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판 한달 살기』 (10) 특색있는 사이판의 비치를 모두 다 가보리라!
『사이판 한달 살기』 (10) 특색있는 사이판의 비치를 모두 다 가보리라!
  • 김소라 칼럼리스트
    김소라 칼럼리스트
  • 승인 2018.05.24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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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을 소비하는 방식의 아닌 다른 여행이 가능할까? 가이드의 깃발따라 관광지에서 쇼핑센터로 정신없이 행군하는 여행이 여행의 전부인 양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다른 여행을 상상할 여유가 있을까. 휴식을 가장한 전투적인 여행이 아닌 성장과 가치를 찾는 여행이 분명 있다.

여행을 왜 떠나고 싶을까 들여다보면 광고와 이미지의 욕망을 따를 때가 많다. 아파트 광고를 보면서 그 속에 들어가 살아야 행복할 것 같은 마음, 자동차 광고를 보면서 그 차를 소유해야 성공한 삶일 것 같은 욕망이 생긴다. 인생은 끝나지 않는 가상의 수레바퀴인 걸까. 그래서 현실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 사람들이 차선책으로 선택한 방법이 여행이 아닐까한다. 사이판에서 아이랑 놀며, 살며, 배우면, 경험한 내용을 칼럼으로 10회 연재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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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색있는 사이판의 비치를 모두 다 가보리라!

사이판은 작은 섬이다. 어딜가나 해변이 펼쳐져 있다. 바다 접근성은 어찌나 좋은지 자동차로 해변 코 앞까지 갈 수 있는 곳도 있다. 사람들 북적이는 한국의 해수욕장을 생각하면 사이판의 바다는 보기만 해도 천국같다는 표현이 절로 나온다. 고요한 바다의 에메랄드 물빛, 선선한 그늘이 있는 야자수와 흰 모래가 어우러진 백사장. 아이부터 노인까지 물놀이 즐기기 좋은 곳이 사이판의 바다다. 대부분 한국 관광객들은 가라판의 호텔 앞 마이크로비치 혹은 PIC와 월드리조트 앞 바다에서만 놀 뿐이다. 정말 많은 비치가 있음에도 사람들은 잘 가지 않는다. 현지인들이 많다는 이유를 대기도 하고, 안전하지 않다고 한다. 사이판의 비치는 제각각 특색이 있기 때문에 한 번씩 다 가보는 것도 좋다.

책에 쓴 글 중 ‘크리스마스이 파우파우비치’ 라는 장이 있다. 크리스마스 날 파우파우 비치에서 놀았던 이야기다. 도시락 가게에서 밥을 사갖고 가서 돗자리 펴 놓고, 온 종일 놀았던 날이다. 현지 아이들과 어울려 해삼같은 것도 잡아서 던지고, 물 속에 둥둥 떠서 아무런 잡념 없이 시간 보냈다. 스노쿨링 장비를 끼고 바다속을 들여다보면서 헤엄치는 물고기를 쫓아가는 재미도 있다. 한 시간, 두 시간, 세 시간이 지나도 지칠 줄 모르는 아이들이다. 파우파우비치는 이랜드가 지은 켄싱턴 리조트 바로 옆 바다인데 호텔 투숙객도 한 명도 없다. 현지인들이 주로 노는 바다라고 한국인들이 찾지 않는 것 같다.

이 날은 크리스마스였는데 파우파우비치 한 켠의 바비큐 굽는 곳에서는 고기를 굽고 있다. 바닷가 어디에너 바비큐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현지인들이 크리스마스에 노는 방식을 보게 되었다. 노래를 틀어 놓고 춤을 추는 사람들, 바비큐한 고기를 먹으면서 술마시는 사람들, 여자들도 삼삼오오 모여 커다란 잎으로 방석 같은 것을 만든다. 가만히 보니 음식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모두 남자! 여자들은 대다수 가만히 앉아 있을 뿐이다. 한국과 정반대다. 여자들이 손 하나 까딱 하지 않아도 남자들이 집안일을 잘 하는 곳이라고 한다. 빨래방을 가도 여자보다는 남자들이 빨래하러 온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파우파우비치에서 북쪽으로 달리면 아쿠아 리조트와 마리아나 리조트가 나온다. 이곳도 호텔 로비를 통하여 바다가로 들어가보면 새로운 풍광을 만날 수 있다. 아쿠아 리조트나 마리아나 리조트의 경우 웨딩 사진을 찍기도 한다. 마리아나 리조트 안쪽 바다는 선셋 비치라고 하는데 외국인 몇 명만 수영을 즐길 뿐 조용한 바다였다. 그리고 윙비치는 정말 찾기 힘들만큼 이정표도 없는 바다다. 이곳도 북쪽 바다인데 운이 좋으면 거북이를 만날 수 있는 곳이라고도 한다. 거북이 알을 낳는 바다여서 보호되는 곳이다. 주로 현지인들 몇몇만 수영을 한다. 윙비치 바다 한 켠에 커다란 바위가 듬성 듬성 놓여 있어 사진을 찍으면 최고다. 누군가는 사이판에서 윙비치가 가장 아름답다고 감탄하기도 했다.

북에서 남까지 자동차로 쉬지 않고 달리면 30~40분이면 된다. 그렇지만 숨겨진 비치를 한 번씩 다 보면서 물놀이를 즐기려고 하면 꽤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하루에 한 곳의 비치만 느끼리라 생각하고 다녔는데 한 달 살기 하면서 못 가본 바다도 있어서 아쉬웠다. 이제 남쪽으로 가 보면 대표적인 곳이 래더비치와 오비얀비치가 나온다. 이곳 역시 현지인들이 찾는 바다다. 사이판 공항 뒤쪽에 위치해 있다. 래더비치는 절벽의 경치가 끝내준다. 중국인들은 노랑색, 빨강색 스포츠카를 타고 와서는 스카프 자락 휘날리며, 드레스 같은 옷 입고 사진을 찍는다. 계단을 조심히 내려가보면 정말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만큼 숨막히는 비치가 나온다. 동굴까지 있어서 더위를 피할 수 있기 제격이다. 여기도 현지인들이 바비큐하고, 물놀이하고, 쉬는 곳이다. 모닥불 피우고 놀아도 된다. 특히 래더비치는 고운 모래가 아닌 산호로 된 해변이어서 맨발로 들어가면 아플 수 있다.

래더비치에서 나와 더 남쪽으로 들어가면 오비얀비치가 나온다. 오비얀비치는 정말 여러 번 가서 놀았는데 아이들이 놀기 진짜 좋다. 그리고 스킨스쿠버 하는 분들이 이곳에서 다이빙을 한다. 비치로 한참 걸어나가면 수심이 갑자기 깊어지는 곳이 있다고 한다. 오비얀비치 역시 바다 거북이가 알을 낳는 곳이어서 보호를 한다. 안전요원이나 청소부 등이 항상 지키고 관리하는 곳이기에 안전하기도 하다.

사이판의 동쪽에 위치한 바다도 빼 놓을 수 없다. 탱크비치와 마린비치다. 탱크 비치는 제2차 세계대전 때 바다에 잠긴 탱크가 그대로 남아 있어서 탱크비치라 불린다. 동쪽은 에메랄드빛 바다는 아니고 좀더 깊은 물색깔이다. 파도가 세지 않을 때는 물웅덩이가 얕게 있어서 물놀이 하기에 좋다. 탱크비치와 마린비치는 주로 사진만 찍고 가기 때문에 노는 사람들은 없는 편이다. 그럼에도 사이판 비치 투어에 빼놓을 수 없다.

정글투어와 신비한 지형을 함께 보기 위해서는 제프리 비치를 가야 한다. 오프로드길을 지나야 하기 때문에 일반 승용차로는 갈 수가 없다. 거친 파도와 바위들이 다소 위엄있는 바다다. 사이판의 동쪽 해변인데 얼마 전 이곳도 파도에 휩쓸려 죽은 사람도 있다고 하니 조심해야 한다. 제프리 비치는 악어바위, 고릴라바위, 버섯바위, 남자얼굴바위, 여자얼굴바위 등 바위 모양에 이름을 붙여 놓았다. 신비로운 나무와 꽃, 풀 등도 많기 때문에 자연학습장같다. 제프리 비치와 함께 포비든 아일랜드는 사이판의 숨겨진 비경이다. 오프로드 길을 달려야 하는 곳이기 때문에 SUV자동차 필수다. 포비든 전망대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것도 정말 멋지다. 금단의 섬, 금지의 섬이라는 뜻의 포비든에는 거북이나 새 등의 동물 보호 구역이기 때문이다. 래쉬가드를 입고 트래킹을 하며 절벽을 따라 산행하듯이 내려가면 포비든 바닷가에서 스노쿨링을 할 수도 있다. 정말 엄청난 물고기 떼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아이들은 쉽게 갈 수 없는 험난한 코스다.

사이판 여행에서 바다는 빼놓을 수 없다. 눈으로 담고 온몸으로 느낀다. 자연의 광대함, 아름다움을 느끼는 방법은 비치를 모두 가보는 것이다. 한 곳만 보고 사이판 전부를 평가하기에는 장님 코끼리 만지는 것과 같다. 현지에 20년씩 사는 한국인 중 구석구석 가보지 않은 곳도 많다고 한다. 여행은 발견이고 찾아내는 일이다. 이정표와 지도만으로 헤매이면서 운전을 하며 길을 찾아나갈 때 진짜 그곳을 만나게 되는 희열. 네비게이션이 되지 않은 사이판은 지도 한 장이면 충분했다. 

필자 소개

현) 더즐거운교육연구소 교육이사

현) 꽃맘협동조합 이사

저서) 『사이판 한달 살기』 (김소라 지음, 씽크스마트,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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