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난 계산기
Sky Insight (심규진)
시도 때도 없이 손 내민 덕분에
언제 한 번 뭉칫돈 만져보셨을까
괜찮다 괜찮다 넉넉한 미소에
나는 그만 어머니의 헌신에 올라탔다
어느 날 기름진 얼굴의 거울 속 타자는
양심을 꺼내어 빚을 계산한다
등굣길 담아주신 따뜻한 도시락
졸업식 한아름 안겨주신 꽃다발
출근 날 메어주신 빨간 넥타이
장가가는 그 날에는 눈물 한가득
콧구멍으로 들어오는 산소마저
어머니가 헤아리던 사랑이아니던가
아들은 계산기를 두드리다 펑펑 울고 또 울었네
시평 :
세상에는 계산이 되는 것이 있고, 계산을 할 수 없는 것이 있다. 계산이 되는 것은 돈으로 살 수 있지만, 계산이 되지 않는 것은 아무리 많은 돈을 줘도 살 수 없는 것이다. 문득 이 시를 읽다가 평생 시골에서 사시고 아직도 그 시골을 벗어나지 않고 정직한 흙을 만지며 철마다 자식들 입에 뭔가를 더 넣어 주고 싶어 안달하는 나의 어머니가 가슴 뭉클하게 생각이 났다. 늘 마음에 빚을 지고 아무리 발버둥 쳐도 갚을 수 없는 어머니의 헌신과 사랑을 가늠해보며 어리석은 아들은 계산기를 두드려본다. 아니 이미 더 이상 숫자를 채울 수 없음을 잘 알면서도 고장 난 것 같은 계산기를 .... 더 이상 두드릴 수가 없다. 시의 장치는 도구하나 잘 올려놓아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기름진 아들은 비로소 “양심을 꺼내어 빚을”계수하듯 흔한 “계산기”를 대입시키면서 가슴 뭉클한 감동으로 눈물의 결정체를 만들어 냈다.
위 시는 파이낸스투데이와 메이벅스가 공동주최한 "제2회 블로그시 창작대회" 최우수상 수상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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