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지배구조법에 법으로 정해야" "공공기관 도입·운영 성과 검토 후 금융사 도입해야"
"금융사지배구조법에 법으로 정해야" "공공기관 도입·운영 성과 검토 후 금융사 도입해야"
  • 박재균 기자
  • 승인 2018.08.10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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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금융회사에 노동이사제를 도입하기 위해선 우선적으로 금융회사지배구조법에서 노동이사제의 법적근거를 마련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조대형 국회 입법조사처(경제산업조사실 금융공정거래팀) 입법조사관 10일 '금융회사의 노동이사제 도입 관련 쟁점과 논의과제'라는 보고서에서 "이사회 구성은 기업지배구조의 핵심이므로 지배구조 중 기본적인 사항은 법률로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동이사제란 노동자(근로자)가 기업 이사회의 이사로서 발언권과 의결권을 갖고 공식적으로 기업의 의사결정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근로자이사제, 근로자대표이사제, 종업원이사제 등으로 불린다. 반면 근로자추천이사제는 노동이사제와 기본적인 개념은 같지만 노동자 또는 노조가 추천하는 전문가가 기업경영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노동이사제는 1951년 독일에서부터 시작했으며, 유럽에서 보편화된 제도다. 유럽노동조합연구원(ETUI)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유럽의 31개 국가 중에서 19개 국가가 법률에 근거해 노동이사제를 도입·운영하고 있다. 19개 국가 중에서 노르웨이·스웨덴·핀란드·독일·프랑스 등 14개 국가는 공공기업과 민간기업 모두 노동이사제를 도입하고 있으며, 나머지 5개국(아일랜드·폴란드·포르투갈·스페인·그리스)은 공기업, 민영화된 국영기업 등 공공 부문에서만 노동이사제를 제한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국내에선 서울시가 지난 2014년 11월 지방자치단체 중에서 처음으로 노동이사제 도입을 발표한 이후 노동이사제 도입 논의가 본격화됐지만 '운영의 투명성을 높여 부패·비리를 예방할 수 있다'는 등의 찬성의견과 '의사결정 지연과 투자위축 등이 우려되고, 유럽에서도 확실한 성공사례가 없다'는 반대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에 금융회사지배구조법에 노동이사제의 법적근거를 마련 시 찬반 논란이 제기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016년 7월 발의된 노동이사제 도입을 위한 상법개정안에 대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검토보고서는 "주주의 재산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으므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2017년 7월 발의된 노동이사제 도입을 위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대해 기획재정위의 검토보고서에선 "이사회의 정치적 중립성 여부 등의 문제로 논란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회사지배구조법에 노동이사제의 법적 근거가 없더라도 금융회사가 노동이사제를 도입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법적 근거가 없는 경우 노동이사제의 도입은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조 조사관은 설명했다. 실례로 국내 금융회사에선 처음으로 KB금융지주에서 노동이사제를 도입하려 했으나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노조가 추천한 사외이사를 선임하지 못했다.

조 조사관은 노동이사제 도입 논의이 쟁점으로 △정부의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 논의 및 도입 효과에 대한 충분한 검토 후 민간기업·금융회사 적용 여부 △노동이사제 도입 공공기관의 범위 △은행·보험사·증권사 금융회사 도입 시 일괄 또는 단계적 도입 여부 등을 꼽았다.

그는 "공공기관 등 일반 기업과는 달리 금융회사의 경우 예금자 등 이해관계자가 많다는 점에서 민간 금융회사에 노동이사제를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많은 이해관계자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근로자 중심의 의사결정이 강화되는 경우 투자자와 금융소비자 보호가 취약해질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그는 "현재 일부 지자체 산하의 공공기관을 제외하고 노동이사제가 도입돼 있지 않은 상황을 감안하면, 향후 정부의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과 운영 성과들을 충분히 검토한 이후 금융회사에 도입 여부를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사회(사외이사) 기능 강화, 경영진의 모럴해저드 방지를 위한 주주권 강화, 금융회사의 내부통제기능 강화 등의 논의를 병행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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