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판 한달 살기 (8) 무비자로 3개월간 사이판의 학교체험이 가능하다니
사이판 한달 살기 (8) 무비자로 3개월간 사이판의 학교체험이 가능하다니
  • 김소라 칼럼리스트
    김소라 칼럼리스트
  • 승인 2018.05.09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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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을 소비하는 방식의 아닌 다른 여행이 가능할까? 가이드의 깃발따라 관광지에서 쇼핑센터로 정신없이 행군하는 여행이 여행의 전부인 양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다른 여행을 상상할 여유가 있을까. 휴식을 가장한 전투적인 여행이 아닌 성장과 가치를 찾는 여행이 분명 있다.

여행을 왜 떠나고 싶을까 들여다보면 광고와 이미지의 욕망을 따를 때가 많다. 아파트 광고를 보면서 그 속에 들어가 살아야 행복할 것 같은 마음, 자동차 광고를 보면서 그 차를 소유해야 성공한 삶일 것 같은 욕망이 생긴다. 인생은 끝나지 않는 가상의 수레바퀴인 걸까. 그래서 현실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 사람들이 차선책으로 선택한 방법이 여행이 아닐까한다. 사이판에서 아이랑 놀며, 살며, 배우면, 경험한 내용을 칼럼으로 10회 연재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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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자로 3개월간 사이판의 학교체험이 가능하다니

처음 사이판의 현지 학교 몇 군데를 둘로 보고 놀란 점은 허름한 외관이다. 학교 바깥 건물만 보고 “에계, 이런 게 학교야?” 라고 하는 아이들. 낡고 오래되고 작은 건물이 대부분이다. 보통 우리 머릿 속의 학교 이미지는 최소한 3~4층 되는 벽돌건물과 운동장이다. 그러나 사이판은 우리나라 1980년대~90년대의 시골스러운 분위기를 그대로 닮았다. 관광지라서 호텔이 몰려 있는 가라판 시내의 최신 건물 몇몇만 빼면 모두 오래되고 낡았다. 학교는 대체로 1~2층 건물이다. 수백명씩 다니는 학교는 없다.

5학년이었던 아들 재혁이는 영어 학원을 다녀본 적이 없고, 학습지도 전혀 해본 적 없다. 나 역시 ‘영어를 공부해야 하는 걸까?’ 라는 안일한 생각을 하는 엄마다. 국어국문과를 전공해서인지 모국어가 훨씬 중요하다고 믿는다. 영어는 때가 되면 자연스레 터득하거나 필요하면 알아서 할 거라고 믿는다. 3학년 조카 혜성이도 영어를 배워 본 적 없었다. 함께 갔던 친구의 딸 6학년 예원이와 2학년 예린이 역시 영어공부를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사이판의 현지 사립학교를 다니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물론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다거나 수업 내용을 알아 들을 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학교를 체험으로 다닌 것이지 영어 학습의 목적으로 간 것은 아니다.

영어교육과를 전공하고 초등 영어교사를 하는 친구의 말에 따르면 5세부터 초등학교 졸업까지 약 10년간 영어를 배우는데 드는 시간과 비용은 낭비란다. 차라리 초등 고학년부터 시작하거나 외국에서 1-2년 살다 오는 게 훨씬 낫다고 한다. 영어는 의사소통 수단일 뿐 학습의 주요과목이 아니다. 영어를 못 해도 여행하고 살아가는데 큰 문제가 없다. 왜 한국인만 영어에 목을 매는지 모르겠다.

예전에 러시아를 여행할 때 영어를 모르는 러시아 사람과 구글 번역기를 이용하여 어느 정도 소통이 가능했다. 깊은 대화는 불가능하지만 의미 전달은 되었다. 능숙한 언어 실력이 삶에 큰 영향을 미칠까? 그보다 사람을 향해 열린 마음, 배우고자 하는 자세, 경험에 대처하는 방식 등이 중요하다.

주변에서는 사이판으로 한 달간 여행간다고 하니 “어학연수 가시나 봐요” 라고 묻는다. 사이판 여행은 어학연수가 목적이 아니었다. 철저히 여행이자 삶의 체험일 뿐. 학교에서의 어학공부가 일순위가 아니라 다른 나라의 학교 시스템을 몸으로 느껴보는 과정이 중요했다.

사이판 한달살기 함께 했던 예원이와 예린이의 경우 아빠가 현직 고등학교 영어 교사다. 그렇지만 예원이와 예린이는 모두 영어를 하지 않는다. 2학년 예린이 경우 알파벳도 거의 쓸 줄 몰랐다. 영어 교사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욱 학습적으로 배우는 영어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사람들과 연결되는 도구일 뿐 그것 자체로 엄청난 학문적인 배움은 아니다. 말 한마디 할 줄 몰라도 현지 학교 한 달 쯤 다니는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사이판 단기 스쿨링을 해보는 것은 영어실력을 높이기 위해서가 아니다. 언어를 배우기 위해서는 1년 이상 살아봐야 하고, 3년간 그 문화에 젖어들어야 한다. 한 두 달 어학연수나 학교체험은 문화를 느끼는 시간이다.

사이판은 3개월간 무비자로 현지 사립학교를 등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보통 필리핀, 캐나다, 뉴질랜드 등으로 방학마다 영어 연수를 보내는 부모들이 있다. 아이들이 한 달 간 영어연수를 할 경우 400~500만원 이상의 돈이 든다. 영미권으로 갈 경우 방학 때 1000만원이 든다고도 들었다. 그렇지만 사이판은 저렴한 비용으로 현지 학교 체험이 가능하다. 직접 학교에 방문하여 학교 다니는 날짜 수를 더하여 비용을 계산하면 된다. 미리 학교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예약도 가능하다. 단기 스쿨링을 위하여 방학마다 아이와 한달 살기, 두 세달 동안 머무는 부모들도 많다.

우선 사이판과 한국의 비행 시간은 4시간 반이다. 캐나다와 미국이 14시간, 호주는 6시간에서 8시간이 걸린다. 사이판은 가깝고 항공료도 저렴하기 때문에 부담이 덜하다. 유학원을 통하지 않고 직접 사이판의 학교에 찾아가서 등록해도 어렵지 않다. 여름방학은 현지 학교의 방학이 길기 때문에 학교 체험이 힘들다. 주로 겨울방학을 이용하여 한국 학생들이 단기 스쿨링을 한다. 사이판 학교의 겨울방학은 12월 말에서 다음 해 1월 초까지 열흘 정도로 짧다.

아이들과 사이판 한달 살기 하면서 학교를 보내야겠다고 생각한다면 직접 발로 뛰는 게 제일이다. 현지에서 수수료를 받고 도움을 주는 분이나 업체가 있기는 하다. 학교 수속을 대신해주거나 집과 자동차를 렌트 대행을 해주기도 한다. 비싼 수수료를 내고 정보를 얻는 게 안전하다고 생각한다면 그렇게 해도 좋지만 몇 군데 학교를 찾아가서 상담해보아도 어렵지 않다. 사이판커뮤니티스쿨(SCS), 마운트카멜스쿨(MCS), 사이판국제학교(SIS), 사이판제7안식일재림교회 학교 (SDA), 유콘(EUCON) 학교 등이 있다. 

필자 소개

현) 더즐거운교육연구소 교육이사

현) 꽃맘협동조합 이사

저서) 『사이판 한달 살기』 (김소라 지음, 씽크스마트,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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