 것은 신도가 하는 것이고, 스님들은 수련에 전념하는 것입니다. (사실 필자가 중국의 사찰을 돌며 이상하게 생각한 것은 스님과 대화하는 신도를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이다. 신도들은 사찰에 와서 자기가 믿고 존경하는 부처님 보살님 나한님 들께 차례로 향을 살라 바치고는 돌아갈 뿐, 스님과 불법에 대해서 또는 인생에 대해서 대화하고 상담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어쩌면 일종의 관광지로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동화사는 부처가 되려는 사람이 모여서 부처님공부를 하는 곳이니 동화사에 선자를 더 붙여서 동화선사라고 하는 것이지요.

 

⁃ 양정당과 자재당의 수련이 많이 다릅니까?

양정당은 말 그대로 바른 마음, 바른 몸을 기르는 곳입니다. 또 그 수행방법이 쉬우므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양정당은 앉는 자리도 반원탁식으로 중앙을 향해 앉게 되었고, 뒤쪽으로 갈수록 차츰차츰 높아져서 누구나 서로 잘 보고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저녁 7시에 모여서 수련을 하는데, 한 시간 반은 정공을 수련하고 나머지 반시간은 설법을 하거나 자신의 경험담을 말하면서 서로 격려를 합니다.

30분 동안의 밀주를 금강송식으로 발해서 정신이 집중되고 호흡이 일정해지면 육근의 감각기관을 닫고, 의식을 미간에 집중하여, 생명의 빛을 정수리에 모으는 참선을 시작합니다. 나와 우주가 일체가 되었다고 생각을 하고, 정수리로 올린 의식이 정수리 밖으로 연꽃처럼 피어오른다고 생각하면, 우주 만물과 융합하여 일체가 되고, 이와 같이 지속적으로 하게 되면 삼신(법신, 보신, 화신)이 드러나게 됩니다.

⁃ 아! 그래서 양정당 수련에 참석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군요. 일반인들은 양정당 수련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아요. 또 법 높은 스님들의 경험담을 들을 수 있으니 그것도 좋고요.그런데 아까 대웅전 뒤에서 여러 사람이 춤을 추듯 하는 체조도 좋았던 것 같아요.

맞습니다. 그것이 바로 과거의 기공수행방법을 가감해서 정수만 모아놓은 연화생동공법입니다. 정공을 잘 하려면 신체가 건강해야 하는데, 연화생동공을 하면 모든 것이 원만해집니다.

매일 다섯 시가 되면 대웅전 뒤에서 연화생동공을 수련하는데, 스님들은 물론이고 동화사에 봉사하시는 신도분들, 그리고 동화사를 방문한 그 어떤 사람들도 모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이 연화생동공을 하면 『항복기심』에서 말한대로, 몸의 기맥이 잘 흐르게 됩니다. 그래서 정공을 하면서 생기는 가슴 답답증이나 배가 더부룩해지는 증세 등등 각종 질병을 해소시켜주고, 더욱 정신을 집중해서 수련을 할 수 있게 되지요. 또 남성은 성욕을 독맥으로 올려서 수련의 힘으로 돌릴 수 있고, 여성도 생리통이 없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차츰 생리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 참선을 할 때 주로 무엇을 생각하나요?

불법의 수행은 모두 각조를 떠나지 않는데, 각은 알아차리는 것이고, 조는 돌이켜 비추어 보면서 자신의 마음을 항복시키는 것입니다. 생활 속의 모든 일들을 선수행의 대상으로 삼고, 일체를 상대할 때에는 그냥 그대로 볼 뿐, 분별하지 말며, 기억하지 말며, 유에도 머물지 않고, 공에도 떨어지지 말며, 성심성의로 침착하고 여유있게, 단순하며 이완한 상태에서 각조를 유지하여, 당하로 돌아가면 그것이 바로 참선공부입니다. 꼭 앉아서만 하는 것도 아니고, 연화생동공을 하면서도 할 수 있고, 울력을 하면서도 할 수 있는 것이지요.

⁃ 생각을 하면 욕심내게 되어있고, 욕심을 내다보면 평정심이 흐트러집니다. 어떤 마음을 먹어야 욕심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사람의 욕망은 일종의 에너지입니다. 이 에너지가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지요. 다만 우주의 에너지는 같은 성질끼리 서로 끌어당기게 되어있기 때문에, 선한 생각을 일으키면 선한 에너지를 불러 모으게 되고, 악한 생각을 일으키면 악한 에너지를 불러 모으게 될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성불도 욕심에 달려있고, 지옥도 욕심이 원인이 되는 것이니,욕심은 성불의 근본이면서 또한 윤회의 원인이 됩니다. 선한 욕심을 낼 것인지 악한 욕심을 낼 것인지는 전적으로 각자의 의지 결정에 달려있는 것입니다.

 

만행스님의 말씀은 막힘이 없다. 물어보기가 바쁘게 곧바로 답을 하신다. 이미 7년을 장좌불와의 폐관을 마친 선지식의 지혜가 온몸으로 느껴진다. 동화사 홈피에 들어가면 대유학당에서 번역해서 발간한 『마음의 달』 1,2와 『항복기심』을 무료로 볼 수 있다. 이 책에는 만행스님이 부처가 되고자 수련한 과정과 방법, 그리고 그 마음가짐이 자세히 나와 있다.  

동화선사는 육조이신 혜능대사께서 은거하며 수행하셨던 성지聖地이다. 이곳에서 3년 동안 마음을 닦으며 불법을 빛내려고 노력하며 무문관수행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나에겐 큰 행운이었다. 이 3년간의 수행으로 그전에 행했던 두 차례의 무문관수행을 원만하게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책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면? 

불교의 역사는 유구하고 그 뜻은 넓고도 심오하다. 나는 중학생 때 이미 불교에 심취했고, 출가하여 민남 불교대학에 들어간 이후에는 불교뿐 아니라 도교・유교의 경전들을 읽고 연구하며 그 깊이를 더하였으며, 세 차례의 무문관수행을 통해 그것들을 융합시켜 나와 한 몸이 되게 하였다.

동화사는 중국 남조시대南朝時代 양梁나라 502년에 세워졌다. 하지만 1500여 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흔적이 거의 없어지다시피 했는데, 내가 2001년에 중창불사를 다시 시작하며 ‘선禪’자를 보태서 동화선사東和禪寺라고 이름 하였다. 부처님을 공경하며 따르는 것에 멈추지 말고,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수련하여 부처님이 되라는 뜻에서이다.

낮에는 신도들과 절을 짓고 밭을 갈며 밤에는 함께 공부하며 수련하였는데, 7년 동안 무문관수행의 경험과 깨달음이 힘이 되어서 뜻을 같이 하는 신도들이 나날이 늘어났다.

신도들은 설법한 내용을 책으로 정리하여 불법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자고 하였다. 하지만 나는 산승山僧이라 학식이 깊지 못하여, 만에 하나라도 사람들을 잘못 인도할까 두려워서 설법한 내용을 녹음하지 않았고, 책으로 낼 생각은 더더욱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제 와서 책으로 펼쳐낸다는 것은 무척 난감한 일이었다.

그렇지만 여러 인연이 구비되었음을 깨닫고, 2002년 겨울부터 2003년 여름까지 사부대중과 함께 공부하고 수련하며 설법한 내용을 『금강경』에 나오는 ‘항복기심’ 글귀를 제목으로 삼아 책으로 엮어 내기로 하였다.

나의 좁은 소견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고견을 듣고, 여러 선지식과 만나서 가르침과 지도를 받고 싶으며, 또한 이 책을 통하여 한국독자들이 불법과 인연을 맺고 선근을 심어 행복한 삶을 누리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간절하다.

 

2018년 7월

중국 광동성 옹원현 동화선사에서

석만행 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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