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은 아름다워라(칼럼10)
청춘은 아름다워라(칼럼10)
  • 황순유 칼럼리스트
  • 승인 2018.07.05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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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독박 육아에 지친 아내!」

그 사이에서 왠지 모를 미안함과 죄책감에 기죽은 남자들이 뒤엉켜 살고 있는 세상이다. 행복한 사람들은 없고 모두 억울하다고 외치고 있다.

“그래서? 여자인 게 억울해요? 엄마인 게 억울해요?”

21세기의 며느리는 20세기 며느리와 다르게 살고 싶다. 21세기 엄마는 20세기 엄마들과 다른 삶을 살고 싶다.

아이와 함께 꿈꾸고 아이와 함께 성장하며 아이와 독립된 나만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것. 21세기의 이상한 나라는 꿈과 희망의 세계이기를….

아이의 행복을 바라지 않는 부모는 없다. 아이의 행복을 심지 않은 부모도 없다. 잘될 거다, 잘될 거다…라고 주문처럼 흘리는 말들이 씨앗이 되어 행복의 뿌리를 내리려면 엄마가 먼저 행복해야 하지 않을까?

엄마를 웃게 하고 꿈꾸게 하는 보통 엄마들의 소박한 이야기를 10회 연재로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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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청춘은 아름다워라!

어느 가을, 동네 엄마들과 함께 헤르만 헤세의 그림 전시회를 보러 갔다. 예매해놓고 우리는 한참 웃었다. “어울리지도 않게 무슨 그림 전시회야? 보다가 지루하면 그냥 밥이나 먹자.” 그림 전시회에 간다는 건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영화 관람보다 조금 더 품위 있어 보이는 문화생활이다. 게다가 헤르만 헤세라니.

중학교 시절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수레바퀴 밑에서》와 같은 작품들을 읽으며 인간의 삶에 대해 깊이 생각했던 때가 아주 잠시 있었다. 그런데 소설가로 알고 있던 헤르만 헤세의 그림 전시회라니 놀라움과 동시에 ‘나만 몰랐나?’ 하는 조심스러운 마음도 들었다. 작품들은 주로 수채화였는데 소박하며 따뜻한 색채로 자연을 담고 있었다. 짧은 한 시간 남짓 기분 좋게 작품을 감상한 우리는 차를 마시며 얘기를 나눴다.

“아까 읽었어? 헤르만 헤세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게 마흔 살이었대. 마흔 살에도 무언가를 새로 시작할 수 있는 거야?”

마흔을 앞두고 있던 나와 J, 마흔 고개에 이제 막 올라선 C, 그리고 그보다 몇 년 더 살아본 N은 모두 특별한 사람의 이야기라고 결론지었지만 사실 내면의 소리는 달랐다. “마흔에 시작할 수 있는 일들이 왜 없겠니? 늦지 않았어!”라고 그들의 마음은 외치고 있었다. 지금도 헤르만 헤세 그림 전시회를 다녀오던 날을 잊지 못한다.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생겨나던 날이었다.

몇 해가 지난 지금,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조금 더 성숙한 모습으로 살고 있다. 그 무섭다는 중2 아들도 탈 없이 거뜬히 키워냈다. J는 공인중개사 시험에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했고, C는 전에 하던 일을 살려서 파트타임 일을 시작했고, N은 언니와 동생의 아이들까지 모두 여섯 명의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모양은 다르지만 우리는 각자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내 청춘의 찬란함을 믿는다. 어떤 수식어도 필요 없을 내 청춘의 찬란함을 믿는다. 가장 뜨겁고 아름다운 청춘이길. 조그만 감정에도 가슴 뛰는 청춘이길…. 커다란 감정에도 함부로 흔들리지 않는 청춘이길….” (헤르만 헤세, 《청춘은 아름다워라》中)

그날 이후 나는 결심했다! 불혹에도 여전히 떨리고 흔들리는 나로 살아가기로.

내가 노력하는 만큼. 그래서 우리는 나의 자리, 나의 위치에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며 잘될 거라는 긍정의 주문을 외워야 한다.

필자소개

황순유 

경인방송 FM90.7mhz ‘황순유의 해피타임907’ DJ 

KAA(한국아나운서아카데미) 강사

더 퓨어 컴퍼니 대표, 20년 경력의 프리랜서 진행자.

저서)황순유(2018),《77년생 엄마 황순유》, 도서출판씽크스마트

 

경제미디어의 새로운 패러다임, 파이낸스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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